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포기’ 일 평화헌법 공포 80주년…다카이치 ‘개헌 드라이브’ 곳곳 암초
‘개헌파’ 참의원 의석 정족수 미달
여권 내선 자위대 명칭 두고 이견

다카이치 사나에(사진) 일본 내각이 ‘개헌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본 헌법이 3일 공포 80주년을 맞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 2월 전 개헌안 발의를 목표로 세웠지만, 현지 주요 언론들은 여야 이견 등을 이유로 난항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교도통신·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가 개헌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헌법 개정안의 국회 발의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일본 헌법은 태평양전쟁 패전 이듬해인 1946년 11월3일 공포돼 그다음 해 5월 시행됐다. 제정 이후 80년간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시작된 개헌 논의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에서 본격화했다. 아베 내각은 2014년 각의 결정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2018년엔 자위대 헌법 명기와 긴급 사태 조항 신설, 선거구 합구 해소, 평생 교육 등 4대 개헌 항목을 마련했다.
2020년 아베 전 총리 퇴진과 함께 시들해진 개헌 동력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내각 출범을 계기로 다시 탄력이 붙었다. 연립정부를 구성한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조문 기초 협의회를 설치하고 개헌안의 구체적인 조문 내용을 다듬어왔다.
4개 항목 가운데 진전이 빠른 것은 재해 등 상황에서 내각의 권한을 강화하는 긴급 사태 조항의 신설이다. 중의원 헌법심사회 여당 측 수석 간사인 신도 요시타카 자민당 의원은 마이니치와 인터뷰하면서 “긴급 사태 조항은 조문 작성 직전 단계의 안이 정리돼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핵심 항목으로 꼽히는 9조를 두고 자민당과 유신회의 이견이 여전하다. 9조 1항과 2항은 각각 전쟁 영구 포기, 전력 보유 금지를 담고 있어 ‘평화 헌법’으로도 불린다. 자민당은 2항을 유지하되 자위대를 명기하자는 입장인 반면 유신회는 자위대를 사실상의 정식 군대인 ‘국방군’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선거구 합구 해소를 두고도 양당은 해결 방법과 우선순위에서 입장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 2월 하순으로 예정된 자민당 당대회 전까지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민당과 유신회가 이견을 좁혀 개정안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의회 상황이 녹록지 않다. 헌법 개정을 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자민당은 하원 격인 중의원에서만 개헌안 발의 정족수를 확보하고 있다.
개헌에 관한 숙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을 통해 “개헌이냐 호헌이냐 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헌법 80년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럼프 “좌파 미치광이 비난 감수하기 싫어, 이스라엘 40억달러 원조 중단···선거는 잘 될 것
- “돈 쓰지 마” 부캉이 다음은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내 알고리즘을 점령한 ‘SNS 흥행 공
- 박지원 “울먹인 김민석에 진정성…공개 사과 요구 당 위하는 길 아냐”
- “병원 있으랬더니 천정궁 출입”···법원, 통일교 한학자 보석 취소
- 면접관도 CEO도 가짜였다···북한 해커들 ‘위장 채용’으로 엔지니어에 접근, 5개월간 다단계
- ‘브리저튼’일까, ‘서프라이즈’일까···30억뷰 웹툰 ‘재혼 황후’ 실사화의 도전
- “앗 털렸다” 비밀번호보다 먼저 바꿔야 할…개인정보 지키는 6가지 생활 습관
- 집에서 쓰러진 아버지에 7분간 심폐소생술···중학생이 목숨 구해
- [단독]법관 장기재직 수당에 110억 편성…“중복 지급·형평성 문제” 지적
- [미 중간선거] “민주당 하원 승리 확률 96%”···관건은 ‘승리냐 압승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