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넘어 지인까지 부르는 ‘환대의 힘’

김유경 푸드 칼럼리스트 2026. 11. 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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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이 식당은 누구와 함께 올까.'

식당을 나서는 손님의 마음에 이 질문이 떠올랐다면 그 가게의 마케팅은 이미 절반쯤 성공이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거나 거래처와 식사하기 위해 선택한 식당이 예약 시 전달한 요청을 차분하게 확인하고, 동행인의 질문에 성의 있게 답하며, 계산 과정까지 매끄럽게 마무리한다면 손님은 안도한다. 환대는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손님이 데려온 사람 앞에서 그를 좋은 안내자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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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NOW]
처음은 화제성, 재방문은 경험이 결정
맛-서비스 넘어 ‘존중받는 경험’ 중요
지인 데려온 손님은 새로운 홍보자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에서 셰프가 고객에게 직접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김유경 푸드칼럼니스트
‘다음에 이 식당은 누구와 함께 올까.’

식당을 나서는 손님의 마음에 이 질문이 떠올랐다면 그 가게의 마케팅은 이미 절반쯤 성공이다. 첫 방문을 만드는 것은 화제성일 수 있지만, 두 번째 방문을 만드는 것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방문에 지인까지 동행했다면 손님은 소비자를 넘어 그 공간의 추천자가 된다. 외식업에서 오래 머물게 한다는 것은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는 일을 넘어 손님의 일상 속 선택지로 오래 남는 일이란 점에서 ‘동행자’의 의미는 더욱 소중하다.

새로운 손님을 부르는 방법은 비교적 명확하다. 신메뉴 사진을 올리고, 인플루언서를 초대하고, 첫 방문 쿠폰을 발행한다. 반면 이미 다녀간 손님이 왜 돌아오지 않는지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불만을 말하지 않고 다른 곳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당과 카페의 마케팅은 ‘어떻게 발견되게 할까’만큼이나 ‘어떻게 다시 선택하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특별한 미식 경험과 세심한 서비스, 멤버십 혜택 등 다양한 형태의 환대는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지인과 함께 다시 찾고 싶은 식당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한 번의 방문을 다음 약속으로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설계는 무엇일까. 혜택을 쌓아 재방문을 유도할 수도 있고, 취향과 주문 이력을 기억해 서비스를 정교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경지의 미각 경험’과 ‘환대’다. 몸으로는 좋은 맛과 경험을 새로운 기준으로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정서적으로는 그 경험 속에서 고객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시 가고 싶은 곳’의 목록에 오를 수 있다.

손님이 친구를 데려올 때 내는 것은 식사비만이 아니다. 자신의 안목과 추천에 대한 신뢰도 함께 건다. 재방문을 넘어 동반 방문까지 얻으려면 ‘여기라면 괜찮다’는 확신을 줘야 하는 이유다. 환대는 그 확신에 사람의 온기를 더한다. 한 사람의 시간과 취향, 함께 온 이들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다룬다는 뜻이다.

한화푸드테크가 선보인 ‘더플래티넘 다이닝’ 멤버십과 사전 예약을 통해 맛볼 수 있는 왕새우 요리. 한화푸드테크 제공
일행을 데려온 사람에게는 ‘호스트’라는 특별한 역할이 있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거나 거래처와 식사하기 위해 선택한 식당이 예약 시 전달한 요청을 차분하게 확인하고, 동행인의 질문에 성의 있게 답하며, 계산 과정까지 매끄럽게 마무리한다면 손님은 안도한다. 환대는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손님이 데려온 사람 앞에서 그를 좋은 안내자로 만들어준다.

서울 유명 호텔 음식점이나 일부 식당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멤버십 시스템은 이런 지점에서 흥미롭다. 이들은 별도의 회원 가입비를 낸 고객들에게 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대신 상시 요리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충성 고객 확보를 넘어 손님들이 지인들에게 “나랑 가면 할인받을 수 있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자신의 손님을 좋은 식당을 아는 사람인 동시에 동행인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환대의 경험은 큰 식당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다. 작은 카페에서는 원두에 대한 차분한 설명이, 동네 식당에서는 새로 나온 메뉴 제안이 손님과 동행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핵심은 고객에게 ‘나만 아는 좋은 곳’을 발견한 기쁨과 ‘함께 와도 괜찮은 곳’을 소개한 뿌듯함을 동시에 주는 것이다. 다시 오는 식당의 전략은 떠나기 어렵게 붙잡는 기술이 아니라 돌아오고 싶은 이유를 꾸준히 만드는 것이다.

김유경 푸드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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