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기획/여수세계섬박람회 폐막

류지홍 2026. 11. 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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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가 61일간 여정을 마치고 4일 폐막했다.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박람회를 표방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섬의 가치를 공유·확산할 주제 구현에 어려움을 겪는 한편, 누적 관람객 ***만명을 기록하며 목표였던 300만명 달성에도 실패했다.

여수세계박람회 여수선언실천위원회 이상훈 이사장은 "섬박람회를 통해 주행사장의 기반 공사가 이뤄진 만큼 기존 전시관과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시설과 시민 편의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알차게 준비한다면 섬박람회의 부진과 비판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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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학 여수시장이 10월 29일 여수세계섬박람회 주제관 앞에서 200만 번째 관람객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들이 30일 여수세계섬박람회장 주제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가 61일간 여정을 마치고 4일 폐막했다.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박람회를 표방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섬의 가치를 공유·확산할 주제 구현에 어려움을 겪는 한편, 누적 관람객 ***만명을 기록하며 목표였던 300만명 달성에도 실패했다.

흥행 실패는 늦은 준비가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섬박람회 주행사장은 개막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서도 ‘공사장’으로 불려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허허벌판이었다.

옛 전남도의 지원으로 ‘충주맨’ 김선태씨가 지난 4월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올린 ‘여수 홍보’라는 제목의 영상은 430만명 이상이 시청하면서 준비 부족 우려를 키웠다. 이 영상을 계기로 섬박람회는 관심과 함께 우려의 대상이 됐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달 국무회의에서 정부 차원의 준비 상황 점검과 지원을 지시했다.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의 현장 방문이 이어졌고 주행사장은 서둘러 모습을 갖춰갔다.

준비 부족의 틀에 갇힌 섬박람회는 개막 초반 흥행 부진이 이어졌다. 부실한 콘텐츠가 발목을 잡았다. 애초 섬박람회 조직위원회가 관람객들을 이끌 핵심 콘텐츠로 기획했던 미래 교통수단인 UAM(도심항공교통)과 위그선 시연 등이 좌초하면서 전시관 대부분이 영상에 의존해 관람객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섬의 가치와 미래를 공유하는 주제를 구현하기에는 전시 콘텐츠의 양과 질,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고 볼 게 없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키오스크에서 표를 뽑는 게 전부인 미래 교통수단 체험과 트럭에 천을 씌워 배 모양을 연출한 거문도 뱃노래 공연 등에 비난이 쏠렸다.

연기가 가득한 식당과 부실한 게장백반 등은 맛의 고장 여수의 명성까지 위협했고, 홍보 통로가 돼야 할 소셜미디어(SNS)에서 섬박람회는 지역 비하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초반 흥행 부진에 따라 국면 전환에 나선 조직위는 전시관 콘텐츠 보강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보강 등을 통한 ‘붐업’에 나섰다. 이와 함께 12세 미만 어린이 동반자와 섬 주민, 어르신 대상 다양한 무료입장 이벤트로 관람객 채우기에 나섰다. 이에 섬박람회는 후반부 들어 안정을 찾으면서 단체 관람객 방문이 이어지는 등 초반 흥행 부진을 만회했다.

하지만 80% 이상이 무료입장이라는 점에서 누적 관람객 규모를 흥행의 척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사전 판매된 입장권의 절반 이상이 사용되지 않았다. 전남광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시 콘텐츠보다는 인기 가수 공연 등 섬과 동떨어져 보이는 이벤트 관람객이 상당수를 차지했다”며 “섬의 가치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주제 구현에는 한계를 보였다”고 짚었다.

섬박람회는 여름철 무더위 등을 이유로 애초 여름철 한 달에서 가을철 두 달로 개최 기간을 늘렸다. 이에 따라 기본 사업비 248억원 규모로 정부의 국제행사 승인을 받은 섬박람회는 직접 사업비 723억원과 연계사업 등 총사업비 1839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시간 없이 치적 쌓기와 주먹구구식으로 확대한 행사는 흥행 실패로 이어졌고 무분별한 국제행사 개최 사례라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유치에서 사업 변경과 개최까지 과정 전반을 돌아보고 ‘제2의 섬박람회’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국제행사 승인은 물론 행사 변경과 사후 시설 활용까지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수 지역의 한 시민은 “예산 낭비나 목적이 불분명할 경우 행사 변경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부정적 요인과 평가에도 여수섬박람회 후반기 흥행에는 긍정적인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여수 시민들은 섬박람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다양한 공연을 통해 흥행 동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섬박람회가 한계만 드러냈다는 평가는 아직 이르다. 인류 최초의 섬박람회를 통해 섬의 가치와 함께 바다의 중요성과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한 자체가 단순한 흥행 이상의 가치라는 여론도 나온다.

박람회장 시설의 사후 활용 방안 문제는 숙제다. 주행사장이 들어선 공간은 그동안 개발을 하지 못해 매립지로 방치됐던 곳이다. 지역 관광 명소와 시민 휴식 공간으로 키워가야 한다. 여수시는 12월까지 연구용역을 거쳐 섬박람회 행사장 사후 활용 계획을 확정하기로 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주행사장을 주제섬과 섬테마존, 열린 문화공간 등 존치 시설을 중심으로 ‘빛섬 파크’, 도시 숲, 파크골프장 등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부행사장인 개도는 체류형 섬 관광거점으로 육성하고 12개 전략섬과 도심권을 잇는 순환형 섬 관광 모델도 제시할 계획이다.

여수세계박람회 여수선언실천위원회 이상훈 이사장은 “섬박람회를 통해 주행사장의 기반 공사가 이뤄진 만큼 기존 전시관과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시설과 시민 편의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알차게 준비한다면 섬박람회의 부진과 비판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 류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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