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전 짓다 수천억 손실” 정부, 한수원 ‘원전 특례’ 손질하나

서정은 2026. 11. 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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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적용되는 원전 특례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섰다.

한수원은 공공기관이지만, 원전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물가변동과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에 별도 특례를 적용받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국가계약법은 시공사의 '책임없는 사유'로 변경이 생길 경우 계약금액을 늘려주는 반면 한수원의 특례는 그렇지 않다"며 "국내 원전에서도 시공사 부담이 큰데, 별도 규정이 없는 해외사업에서도 국내 특례와 동일하게 적용하려고 해 불공정하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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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지난달 말 건설업계 만나 의견수렴
업계, 물가·설계변경 특례 폐지 등 요구
새울 3·4호기서 6천억원대 시공사 손실
한울원전 6호기 모습.[한울원자력본부 제공]

[헤럴드경제=서정은·배문숙 기자]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적용되는 원전 특례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섰다. 시공사가 물가 및 설계변경에 따른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안는 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건설업계의 문제제기에 따른 조치다. 최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결렬로 공사비 조정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특례 개편을 통해 발주자와 시공사 간 갈등이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물가·설계변경에도 계약금액 조정 제한

3일 건설업계 및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재정경제부는 주요 건설사들을 만나 원전 공사 특례 개선 후속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건설사들은 한수원에게 적용되는 물가변동·설계변경 특례를 폐지하거나 완화해 설계변경이나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을 폭 넓게 인정해줘야한다고 요구했다.

국내 원전은 한수원이 사업총괄·발주·운영을 겸하고, 입찰·계약조건을 설정하는 구조다. 한수원은 공공기관이지만, 원전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물가변동과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에 별도 특례를 적용받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국가계약법은 시공사의 ‘책임없는 사유’로 변경이 생길 경우 계약금액을 늘려주는 반면 한수원의 특례는 그렇지 않다”며 “국내 원전에서도 시공사 부담이 큰데, 별도 규정이 없는 해외사업에서도 국내 특례와 동일하게 적용하려고 해 불공정하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도 “이번 간담회는 체코원전 건설과는 별개로 국내 원전건설관련 건설업계의 요구 사항으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가계약법상 공사계약에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물가변동이나 설계변경이 발생하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물가변동에 대해서는 ‘직전 조정기준일 이후 이행될 부분의 계약금액’에 대해 조정률을 적용받고, 설계변경에 대해서도 공사량 증감에 따라 계약금액이 바뀐다.

하지만 한수원의 원전 계약 특례는 계약금액 조정 범위 인정 폭이 좁다. 물가변동의 경우 재료비·노무비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경비·일반관리비·이윤은 모두 배제된다.

설계변동에 따른 조정도 상대적으로 좁다는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총액확정분 계약은 ‘기본설계서 변경 또는 관련 법령 제·개정에 따른 변경’만 인정된다. 상세도면 변경에 따른 설계변경은 특례를 통해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단가확정분은 계약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수량정산이 가능하다.

건설사들은 “시공사들은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원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입찰 시점에 설계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점, 개념설계만 담은 기본설계서만으로는 물량이나 설계변경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시공사에게 막대한 손실이 전가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남 영광 한빛원전 3~6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공사비·기간 연장에 수천억 손실도…건설사 부담 가중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수원 특례로 시공사가 과거 수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은 사례도 거론됐다. 새울 3·4호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3년 이상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서 공사비가 늘고 시공사 피해액이 6000억원을 훨씬 넘겼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계약시점에 설계가 확정되지 않기 때문에 기본설계 변경이 아닌 이상 물량 증가를 확인할 수 없고, 물량 증가가 인정되더라도 특례조건으로 인해 총액확정분에 대해 계약금액 조정이 되지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건설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금액변동을 충분히 보전받기 어려운 계약 구조가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건설사들은 국내 원전공사 수행을 위해 특례 유지가 불가피할 경우 ▷계약금액 조정대상에 간접비도 포함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시 입찰시 제공한 물량내역서를 기준으로 물량 증감을 판단 ▷발주자 필요에 의한 설계변경도 계약금액 조정대상에 포함 등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전은 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사업이기에 설계, 시공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 산업 확대 차원에서 특례의 필요성이 있었다”면서도 “만약 과거시점에 만들어진 규정이 지금에 와서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현 시점에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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