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배추값 내려도 팔리지 않아"…김장철 애타는 노은시장 상인들

이연지 기자 2026. 11. 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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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0시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 노후화'도 매출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001년에 문을 연 노은도매시장은 복잡한 물류 동선을 비롯해 안전 관리 문제가 산적해 있다.

한 중도매인은 "20년이 지난 노은시장은 시설이 낡아 있어 손님들의 발걸음이 점점 끊기고 있다"며 "대전시가 시설 현대화 사업에 속도를 내 영세상인들이 경영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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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채소가게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둘러 보고 있다. 이연지 기자

"김장철을 맞아 배추값은 떨어졌는데 손님의 발길은 점점 줄고 있네요"

3일 오전 10시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채소가게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애타게 붙잡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이어졌지만, 꽁꽁 닫힌 지갑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다. 장바구니와 쇼핑카트를 끌고 나온 손님들은 진열된 상품을 힐끗 쳐다보곤 이내 멀리 사라져버렸다.

매장에는 배추, 무, 쪽파 등 김장에 사용되는 주재료들이 한 가득 쌓였지만, 덩그러니 놓여진 채 팔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40대 주부 A 씨는 "매번 하던 김장을 안 하자니 아쉬워서 나왔다"며 "배추값은 내렸는데 양념값이 비싸서 올해는 간단하게 먹을 정도로만 양을 줄여서 담글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 등 농산물 가격은 하락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한 포기당 3969원으로, 1년 전보다 13% 내렸다. 무는 한 개당 2038원으로 1.5% 낮아졌다. 같은 기간 대파는 1㎏당 2274원으로 23%, 깐마늘은 1㎏당 1만 2150원으로 10.1% 각각 내렸다. 반면 속재료로 쓰이는 새우젓은 1㎏에 1만 9025원으로 전년 대비 25.8% 늘어났다.

31일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채소가게 앞 물건이 진열돼 있는 모습. 이연지 기자

김장의 수고로움을 피하려는 소비 심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김치 소비 형태는 다양해지는 추세다. 배추를 직접 절여 양념을 만드는 대신 절임배추와 양념 키트를 활용해 먹는 반조리 방식, 포장김치 등 완제품을 소비하는 흐름이 늘고 있다. 특히 1-2인 가구 증가로 가족 구성원이 줄면서 대량으로 김치를 담글 필요성이 낮아졌고,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 경향이 맞물려 기존 김장 문화에도 변화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소비자 조사에서도 올해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근다'는 비율은 58.6%로 전년 대비 5.6%포인트 낮아졌다.

이 같은 소비 심리 변화에 따라 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줄고 있다. 이날 매장 곳곳에선 상인들의 깊은 한숨 소리가 터져나왔다. 채소가게의 한 상인은 "많이 힘들다. 예전보다 오고 가는 사람이 엄청 줄었다"며 "매출은 작년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졌다. 일일 평균 30-40명은 와야 생계 유지가 되는데, 물건만 보고 떠나거나 근처에 오질 않으니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및 외부 전경. 이연지 기자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 노후화'도 매출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001년에 문을 연 노은도매시장은 복잡한 물류 동선을 비롯해 안전 관리 문제가 산적해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6월 농림축산식품부 공영도매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공모에 도전, 12월에 최종 선정됐지만 사업의 후속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사업은 2032년까지 총사업비 3452억 원을 투입해 유성구 노은동 현 부지(대지 11만 2282㎡) 내 연면적 7만 4967㎡ 규모로 추진된다. 주요 개선 방향은 △농산물 반입·반출장 분리 △일방향 물류동선 구축 △경매장과 중도매인 점포 기능별 분리 신축 등이다.

한 중도매인은 "20년이 지난 노은시장은 시설이 낡아 있어 손님들의 발걸음이 점점 끊기고 있다"며 "대전시가 시설 현대화 사업에 속도를 내 영세상인들이 경영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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