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조원 해킹?” 펄쩍 뛴 김여정, 최초담화 낸 상황…속내는? [권윤희의 월드뷰]

권윤희 2026. 11. 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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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방수사국(FBI)이 8조원대 바이낸스 해킹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자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담화를 내고 미국의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 전문가들은 김 부장의 신속한 대응과 대미 비난 수위 조절을 향후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협상 가능성은 남겨두려는 행보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킹사건의 국제적 파장을 차단하는 동시에 향후 북미대화에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북한의 대미·대남 메시지 발신에 핵심 역할을 해온 김 부장이 해킹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직접 담화를 낸 것은 향후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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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도구로 만든 자료사진. 서울신문
[월드뷰 3줄 요약]
● 미 연방수사국(FBI)이 8조원대 바이낸스 해킹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자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담화를 내고 미국의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 전문가들은 김 부장의 신속한 대응과 대미 비난 수위 조절을 향후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협상 가능성은 남겨두려는 행보로 분석했다.
● 해킹사건이 북미정상회담을 무산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탈취자금의 세탁·현금화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향후 회담 추진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조원대 바이낸스 해킹 北 지목에 김여정 직접 반박…북미대화 영향은

북한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해킹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자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명의의 담화를 신속히 발표하며 반발했다. 북한이 사이버 해킹 의혹에 최고위급 인사의 담화로 대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해킹사건의 국제적 파장을 차단하는 동시에 향후 북미대화에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김 부장이 대미 비난 수위를 조절하며 대화 가능성을 남겨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탈취자금의 회수와 추가 제재에 얼마나 강하게 나설지가 북미대화 재개의 변수로 떠올랐다.

김여정, 이례적 담화로 FBI 발표 반박…통일부 “국제적 파장 의식”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장은 2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바이낸스 가상자산 탈취의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한 것을 “낭설”이라고 반박했다.

김 부장은 미국이 북한을 ‘사이버 범죄국가’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위신을 훼손하려는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불법 탈취 가상자산을 압류해 전략비축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사실도 거론했다. 회수된 가상자산의 최종 귀속처를 보면 해킹 배후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미국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이어 “미국이 우리 국가에 지속적으로 다양한 도발을 걸어오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대단히 불쾌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적인 사이버 해킹사건의 배후로 지목될 때마다 책임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통상 조선중앙통신 논평이나 외무성 담화로 대응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 부장이 직접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해킹사건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조선중앙통신 논평이나 외무성 담화 정도가 나왔다”면서 “김 부장이 담화를 낸 것은 바이낸스 해킹사건의 국제적 파장이 확산되자 사안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격을 높여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최근 정상국가를 표방하면서 외교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데 이런 입장에서 자신들의 국제적 위신에 대해 신경”을 쓰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북미대화 염두에 둔 대미 압박…협상 여지는 남겨”

북한의 대미·대남 메시지 발신에 핵심 역할을 해온 김 부장이 해킹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직접 담화를 낸 것은 향후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로도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김 부장이 미국의 적대적 태도를 문제 삼으며 대응을 재고하겠다고 경고한 데 주목했다. 해킹사건을 향후 북미 협상과 연계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이번 담화를 “향후 북미대화와 연계하겠다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담화문 표현과 그 수위로 볼 때, 북미가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정한 수준에서 교섭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장은 이번 사건이 회담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미국 중간선거 직전인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시기적으로도 손해 볼 것 없다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김 부장이 해킹사건을 북미대화의 협상카드로 쓰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장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과거 일부 담화에 비해 표현 수위를 조절한 점에도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미국과의 대립을 부각하면서 향후 대화 가능성은 남겨뒀다는 해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거친 표현 없이 절제된 형태로 톤 조절했다”며 “미국이 움직일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마련해 북미대화의 끈은 유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킹사건이 북미정상회담을 무산시킬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향후 미국과 북한의 반응 또는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해킹사건이) 북미회담에 악재가 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배후가) 북한인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탈취자금 33억 달러 추정…현금화 과정서 美 추가제재 여부 변수

다만 미국의 탈취자금 추적·회수와 추가 제재 가능성은 향후 북미대화의 변수로 꼽힌다.

김영호 선임연구원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고인 만큼, 미국의 일정한 대응이 있을 수 있다”며 “북미회담 일정이 완벽히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현금화 과정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서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탈취되면서 발생했다. FBI는 지난달 31일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를 배후로 지목했다.

미국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에 따르면 탈취자금 가운데 약 28억 5000만 달러는 동결되거나 압류됐지만, 약 33억 달러(약 4조 4000억원)는 여전히 해커들의 통제 아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커들은 탈취자금을 여러 전자지갑과 블록체인으로 분산해 추적을 피하고 있으며, 자금세탁과 현금화에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이 과정에서 자금 회수와 추가 제재에 나설 경우 북한의 반발을 부르면서 북미대화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해커 자료사진. 서울신문DB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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