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베이조스 ‘1·2위 갑부’의 우주 대결…‘진짜 로켓 배송’ 앞당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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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공급부터 제품 생산과 중간 유통을 거쳐 최종 판매에 이르는 공급망의 모든 단계를 한 사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것을 수직계열화라고 부른다.
우주산업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포브스 기준 세계 1·2위 부호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산업 수직계열화에서도 맞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케네디우주센터 발사대 임대를 놓고 충돌한 것을 시작으로 로켓 회수 기술 특허 분쟁, 우주인터넷의 궤도·주파수 간섭을 둘러싼 공방, 달 착륙선 계약을 둘러싼 소송 등에서 잇따라 첨예한 맞수 의식을 드러냈다.
수직계열화라는 화려한 구상의 성패는 결국 우주산업의 가장 기본적 토대인 발사체 역량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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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에서 우주인터넷·이동통신·우주데이터센터까지
스페이스엑스 앞서가고 블루오리진이 추격하는 양상

원자재 공급부터 제품 생산과 중간 유통을 거쳐 최종 판매에 이르는 공급망의 모든 단계를 한 사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것을 수직계열화라고 부른다.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장전략 가운데 하나다.
우주산업에서는 자체 개발한 로켓과 탑재체를 이용한 여러 가지 사업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 묶는 방식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우주산업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포브스 기준 세계 1·2위 부호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산업 수직계열화에서도 맞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주발사체 개발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우주사업 경쟁이 우주선, 우주인터넷, 이동통신, 우주데이터센터, 로켓 배송 등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은 케네디우주센터 발사대 임대를 놓고 충돌한 것을 시작으로 로켓 회수 기술 특허 분쟁, 우주인터넷의 궤도·주파수 간섭을 둘러싼 공방, 달 착륙선 계약을 둘러싼 소송 등에서 잇따라 첨예한 맞수 의식을 드러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달 유인 착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27년에 실시하는 아르테미스 3호 시험비행에서, 양쪽의 달 착륙선을 동시에 시험하기로 한 것은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머스크의 우주사업은 스페이스엑스로 일원화돼 있다. 반면 베이조스의 우주사업은 아마존과 블루오리진 두 축으로 이뤄진다. 스페이스엑스는 지난 5월 공개한 상장 신고서(S-1)에서 ‘극단적 수직계열화’(extreme vertical integration)를 핵심 강점으로 내세웠다. 현재로선 머스크가 앞서가고, 베이조스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스페이스엑스, 지상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 확보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는 지난달 사모펀드 그레인 매니지먼트가 보유한 800㎒ 대역 주파수 면허를 8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이 저대역 주파수를 쓰게 되면 저궤도 인터넷 군집위성 스타링크의 위성통신이 건물 안에서 신호가 약해지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어 블룸버그는 스페이스엑스가 미국 전역에 8만여개의 기지국을 임대하기 위한 협상도 크라운 캐슬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8만개는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동 중인 기지국의 절반에 해당한다. 협상이 성사되고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도 받게 되면, 스페이스엑스는 지상 이동통신 사업에도 진출해 티모바일 같은 기존 통신사들과고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스페이스엑스는 앞서 지난해 9월엔 통신기업 에코스타로부터 위성과 지상 이동통신에 함께 쓸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17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이동통신사에서 빌려썼던 주파수를 직접 소유한다는 걸 뜻한다. 스페이스엑스의 그윈 샷웰 사장은 당시 "2년 안에 단말기와 직접 연결되는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며, 그에 앞서 내년 말 휴대폰으로 몇가지 테스트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넘어 단말기(휴대폰) 사업에도 손을 댈지는 미지수다. 머스크는 올해 초 스페이스엑스가 휴대폰을 개발한다는 로이터 보도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다만 이에 앞서 “언젠가는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 6월에는 스타링크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를 내놓겠다며 단말기 제조사와 칩셋 협력 계획을 밝혔다. 이에 비춰 보면 주파수와 기지국을 쥐고 단말기는 기존 제조사에 맡기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는 것을 보인다.

스페이스가 놓친 위성통신사 아마존이 인수
최근 연방통신위원회는 아마존 위성사업 부문인 레오가 지난 4월 글로벌스타와 맺은 115억달러짜리 인수 계약을 승인했다. 이로써 아마존 레오는 글로벌스타 위성 24기와 모바일 위성 통신용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게 됐다. 이 회사는 스페이스엑스가 인수하려다 실패했던 회사다.
이번 인수는 위성과 휴대폰을 직접 연결하는 통신 서비스(D2D) 진출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지상 이동통신에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스타는 위성용 대역 외에 지상 통신 사용이 가능한 2.4㎓ 대역에 대한 면허를 갖고 있다.
아마존은 2025년 4월 이후 1세대 레오 위성 3200여기 중 약 400기를 발사했다. 올해 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7월엔 최대 5105기의 2세대 위성망 계획서도 제출했다.

수직계열화의 다음 격전지 ‘우주데이터센터’
스페이스엑스는 지난 1월 말 당국에 우주데이터센터 ‘스타마인드’ 구축을 위해 최대 100만기의 위성을 쏘아올리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신청서는 위성 100만톤을 매년 발사하고 톤당 100킬로와트의 연산력을 낸다고 가정하면 해마다 인공지능 연산 용량 100기가와트를 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엑스는 이어 머스크의 인공지능 기업 엑스에이아이(xAI)를 합병했다. 로켓 발사와 위성, 컴퓨팅, 인공지능 모델을 한 회사에 합친 것이다. 머스크는 엔비디아 칩을 쓴 첫 스타마인드 위성을 2027년 말에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루오리진도 지난 3월 우주데이터센터 위성 5만1600기를 쏘아올리는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 계획을 당국에 제출했다. 블루오리진은 이와 별도로 위성 5408기로 구성된 통신망 '테라웨이브(TeraWave)'도 추진하고 있다. 테라웨이브는 우주데이터센터 위성의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통신망 역할을 한다. 테라웨이브는 2027년 말부터 배치가 시작될 예정이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와는 달리 자체 인공지능 수요가 아니라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우주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다.

명실상부한 ‘로켓 배송’도 미래의 후보
로켓 배송이란 대형 화물을 로켓으로 쏘아 올려 지구 어디든 한 시간 이내에 배달하는 걸 말한다. 미국 군부에서 특히 이 분야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미 공군은 최근 스페이스엑스의 스타폴 캡슐에 시험용 화물을 탑재해 우주로 쏘아 올린 뒤 대기권에 재진입시켜 태평양으로 착수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도 미 수송사령부와 협력연구협약을 맺은 상태다.
지상과 우주를 잇는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우주 플랫폼 경쟁이 거세지고 있지만, 승부의 분수령은 다시 근본으로 돌아간다. 수직계열화라는 화려한 구상의 성패는 결국 우주산업의 가장 기본적 토대인 발사체 역량에 달려 있다. 머스크가 차세대 초대형 우주발사체 스타십을, 베이조스가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얼마나 빨리 완성하느냐에 따라 수직계열화 행보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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