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창립 10주년 맞은’ 경기도일자리재단 윤덕룡 대표이사

강기정 2026. 11. 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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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정책, 개수 아닌 사람에 초점… 꿈·생명 살리는 일”

박사까지 10년 넘게 독일에서 경제학 공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서 20년 경험
구직자 연계 넘어 능동적 조직 ‘탈바꿈’
기관장 평가 유일한 ‘최고 등급’ 3년 연속 1위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가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일자리 정책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제공

“이건 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는 최근 책 한 권을 펴냈다. 독일 경제학을 토대로 한국 경제의 문제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독일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은 저 말고도 많지만 학사부터 박사까지 쭉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경우는 드물 거예요. 그 무렵 독일은 통일을 겪었는데, 그 격동의 시기에 독일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두 눈으로 봤고. ‘저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이 책은 저만 쓸 수 있는, 제가 써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독일에서 10년 넘게 경제학을 공부하고, 국내로 돌아온 후에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정책 연구에 20년을 바쳤다. 한국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기획재정부 장관 대외자문관, 한반도평화연구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자문위원 등을 거치며 한국 경제, 외교·안보 정책을 개발하고 조언했다. 학자이자 연구자였던 그는 3년 전 11월,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로 취임했다. 어제 벌어 오늘을 사는, 동시에 내일을 꿈꾸는 많은 이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챙겨주는 그야말로 현장의 최일선. “더 많은 일자리, 더 나은 일자리, 더 고른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 전문 기관을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던 윤 대표는 지난 3년간 그간의 연구 성과를 현장에 접목해 새 길을 만드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뚜벅뚜벅 해왔다.

■ 일자리, 중심은 ‘사람’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가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일자리 정책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26.10.27 /경기도일자리재단 제공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지난 9월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곳곳에 산재돼 있는 일자리, 취업 관련 기관과 단체들의 컨트롤타워를 표방하며 전국 광역단체 중 처음으로 만든 일자리 전문 재단이었다.

윤 대표는 “재단이 설립됐던 2016년 당시 청년 취업난과 여성의 경력단절,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매치 문제 등은 경기도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큰 문제였다. 이때 여러 기관, 단체에 분산돼 있던 일자리 관련 지원 기능부터 통합해 보다 전문성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게 재단을 만든 취지였다”며 “그간 재단이 일자리 지원 전문 기관으로서 그 역량을 축적해왔다면, 저는 그 역량을 토대로 경기도만의 새로운 일자리 정책을 만들고 실현하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연계하는 역할을 넘어, 지금의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는 능동적인 조직으로 변모한 것이다.

대표적인 게 ‘0.5 & 0.75잡’이다. 근로자 본인이 필요에 따라 주 20~38시간으로 근무 시간 선택의 폭을 넓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인데, 일과 개인의 삶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는 일자리를 ‘개수’가 아닌 개인, 나아가 한 가정의 ‘삶’의 관점에서 바라본 결과물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그동안 우리의 일자리 정책은 ‘몇 개를 창출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과연 그 중심에 ‘사람’이 있었는지는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며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등의 사정으로 하루에 정해진 근무 시간 중 절반, 혹은 4분의 3만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이전에는 취업 시장에서 갈 곳이 없었다. 그러나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이 ‘사람’을 중심으로 놓고 보면, 0.5일 혹은 0.75일이라도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만큼 그 노동력이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이 유연해져야, 일자리 지원도 보다 지속가능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 연계는 곧 ‘사람 하나를 살리는 일’이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 일자리를 통해 개인, 나아가 가정의 내일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단이 은퇴한 중·장년층이 보다 안정적으로 소득을 창출하면서 그간 쌓아온 각종 노하우가 활용될 수 있도록 ‘베이비부머 라이트잡’ 사업(50~64세 베이비부머를 주 15~36시간 채용하는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사업)을 도입하고, 경력 단절 여성의 지원 영역을 청년으로까지 확대한 것은 이런 점을 고려한 결과다.

