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주민 단체 만난 청와대 경청수석, 이 대통령 발언에 “대신해 사과”

최서은 기자 2026. 11. 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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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이 3일 이주민 지원단체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다문화가정·이주노동자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혐오 논란을 빚은 이 대통령 발언을 두고 청와대에서 사과 발언이 나온 건 처음이다.

전 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단체들과 이주노동자 현안·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이주여성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이주민 지원단체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청와대를 찾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전 수석은 “대신해 사과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참석자 A씨는 “계속 문제를 제기하자 전 수석이 ‘약간 혐오 표현은 아닌데 폄훼 여지는 있었다고 하시면서 약간 대신 사과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 B씨는 “저희가 공식 사과할 생각은 없냐고 하니까 비서관실에서 ‘좀 대신 사과를 드리고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면 논란이 더 커지니까 좀 어렵겠다’ 이런 얘기들을 했다”고 밝혔다.

전 수석의 사과 발언에 대해 청와대 측은 전 수석이 “그 마음 이해한다”며 유감을 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참석자들은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 발언 내용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A씨는 “고위 공직자의 혐오 표현은 파급력이 더 크기 때문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 가이드북을 참고해 정부 인식을 개선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는 “이주노동자가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모욕적”이라며 “혐오 표현이라는 인식을 가져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 발언이 혐오 표현이 다수 제기되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인용해 나온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혐오 표현을 막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 후 보도자료를 내고 “참가자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 이주민 등 소수자에 대한 혐오 정서가 확산 중인 점에 우려를 표하며 이에 대한 명확한 문제 인식과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간담회 참석자들은 다문화가족 복지 사각지대와 임금 체납 문제, 농업 계절노동자 문제, 이주 여성의 인권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정책적 제안 사항도 전달했다.

청와대는 참석자들에게 “정부·당사자·시민사회가 공정성과 합리성의 원칙에 따라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제도적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목소리를 적극 경청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단체들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구조를 지탱하는 핵심축인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족을 경제적 효용성이라는 좁은 잣대로 평가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불공정과 특혜라는 프레임으로 다문화 가족과 소수자 배제를 시도하고, 이주노동자의 경제적 기여를 지운 (대통령) 인식을 규탄한다”고 했다.


☞ 이주민인권단체들 “이 대통령 이주민 배제·갈등 조장 인식 규탄”
     https://www.khan.co.kr/article/202611031520001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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