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마트 해킹 3주 만에…유럽 9개국 냉장고 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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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소 9개국 슈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설비가 사이버공격으로 의심되는 피해를 입어 식품이 대량 폐기됐다.
앞서 지난달 11∼12일 프랑스에서 해커들이 최대 700개 슈퍼마켓의 냉장·냉동 설비를 해킹해 온도를 50도까지 높여 피해를 준 바 있다.
벨기에 냉장·냉동 설비업체 사브코벨 쪽은 피해 장치의 증발기가 성에를 녹이는 "'제상 모드'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피해 설비에서는 앞서 프랑스 사건에서 해킹의 표적이 됐던 덴마크 냉장·냉동 제어장치 업체 댄포스와의 접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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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소 9개국 슈퍼마켓에서 냉장·냉동 설비가 사이버공격으로 의심되는 피해를 입어 식품이 대량 폐기됐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비슷한 공격이 발생한지 3주만이다. 유럽연합(EU)이 식품 공급망을 겨냥한 의도적인 교란 시도일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러시아 연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아에프페(AFP)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전날 밤부터 벨기에, 에스토니아, 핀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등 최소 9개국의 식료품점에서 냉장·냉동 시스템 이상이 보고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설비 온도가 최고 50도까지 치솟아 신선식품 등을 폐기했다. 앞서 지난달 11∼12일 프랑스에서 해커들이 최대 700개 슈퍼마켓의 냉장·냉동 설비를 해킹해 온도를 50도까지 높여 피해를 준 바 있다.
벨기에는 피해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식료품 체인 수십 개 매장에서 냉장·냉동 설비 고장이 보고됐다. 벨기에 까르푸 전체 700개 매장 중 약 15곳에서 장애가 발생했고, 서부 몽스의 이케아 매장에서도 냉동고 온도가 급상승했다. 벨기에 델하이즈, 콜뤼트, 앵테르마르셰 매장들에서도 냉장·냉동 설비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해당 매장 관리자와 직원들은 재고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매장으로 출근했고, 일부 매장은 냉장 트럭을 동원해 상품 보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연방검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시칠리아의 쿱(Coop) 매장 최소 4곳이 영향을 받았다. 아일랜드에서는 슈퍼밸류 매장 13곳, 포르투갈에서는 앵테르마르셰 매장 7곳에서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스웨덴에서도 쿱 매장 6곳이 손해를 입었다. 룩셈부르크에서는 델하이즈 매장 4곳이 피해를 보았다.
이번 공격은 식품을 보관하는 설비의 원격제어 기능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냉장·냉동 설비업체 사브코벨 쪽은 피해 장치의 증발기가 성에를 녹이는 “‘제상 모드’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유통업체는 냉장·냉동 시스템을 관리하는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가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발생한 사고와 유사한 방식이다.
일부 피해 설비에서는 앞서 프랑스 사건에서 해킹의 표적이 됐던 덴마크 냉장·냉동 제어장치 업체 댄포스와의 접점이 확인됐다. 스웨덴 이카는 피해 매장들이 댄포스의 외부 제어 시스템에 연결돼 있었다고 밝혔다.
공격의 주체가 확인되지 않고, 범행을 자처한 세력도 없는 가운데 크리스토프 한센 유럽연합 농업·식량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의 식품 공급망을 교란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훼손하려는 의도적인 시도”라고 규정했다. 사이버보안업체 소포스의 위협정보 부문 선임이사 레이프 필링은 가디언에 “가장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는 국가 차원에서 메시지를 보내고 역량을 과시하려는 행위이거나, 개인적인 이유로 공격을 벌이는 단독 해커의 소행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등 국가 연계 세력이 배후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가디언은 식품이 매대에서 사라지는 모습이 소비자들에게 미칠 심리적 충격 등을 고려해 국가 연계 세력 가설에 무게를 두면서, “러시아나 중국 연계 해커들이 의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벨기에 사이버보안센터 카트리엔 에거스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공격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고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발생한 프랑스 사건의 용의자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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