구성원 자긍심 향상 방점… 다른 사람 주머니 돈 넣어주는 일 ‘대단’
중장년층 안정적 소득 창출 ‘라이트잡’ 사업·경단녀 지원영역 확대
데이터 기반 업무 전환… 미래 10년, 시장변화 선제적 파악·성과 확산

■ 전문성 토대로 지속가능한 기관으로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일자리 정책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26.10.27 /경기도일자리재단 제공


재임 3년 동안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는지 물으니 윤 대표는 단번에 “재단 구성원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책을 펴내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 말미에 ‘지금은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로, 사람들의 꿈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진심을 담은 것”이라며 “일자리라는 게 한 사람, 나아가 그 가족과 사회 전반을 살릴 수 있는 것이지 않나. 이를테면 중·장년층이 모두가 퇴직한다고 했을 때 개인도 소득이 줄고 빈곤한 노년을 보낼 가능성이 커지겠지만 거시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이런 베이비부머들이 일자리를 갖게 하는 것은 개인의 삶, 나아가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일을 하는 셈이다. 그러니까 우리 재단의 일이 소명 의식과 자긍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려고 일하는 사람들인데 얼마나 대단한가”라고 되물었다.

직원들의 자긍심이 단순히 ‘뿌듯함’에서만 기인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데도 대표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문제들’을 바꾸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윤 대표는 “예를 들면 오전 9시까지 출근인데, 출근 확인차 지문 인식을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1분이 지나 지각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다. 얼마나 억울하겠나.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사무실 반경 수십 미터 안에 들어오면 앱으로 출근 체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굉장히 사소해보이지만, 실제 일하는 사람에겐 결코 사소하지 않은 문제”라며 “우리부터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 결과 각종 평가가 나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보람이 크다”고 했다. 재단은 지난해 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기관장 평가에선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가’등급을 받는 등 올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데이터 기반으로 업무를 전환하고, 일자리 전문 재단으로서 전문성을 쌓는 일도 윤 대표가 주력한 점이다. 이에 대한 결과물이 ‘잡아드림’과 ‘경기도일자리상황판’이다.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일자리 정책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26.10.27 /경기도일자리재단 제공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앱인 ‘잡아드림’은 AI 기술을 토대로 구직자의 상황에 맞는 전국 일자리를 연계해주는 게 특징이다. 지난 8월엔 경기도일자리포털 ‘잡아바’에 지도 기반 채용 정보 서비스인 ‘일자리맵’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러 곳에 분산돼있던 고용 지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경기도일자리상황판’은 단순히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지역마다 제각각인 산업 구조와 일자리 여건을 분석할 수 있어 공공에선 필요한 정책을 설계하고 민간에선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창업한 기업들에겐 대체로 ‘데스 밸리’ 구간이 있다. 창업 초기 동력을 잃고 각종 어려움을 겪다 결국 주저앉는 시기인데, 대체로 설립 후 3~7년 구간이다. 이 구간에서 전환점을 마련해 발돋움하는 곳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뻗어간다. 재단은 설립 7년째 윤 대표 취임으로 전환점을 맞아 그가 밝혔던 것처럼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곳을 넘어 ‘더 나은, 더 고른’ 일자리가 넘치는 내일을 설계하는 곳으로 거듭났다. “재단은 안팎으로 10년 세월에 걸맞은 성숙한 기관이 됐어요. 앞으로의 10년은 그간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새로운 일자리 정책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시기가 돼야 합니다. 그 중심에는 늘 경기도민, 다시 말해 사람이 있어야겠죠. 일자리는 꿈과 생명을 살리는 것이니까요.” 확신에 찬 목소리엔 힘이 실려있었다.


■ 윤덕룡 대표이사는?
▲ 독일 킬(KIEL) 대학 경제학 박사
▲ 前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
▲ 前 한국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 前 기획재정부 장관 대외자문관
▲ 前 한반도평화연구원장
▲ 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자문위원
▲ 2023년 11월 ~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강기정 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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