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월회의 아로새김]맹자, 선한 영향력을 외치다

김월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원장 2026. 11. 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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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에게는 남과 더불어 선을 행함보다 더 중대한 것은 없다.” <맹자>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군자는 인격자를 뜻하기도 하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관리를 가리킨다. 하여 이 말은 오늘날로 치면 정치인이나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직분은 남과 더불어 선을 행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타인도 선을 행하게 함이라는 뜻이다.

맹자는 자기 홀로 선을 이루어 선을 행함을 궁극적 목표로 삼지 않았다. 맹자뿐이 아니었다. 공자도 그러했고, 역대의 수많은 유학자들도 얼추 그러했다. 함께 천하를 선하게 한다는 겸선천하(兼善天下)가 이들의 공통된 목표였다. 다만 세상이 혼탁하여 성현의 도가 통하지 않는다면, 미련 두지 말고 관직에서 물러나 홀로 자신만이라도 선하게 해야 한다는 독선기신(獨善其身)이란 단서를 달았다. 세상에 도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치열하게 노력한다고 해도 혼자의 선함만으로 오염된 세상을 선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선기신의 삶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선택지다. 맹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선함을 밀고 나가 타인에게 미치게 함을 중시했다. 이를 ‘추기급인(推己及人)’이라 했는데, 우리가 즐겨 쓰는 표현으로 바꾸면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침을 중시했다가 된다. 맹자에게 학문하는 목적은 자신의 삶 하나만을 선함을 바탕으로 단단하게 쌓아감이 아니었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사는 한, 특히 학문하는 지식인이라면 응당 더불어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능동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고 여겼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선한 영향력의 발휘를 삶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를 함은 아니다. 개인의 단단한 삶은 인간관계 속에서의 사회적 실천을 통해 정립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단단함이 아니라 아집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게 된다.

백 보 양보해 선한 영향력의 행사와 무관하게 자기만의 단단함을 튼실하게 쌓아갈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월급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다면, 그러한 월급을 받는 동안만큼은 선한 영향력의 행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연히 그러한 노력을 하는 이들을 백안시해서도 안 될 것이다.

김월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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