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할일 하는 트럼프" vs "분열의 대통령"…美중간선거 투표소 민심

이훈철 특파원 2026. 11. 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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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투표일인 3일(현지시간) 오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투표소.

투표소 앞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자원봉사자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마지막 한 표를 호소했다.

실제로 버지니아주 사전투표자는 투표 마감 며칠 전에 이미 120만 명을 넘어 2022년 중간선거 때 사전투표 전체 규모(약 97만 7000명)를 웃돌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UF Election Lab)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 사전투표(우편투표 포함)에 참여한 유권자는 전국에서 5939만 7385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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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간선거] 페어팩스 투표소 앞 양당 팻말 빼곡…"트럼프가 나라 분열" vs "강한 지도자 필요"
사전투표 역대 최다에 본투표는 한산…투표소엔 "신분증 있어요?" 한국어 안내문도
미국 중간선거 투표일인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기표대에 앉아 투표용지를 작성하고 있다. 테이블에는 영어·스페인어·베트남어와 함께 "투표실 안에서 투표하는 동안 대화하지 마십시오"라는 한국어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11.03 ⓒ 뉴스1 이훈철 특파원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어떤 면에서는 잘하고 있다고 봐요. 그는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어요."(백인 노부부 유권자 줄리아나)

"지금 대통령은 나라 전체를 분열시키고 있어요. 유럽, 캐나다, 중남미 국가들과도 싸우고 있죠."(이민자 출신 에리카의 남편)

미국 중간선거 투표일인 3일(현지시간) 오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투표소. 한 표를 던지고 나온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년을 두고 크게 엇갈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2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중간선거는 사실상 '트럼프 중간평가'로 불린다.

사전투표 몰려 본투표는 한산…"퇴근 후 사람 몰릴 것"

투표소 앞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자원봉사자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마지막 한 표를 호소했다. 청사로 이어지는 보도와 화단에는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과 공화당 버튼 미즈사와 후보의 팻말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공화당 측은 "자유를 선택하라, 공화당에 투표하라"(Choose Freedom, Vote Republican), "시민만 투표한다"(Only Citizens Vote) 팻말을 세웠다. 낙태권·동성혼·중범죄자 투표권 복원을 담아 이번 선거에 함께 부쳐진 주 헌법 개정안 3건을 놓고도 "반대"(Vote No)와 "찬성"(Vote Yes) 팻말이 맞섰다.

분위기가 얼마나 팽팽했는지는 줄리아나의 반응에서도 보였다. 기자가 질문하자 그는 "민주당에서 오셨어요, 공화당에서 오셨어요?"라고 되물었다. 한국에서 온 외신 기자라고 하자 "양쪽에 정당 사람들이 서 있어서 당에서 나온 줄 알았다"며 웃었다.

바깥과 달리 투표소 안은 한산했다. 미국은 선거일이 연방 공휴일이 아니어서 대부분의 유권자가 평소처럼 출근하는 데다, 사전투표에 유권자가 대거 몰린 영향도 있어 보였다. 줄리아나는 "줄도 없었고 조용했다"며 "이웃들은 2~3주 전에 사전투표를 했는데 줄이 옆 단지까지 이어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투표소 내 한국어 안내판이 붙여져 있다. 2026.11.03 ⓒ 뉴스1 이훈철 특파원

실제로 버지니아주 사전투표자는 투표 마감 며칠 전에 이미 120만 명을 넘어 2022년 중간선거 때 사전투표 전체 규모(약 97만 7000명)를 웃돌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UF Election Lab)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 사전투표(우편투표 포함)에 참여한 유권자는 전국에서 5939만 7385명에 달했다.

투표소 직원은 "투표는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며 "퇴근 시간 이후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소 입구에는 영어·스페인어·베트남어와 함께 "신분증 있어요?"라는 한국어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기표대 옆에도 "투표소 안에서 투표하는 동안 대화하지 마십시오"라는 한국어 문구가 보였다. 한인이 많이 사는 페어팩스카운티는 연방법상 의무가 아닌데도 한국어로 선거 안내를 하고 있다.

이민자 출신인 에리카는 시민권을 받고 이번에 처음 투표했다. 그는 "시민권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서 이번엔 꼭 투표하려 했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투표소를 찾은 줄리아나(왼쪽) 부부가 투표장을 나서고 있다. 2026.11.03 ⓒ 뉴스1 이훈철 특파원

"트럼프 자기 할 일 해"…"부끄러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지지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세 아이의 엄마로 학교에서 일했다는 샌드라는 "온화하고 평범한 사람은 우리를 사회주의의 벼랑 끝에서 되돌려 놓을 수 없다"며 "트럼프 성격의 모든 면이 좋은 건 아니지만 지금 이 일에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샌드라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코로나19 때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을 보고 공화당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투표장에 온 줄리아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고 본다"며 "제가 보기엔 그는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시민권을 받고 이번에 처음 투표했다는 이민자 출신 에리카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가족들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남편은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 1세대라는 20대 여성 다이애나는 가장 화가 나는 일로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꼽았다. 그는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을 우선시하지도 않는다"며 "가끔은 부끄럽다"고 했다.

민주당 자원봉사자 켈리는 "2년 전엔 마가(MAGA) 세력이 강했지만, 이제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에 투표했는지 직접 보고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와 부패를 핵심 쟁점으로 들었다.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청사 투표소 앞에 "자유를 선택하라, 공화당에 투표하라"(Choose Freedom, Vote Republican), "시민만 투표한다"(Only Citizens Vote), 주 헌법 개정안 반대 팻말이 세워져 있다. 뒤로는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과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들의 팻말이 보인다. 2026.11.3 ⓒ 뉴스1 이훈철 특파원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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