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 與에 부글부글 “전국법관 임시회의 열자”
일부 판사 “법원부터 자성해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여권의 국회 국정조사 추진과 사퇴 압박 등과 관련해 법원 내부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일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자는 요구가 나왔다. 남준우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 게시판(코트넷)에 글을 올려 “전례 없는, 그리고 향후 정권과 관계없이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한 대법관 재제청 사태와 관련해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 개최를 촉구한다”고 했다.
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 판사 대표들이 모이는 회의체로, 사법 행정과 법관 독립에 관한 의견을 밝히거나 건의할 수 있다. 이날 법관대표회의는 “올해 하반기 정기회의를 내달 7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판사들 사이에서 정기회 전에 임시회의를 열어 논의를 서두르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임시회의는 법관대표 5분의 1 이상이 요청하거나 의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소집할 수 있다. 이번 정기회의에서도 정치권의 법원 공격에 대한 판사들 불만이 커지면서 ‘사법부 독립’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 부장판사는 글에서 “침묵은 동의를 뜻한다”(올리버 골드스미스) “결국 우리는 적들이 남긴 말이 아니라, 동지의 침묵을 기억할 것이다”(마틴 루터 킹 주니어) 같은 문구를 인용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법왜곡죄 신설 등 사법 제도 개편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대 “사법부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 성찬용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를 향해 “깊이 공감하며 선배로서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조미연 청주지법원장은 성 판사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우리가 조용히 있는 사이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나”라며 “이제는 목소리를 낼 때다. 더 이상은 안 된다”고 했다.
법원 일각에선 “법원부터 자성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박병곤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전날 게시판에서 “법원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 법원 자신의 책임은 없는지 답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판사는 “정치권의 법원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데는 대부분 판사가 공감할 것”이라면서도 “과거 검사들이 정치권과 대립하다 결국 검찰청이 문을 닫는 과정을 지켜본 만큼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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