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위 후 폭력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 와글와글···“이민자 배경 소란꾼 탓” vs “위험한 구분”

박채연 기자 2026. 11. 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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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경찰들이 운동 단체 ‘젠지 레겔트(Z세대가 주도한다)’가 주최한 학교 예산 부족, 교육·사회 복지·문화·보건 예산 삭감, 치솟는 생활비, 군 강제 징집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 도중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주말 독일 전역의 대규모 시위 후 벌어진 폭력 사태를 두고 독일 정치권 내 논쟁이 불거졌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이 “폭력적인 극좌 단체들과 이민자 공동체에 속한 소란꾼들”이 평화 시위를 악용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와 독일 공영방송 ARD의 타게스샤우 등은 2일(현지시간) 중도보수 성향 기독사회당(CSU) 소속 도브린트 내무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독일 연립정부를 포함해 정치권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집권 연정은 중도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CDU)·CSU 연합과 중도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으로 구성돼 자주 내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정부 대변인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이러한 설명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도브린트 내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구체적인 통계자료 대신 현장 경찰관의 관찰 내용과 촬영 영상 등을 근거로 든 것으로 파악됐다.

CDU 소속 카린 프리엔 교육·가족부 장관도 극좌 세력과 “이민자 배경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배후로 지목하며 통합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프리엔 장관은 “여기서 중요한 것은 편견과 적대감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며 “그들이 이민자 사회 출신이라면 우리는 우려해야 하며, 그 원인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 정치인들은 폭력 사태의 배후로 이민 배경 시민들을 지목한 것을 경계했다. SPD 소속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이민 배경을 가진 집단’이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독일에서 3대째 살고 있고 독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말하는 것인가”라며 “이런 구분은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의 독일 연방정부 사회통합 담당관인 나탈리 파블리도 “이러한 폭력 사태를 매번 곧바로 이민자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카 브란트너 녹색당 공동대표는 “한쪽에는 이민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평화적인 시위 참가자들이 있는 것처럼 책임을 나눠서는 안 된다. 이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 사태에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 절반이 이민 배경을 갖고 있지만, 평화적으로 시위한 청년 역시 같은 비율로 이민 배경을 갖고 있다”며 “독일 대도시의 청년층은 흔히 두 명 중 한 명꼴로 이민 배경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독일 전역에서 수만 명의 청년이 대체로 평화적인 시위를 진행했다. 그러나 저녁 이후 프랑크푸르트와 쾰른, 함부르크 등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해 상점 유리창이 파손됐고 경찰관 100명 이상이 다쳤다.

경찰 당국은 이번 폭력 사태의 유발자가 1000~150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이날 체포된 13~29세 54명은 대부분 독일 국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위 주최 측인 ‘젠지 레겔트(Z세대가 주도한다)’는 폭력 사태에 대해 즉각 규탄했다.


☞ “전쟁 아닌 사회복지에 돈을 써라”…독일 청년들도 거리로
     https://www.khan.co.kr/article/202611012053005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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