"집값 떨어졌다"는 대통령 말, 사실일까... 서울은 90주 연속 상승

최은서 2026. 11. 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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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폭락을 걱정하는 쪽도 생겨나고 있다"며 집값 하락세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당장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다.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대다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집값이 오름세인 데다 최근엔 이 같은 상승세가 경기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낙관론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집값 상승·하락 요인이 혼재한 만큼 시장 상황을 보며 대응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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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늘고 거래 줄었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
강남3구 하락에도 성북·강북 등 외곽 강세
"호가 하락 제한적... 경기도까지 가격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폭락을 걱정하는 쪽도 생겨나고 있다"며 집값 하락세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당장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다.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대다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집값이 오름세인 데다 최근엔 이 같은 상승세가 경기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떨어진다" 대통령 발언대로… 강남권은 하락세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서울의 매물이 급속도로 늘고 거래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주요 지역의 실제 거래가격도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데, 물론 아닌 지역도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 가격의 전망을 두고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하면서다.

그러면서 "이 정확한 데이터들을 우리 국민들께서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게 알려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객관적 데이터를 제대로 설명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집값 하락이 가팔라지고 있는데도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최근 시장 지표를 보면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일부 지표에서는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8월 3일 6만409건에서 이날 7만7,451건으로 약 28.2%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3,915건으로 전월보다 14.7%,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4% 감소했다.

고가주택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3구에선 호가(부르는 가격)를 수억 원 낮춘 급매물이 잇따라 나오며 강남권 집값도 약세로 돌아섰다. "집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도 강남3구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공식 통계인 한국부동산 주간 동향에서도 이런 흐름은 드러난다.


서울 집값 90주 연속 상승… 현장 "집값 안정 글쎄"

2일 서울 성북구 개운산에서 바라본 서울 강북권 아파트 숲. 뉴시스

다만 집값 폭락을 우려할 만큼 시장 전반의 하락세가 뚜렷한 것은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3구를 제외한 22개 지역은 모두 집값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 대비 0.09% 오르며 역대 최장인 9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성북·서대문·강북·도봉구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이 주간 0.3% 오르며 특히 강세였다.

서울 집값 강세가 인접 지역으로 번지는 흐름도 뚜렷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서울 중하위 지역은 가격 상승과 대출 부담으로 거래가 둔화하고 있지만 매매·전월세 매물이 부족해 호가 하락은 제한적"이라며 "실수요자들이 서울 인접 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가격 강세가 경기도로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대기업의 성과급이 풀리는 내년 초 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계 요인이다.

현장에선 서울 집값 강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긴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많다. 서울 성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전·월세 매물이 부족하고 가격도 비싸다 보니 세입자나 신혼부부들이 그나마 가격대가 맞는 외곽 지역에서 매수를 알아보고 있다"며 "집주인들도 급하게 팔 이유가 없으니 호가를 낮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집값이 일부 떨어졌다고 외곽 지역 상황까지 금세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낙관론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집값 상승·하락 요인이 혼재한 만큼 시장 상황을 보며 대응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주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 기대 등 상방 요인, 금리 인상 등 하방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하방 요인이 커진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공급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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