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망자의 날'이 아름다운 이유…"떠난 이는 마음속에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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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구시가지 중심지인 소칼로 광장.
'망자의 날'(Dia de los Muertos·Day of the dead)을 상징하는 것들이었다.
'망자의 날'은 '코코'라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덕택에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시티는 이번 주말과 겹친 '망자의 날' 기간(10월 31일~11월2일)에 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시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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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007' 같은 영화 히트 후 세계적 축제로…멕시코시 50만 관광객 예상
![카트리나와 마리골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1/03/yonhap/20261103062531140zzfg.jpg)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구시가지 중심지인 소칼로 광장.
11층 크기의 거대한 여성 해골 조형물인 카트리나(Catrina)가 묵묵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는 듯이.
그 주변에는 주황색 마리골드(금잔화)와 환하게 밝혀진 조명이 흐릿한 밤하늘을 수놓았다. 카트리나, 마리골드, 그리고 촛불. '망자의 날'(Dia de los Muertos·Day of the dead)을 상징하는 것들이었다.
이날 수많은 사람이 광장에 모여 죽음의 의미를 되새겼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수천 년 전 라틴어 격언은 이미 멕시코인들의 삶 속에 뿌리박혀 있었다.

'망자의 날'은 멕시코의 독특한 전통 의례다.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농경사회 때부터 시작된 걸로 추정된다. 겉모습은 우리의 제사와 비슷하다. 친지들이 묘지를 방문하고,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과 기타 물품으로 제단을 차리며 죽은 이들을 기린다.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이 일시적으로 땅에 내려와 가족과 재회한다고 옛 멕시코인들은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농사가 끝나가는 10월 무렵 시작해 11월 1~2일까지 망자를 기렸다. 아스테카 문명이 1521년 스페인에 복속된 후에는 가톨릭 전통도 일부 들어왔다.

'망자의 날'은 '코코'라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덕택에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멕시코시티에서 망자의 분장을 한 군중 속을 걷는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의 모습을 그린 007시리즈 '스펙터'도 축제의 세계화에 한몫했다.
이 때문인지 애초 집에서 죽은 이를 조용히 기리던 행사는 거리로 확장됐다. 마치 서구의 핼러윈 때처럼, 사람들은 망자를 떠올리게 하는 옷을 입고, 분장한 채 거리로 나섰다. 멕시코시티는 이번 주말과 겹친 '망자의 날' 기간(10월 31일~11월2일)에 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시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1일 축제의 중심인 소칼로 광장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해가 지기 시작하고,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발 디디기 어려울 정도의 인파가 광장 안으로 쇄도했다.
어떤 이는 돼지 탈을 쓰고, 또 다른 이는 해골 모양의 그림을 얼굴에 그린 채 환한 표정으로 돌아다녔다. 영화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의 연쇄 살인마를 떠올리게 하는 옷을 입은 이부터 배트맨으로 분장한 사람들까지 다양했다.
오랫동안 행사가 계속되어서인지 녹초가 된 아이들도 많아 보였다. 초저녁 무렵 3~4세쯤으로 보이는 아이는 피곤함에 지친 듯 아빠 등에 몸을 의탁한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검은색과 흰색으로 채색된 아이의 얼굴은 영락없이 꼬마 '망자'의 모습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여자 친구와 함께 소칼로 광장을 찾은 페르난도 듀란(23) 씨는 '망자의 날' 행사가 멕시코인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그는 "우리 문화 속에서 이날은 죽음 이후에도 무언가가 더 존재하며, 세상을 떠난 이들이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가고,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들이 저곳에서도 잘 지내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기 때문에, 그들을 기억하는 이 행사는 우리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장 인근에선 주술사들이 향을 피우고, 허브 같은 풀 다발을 이용해 남성들의 몸을 쓸어내리는 '정화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늘에는 아이들이 날린 연이 바람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광장을 메운 인파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불어났다.
발 디딜 틈 없는 거리는 망자를 기리는 구슬픈 음악과 사람들의 소음으로 뒤섞였다. 죽은 이들의 영혼을 안내한다는 마리골드의 선명한 주황색은 밤이 깊어 갈수록 빛을 발했다.
"망자의 날은 아주 아름다운 날입니다. 이날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가족들이 우리를 찾아오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발렌티나 가르시아(18) 씨는 이렇게 말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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