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겨눈 내부고발 칼날.. '한강버스 의혹' 일파만파
수사 의뢰서 보고받고도 묵살했나…자료 폐기 의혹
오 시장 “리베이트 단서 없어”…제보자 측 정면 반박
공익제보자 전출 논란까지…서울시 책임론 확산
[지데일리] 한강버스 사업을 둘러싼 리베이트 의혹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고발로 확산하면서 서울시의 내부 감사와 조사자료 처리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업비 일부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고위 간부에게 흘러갔다는 의혹에 이어 조사자료 폐기 지시의 배후로 오 시장이 지목되면서 사건의 핵심이 금품 수수 여부에서 서울시의 조직적 은폐 가능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공익 제보자 지원 단체 호루라기 재단은 3일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전 서울시 감사위원회 직원 A씨 측이 오 시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증거은닉,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오 시장이 지난해 9월 한강버스 제작 업체에 지급된 사업비 일부가 SH 고위 간부에게 전달된 정황을 보고받고도 내부 조사를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발장에는 오 시장이 수사 의뢰서를 보고받은 뒤 비서실장에게 경찰 수사와 관련해 "경찰에게 떠먹여 줄 필요 있느냐"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씨 측은 이 발언이 수사 의뢰와 관련한 서울시의 대응 방향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제보자 측은 오 시장이 범죄 혐의 사실을 발견하거나 보고받았다면 고발 또는 수사 의뢰를 통해 관련 사실을 규명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를 주요 시정 성과로 홍보해 온 오 시장이 사업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우려해 수사 의뢰서를 비롯한 조사자료 폐기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자료 폐기 지시와 오 시장의 관여 여부는 아직 수사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다.
A씨는 앞서 지난달 20일 리베이트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SH 간부를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시 감사위원장과 기획조정실장에 대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번 공수처 고발은 의혹의 범위를 SH 내부 관계자뿐 아니라 서울시 최고 책임자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오 시장은 지난달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H 직원에게 리베이트가 전달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단서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A씨의 다른 부서 전출 과정에 내부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제보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A씨 측은 오 시장의 발언이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부패방지권익위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며 추가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리베이트 자금의 흐름과 서울시가 관련 정황을 언제, 어느 수준까지 파악했는지에 있다. 조사자료가 어떤 경위로 작성되고 관리됐으며 폐기 여부를 결정한 주체가 누구인지도 규명 대상이다. 자료 폐기가 확인된다면 그 지시 과정과 목적, 관련자들의 보고 체계까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공익 제보자의 전출 문제와 시장의 공개 발언이 맞물리면서 내부 비판과 제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공사업의 비위 의혹을 알린 직원을 둘러싼 인사 조치가 정당했는지, 제보자의 신원이 보호됐는지 역시 살펴볼 대목이다.
한강버스는 막대한 공공재원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사업 추진 과정의 투명성과 행정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의 성과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 앞서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가리는 일이 우선이다. 공수처와 경찰이 각각 제기된 혐의와 증거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지가 이번 사건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