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혼자 딴 세상 사나”…李 ‘집값 하락론’ 후폭풍

박성의 기자 2026. 11. 4. 01: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진단을 놓고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의 실거래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오 시장은 '대통령 혼자만 딴 세상에 살고 계신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 중이고 올해 상승률이 집계 이래 최고인데, 도대체 어디에서 집값 폭락의 징후를 보셨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이 대통령이 강조한 '놀라울 정도의 하락'이 일시적인 가격 조정에 그칠지, 국민이 체감하는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정책의 효과와 시장의 반응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李 “주요지역 집값 놀라울 정도 떨어져…정확한 데이터 알려야”
장동혁 “도대체 무슨 통계 봤나”…오세훈도 집값 통계 반박
서울 집값 90주 연속 상승…강남3구 하락에도 나머지 22개 구는 올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진단을 놓고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의 실거래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국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의 찬반 논쟁까지 벌어졌다. 집값 안정의 징후를 강조하는 정부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시장의 간극이 새로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논란의 시작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였다. 이 대통령은 "서울 지역에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 않나. 거래량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주요 지역 실거래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데, 물론 아닌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얻는 쪽에서 일부 통계를 이용해 시장 전망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에 정확한 데이터 제공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이후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견해를 이어갔다.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경우 정부가 주택을 대량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과 나라를 위해 부동산 불패신화는 이제 깨질 때가 됐고, 또 반드시 깨야 한다"며 강한 정책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는 2022년 이후 주택 인허가 감소를 지목하면서 2028년 전후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야당의 반응은 냉담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도대체 무슨 통계를 보고 있는 걸까"라며 "집값이 도저히 안 잡히니 통계를 잡으려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진 건 집값이 아니라 주가다. 더 놀라울 정도로 떨어진 건 대통령 지지율"이라고 꼬집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청년 주거 현장 간담회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실물 공급"이라며 정부의 규제 중심 정책을 문제 삼았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가세했다. 오 시장은 '대통령 혼자만 딴 세상에 살고 계신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 중이고 올해 상승률이 집계 이래 최고인데, 도대체 어디에서 집값 폭락의 징후를 보셨느냐"고 반문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의 현실 인식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했고, 박정하 의원은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집값 하락은 공허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서울 상계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실제 가격 통계는 지역별로 엇갈린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0월29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상승하며 9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8%를 넘어섰다. 강남구(-0.38%), 서초구(-0.35%), 송파구(-0.22%) 등 강남3구는 하락했지만, 나머지 22개 자치구는 모두 상승했다. 특히 성북구(0.39%)와 서대문구(0.36%)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매물 증가와 거래 감소는 사실로 확인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월28일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9919건으로, 8월 초보다 약 32%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의 9월 주택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915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42.4% 줄었다. 이 대통령 진단처럼 매물이 늘고 거래가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집값 하락 국면'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정치권의 논쟁은 부동산 세제개편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같은 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개최한 정부 세제개편안 공청회에서는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을 중시하는 과세 체계를 놓고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세제개편은 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 혜택을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은 정부의 개편 방향에 대해 "비거주자를 징벌적으로 과세하는 것은 커다란 기준의 변화"라며 충분한 사전 검토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주택을 보유한 경우 실제 거주 여부만으로 재산상 편익이나 세금 부담 능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그는 정부안을 "국민을 향한 국가의 세금 폭력 실험"이라고 규정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보유세를 올리면 취득세·양도세를 내려주는 것이 정상"이라며 거래를 활성화해 시장에 매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거나 임대료를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취지다.

결국 이 대통령이 강조한 '놀라울 정도의 하락'이 일시적인 가격 조정에 그칠지, 국민이 체감하는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정책의 효과와 시장의 반응을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최근 아시아경제가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향후 집값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세제개편(55.6%)과 기준금리 인상(50.0%)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