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휴전 끝나자마자 구호물자 배급소 등에 폭탄…26명 사망
주민 등 26명 이상 사망, 27명 실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지 휴전이 종료되자마자 우크라이나 구호물자 배급소 등에 폭탄이 떨어져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휴전 종료 하루 뒤부터 인도주의 거점 타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지 휴전의 한계가 재차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의 코미슈바하 마을에 최소 9발의 러시아군 폭탄이 떨어졌다. 이 공격으로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실종됐다고 우크라 긴급구조 당국은 밝혔다.
폭탄 중 일부는 대피시설 겸 구호물자 배급소로 활용되는 학교 건물에 투하됐다. 공격 당시 마을 주민들은 구호물자를 받기 위해 학교로 모이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선과 가까운 탓에 학교 수업은 중단된 상태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코미슈바하에 남아있는 마을 주민들이 매주 바로 그 장소에서 인도주의 구호물자를 받아 왔다는 사실을 러시아군이 몰랐을 리 없다”면서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긴장 완화도, 진정한 정의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밝혔다.
무너진 학교 건물 잔해에 묻힌 주민과 구호대원 등 실종자를 수색하는 작업은 러시아의 추가 공격으로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원들은 밤이 된 뒤에야 손전등을 이용해 수색에 나섰다고 당국은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구조대원 2명과 경찰관 4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러시아군 공격 현장에 출동했다가 추가 폭격이 이어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는 특정 장소를 공격한 뒤 그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 등을 다시 공격하는 이른바 ‘더블탭(이중타격)’ 전술을 오랫동안 활용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갈 길 먼 종전…10~11일 UAE서 3자 실무협상

이번 공격은 지난 1일 오후 11시를 기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올레시키에 대한 국지 휴전이 종료된 직후 이뤄졌다. 양국은 전선 사이에 고립된 올레시키 주민들의 대피 등을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해당 지역 인근에 인도주의적 휴전을 선언했다.
근본적인 전쟁 종식 논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이 중재하는 3자 간 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종전 구상 등을 두고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참여하는 3자 실무협상이 오는 10~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2일 엑스를 통해 밝혔다. 그는 “회담에서 전후 안보 체제, 긴장 완화, 인도적 지원, 평화를 향한 다음 단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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