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업기술원 이전 표류-상] 12년 지나도 땅만 닦고 청사는 ‘감감’

백지영 2026. 11. 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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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농업기술원 신축 이전사업이 기본계획 수립 이후 12년이 흘렀으나 핵심인 청사 건축공사를 시작조차 못한 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진주시 이반성면 일원에 추진 중인 이전 부지 토목공사는 절반을 넘어섰지만, 재원 조달 실패로 건축 발주가 기약 없이 표류하면서 2028년 사업 완료 목표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 이전 대상 3곳 중 이반성면 부지에 함께 조성되는 농업기술원과 동물위생시험소와 달리, 집현면으로 옮겨가는 도로관리사업소 진주지소는 공사가 무사히 마무리 되면서 지난해 9월 새 청사로 먼저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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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공정률 절반 넘겼지만 청사 공사 발주 못 해
2025년 착공 목표 실패… 2028년 완료 기약 없어
​​​​​​​도 재정 아끼려던 ‘대물 변제’ 방식, 오히려 발목

경남도농업기술원 신축 이전사업이 기본계획 수립 이후 12년이 흘렀으나 핵심인 청사 건축공사를 시작조차 못한 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진주시 이반성면 일원에 추진 중인 이전 부지 토목공사는 절반을 넘어섰지만, 재원 조달 실패로 건축 발주가 기약 없이 표류하면서 2028년 사업 완료 목표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이전을 하긴 하느냐'는 물음이 터져나온다.

3일 경남도와 경남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경남도는 지난 2014년부터 농업기술원 등 이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진주시 초전동의 농업기술원과 동물위생시험소는 이반성면 대천·가산리 일원으로, 도로관리사업소 진주지소(현 서부도로관리사업소)는 집현면 신당리 일원으로 옮기는 사업이다. 오는 2028년까지 총 사업비 2563억원을 들여 부지 57만 6000㎡에 연면적 7만 7000㎡ 규모 시설을 짓는 게 당초 계획이다.

경남도와 경남개발공사는 지난 2014년 이전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한 뒤 협약을 체결했고, 2023년 12월 이전사업 공사분야 위수탁 협약을 맺었다.

경남개발공사가 2024년 6월 첫 삽을 뜬 이전사업 부지 조성 토목공사의 공정률은 지난 10월 기준 54.5%로, 올해 중으로 성토용 외부 토석 반입을 마칠 계획이다. 교량 설치와 연약 지반 개량, 저류지 조성 등 단계별 토목 공사를 추진해 2028년 4월 토목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이전 대상 3곳 중 이반성면 부지에 함께 조성되는 농업기술원과 동물위생시험소와 달리, 집현면으로 옮겨가는 도로관리사업소 진주지소는 공사가 무사히 마무리 되면서 지난해 9월 새 청사로 먼저 옮겼다.

문제는 이반성면 이전이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착공 예정이던 청사 건축공사는 아직 발주하지 못했다. 현재 설계 막바지 단계에 지난 7월부터 건축 인허가 절차도 밟고 있지만, 공사비를 댈 재원이 없다.

걸림돌은 사업비 조달 구조다. 전체 사업비 2563억 원 중 670억원은 도비로 충당하고, 토목·건축 공사비 1893억원은 개발공사가 먼저 투입한다. 사업이 끝나면 개발공사가 현 농업기술원 부지를 넘겨받아 정산하는 '대물 변제' 방식이다.

개발공사는 다른 사업장 분양 수익으로 이전 공사비를 먼저 대고, 이전 후 빈 농기원 터를 개발해 돈을 돌려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계산이 어긋났다. 개발공사가 조성한 양산 가산산업단지의 분양률은 54.8%, 내년 준공 예정인 함안 군북산업단지는 28.2%에 머물러 있다. 수탁 사업비 1893억원 중 토목공사비 488억원은 경남개발공사 자체 재원으로 진행 중이지만 나머지 1405억원가량은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토목 공사까지는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건축 공사는 자체 자금 여력으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돌파구로 꺼내 들었던 공사채 발행 구상도 벽에 부딪혔다. 개발공사는 현 농기원 부지를 개발하는 초전신도심 2단계 사업과 연계해 공사채를 발행하고, 그 돈으로 건축비를 마련하려 했다. 하지만 2단계 전체로는 사업 타당성이 나오지 않았다. 현 청사 건물을 제외하고 땅값이 저렴한 논밭 일대만 떼어낸 이른바 '2-1단계' 안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경남개발공사 관계자는 "지방행정연구원과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사전 컨설팅을 한 결과, 공식 확정은 아니지만 협의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2023년 12월 경남도가 개발공사와 '대물 변제' 방식으로 이전공사 위수탁 협약을 체결 사실을 알리며, 내세운 명분은 '예산 절감'과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었다. 당시 김성규 경남도 균형발전국장은 "장기간 추진되는 대형 사업의 특성과 사업비 부담, 공사분야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남개발공사와 대물변제 위수탁 협약을 체결해 도 예산을 절감하고 향후 5년간 사업 준공까지 안정적인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 부담을 덜려던 묘수가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경남도는 2028년 12월 사업 완료 목표가 현재로서는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청사 건축공사 착공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진주시 이반성면에 위치한 경남농업기술원 이전 예정 부지. 사진=경남개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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