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바프 '위협' 뒤 페제시키안 '대화' 강조…美선거 앞 말폭탄(종합)

권영미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2026. 11. 3.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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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일을 맞아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과 물밑 협상, 숨 가쁜 '말 폭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령 섬을 공습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전쟁으로의 회귀는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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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의장의 으름장 뒤 대통령의 "전쟁 무익" 발언
"새로운 권한 부여""과도한 요구 수용 못해"…상반된 메시지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거리의 반미 게시판. "우리는 트럼프를 죽일 것이다"라고 써 있다. 2026.11.03.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 중간선거일을 맞아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과 물밑 협상, 숨 가쁜 '말 폭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강경파의 연이은 대미 위협 발언 후 온건파 대통령은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전형적인 '투 트랙(강온 양면) 전술'로 대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령 섬을 공습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전쟁으로의 회귀는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최고지도자가 정부에 이전에는 "논의가 금지되었던" 사안들까지 협상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강경파인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쏟아낸 폭언과는 사뭇 대조되는 발언이다. 이날 앞서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은 언제든 방아쇠를 당길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이 또 다른 전략적 실수를 저지른다면 지리적 한계에 국한되지 않고 그들의 자산을 타격하는 새로운 전장을 마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 역시 케슘섬 공습과 관련해 "이란이 정당한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 같은 강·온 양면 전술은 미국의 군사 압박과 맞물려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전날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의 요충지인 케슘섬 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선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고 보도했으나, 이란은 이를 명백한 도발로 규정하며 미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양국은 물밑 협상 테이블에서도 극과 극의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중재국인 카타르를 통해 양측은 '임시 합의' 도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란은 주말 사이 카타르와의 협의에서 미국이 해상 봉쇄와 원유 제재를 풀고 동결 자산을 해제하면, 당초 제시했던 '7일 이내'보다 대폭 단축된 이틀 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가능하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이 합의하지 않으면 (교전 재개라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 "그들은 몹시 합의하고 싶어 한다"며 타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 나탄즈 인근 지하 핵시설, 즉 곡괭이산 타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란 내부의 고위 관료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아직 종전 합의까지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외교적 타협 모색과 협상 시도 속에서도 이란 사회 내부에 뿌리 깊은 적개심은 숨겨지지 않고 있다. AFP통신 기자들에 따르면 테헤란 중심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를 죽일 것이다"라는 섬뜩한 문구가 적힌 대형 광고판이 버젓이 설치되어 있어, 양국 간 깊은 증오와 팽팽한 긴장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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