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쓰는 거 너무 멋있어” 日 청년들 말투가 달라졌다…NYT도 놀란 ‘한본어’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2026. 11. 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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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마지 고마워", "괜찮아."

2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쓰는 이른바 '한본어'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집단 안에서만 통하던 한국어가 이제는 한국계가 아닌 일본 청년들에게도 친숙한 표현이 됐다.

NYT는 그럼에도 한국어가 일본에서 단순한 외국어를 넘어 일상적인 감정과 취향을 표현하는 언어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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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선]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쿄 하라주쿠 거리. 교도연합뉴스

“진짜?”, “마지 고마워”, “괜찮아.”

한국인에게 익숙한 표현들이 일본 젊은이들의 일상 대화에 스며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일본 청년들의 언어생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혼토니” 대신 “진짜”…일본 청년들 사이 퍼지는 한국어

2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쓰는 이른바 ‘한본어’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도쿄에 거주하는 대학생 다카마쓰 모에카(21)는 친구들과 대화할 때 ‘진짜’나 ‘미안해’를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접한 ‘괜찮아’도 즐겨 쓴다.

일본어로 ‘정말’을 뜻하는 ‘혼토니’ 대신 ‘진짜’를 사용하는 식이다. ‘진짜 소레나(진짜 그렇지)’, ‘마지 고마워(정말 고마워)’, ‘야바인데(대박인데)’처럼 두 언어를 결합한 표현도 등장했다.

NYT는 한국어가 외국어 학습의 대상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친밀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 사사 히로코 교수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활동이 활발했던 2018년 전후로 이러한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형’, ‘언니’ 같은 한국식 호칭도 알려졌다.

간사이대 최은경 한국어 교수는 한국어를 섞어 쓰는 행동이 K팝이나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광고에도 등장한 “괜찮아”…유행어 3위에 ‘켄차나’

한국어 열풍은 일본 기업의 광고에도 반영되고 있다. 일본 음료업체 산토리는 지난 5월 차 음료 ‘비쇼쿠 칸차(美色韓茶)’ 광고에 한국어 ‘괜찮아’를 핵심 문구로 내세웠다.

광고에 출연한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일본인 멤버 아사는 한국어로 ‘괜찮아’를 말한다. 화면에는 이를 가타카나로 옮긴 ‘ケンチャナ(켄차나)’가 등장한다. 실수하더라도 자신을 격려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자는 메시지다.

지난해 일본 청소년 전문 조사기관 시부야 트렌드 리서치가 고교생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켄차나’는 유행어 부문 공동 3위에 올랐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비슷한 문장 구조도 한본어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언어 모두 조사와 어미를 활용하고 기본 어순이 유사해 일부 단어를 바꿔도 뜻이 통하기 쉽다.

여기에 틱톡과 유튜브 등 짧은 영상이 더해지면서 K팝 멤버들의 독특한 표현이 패러디와 유행어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과거엔 숨어 쓰던 한국어…NYT “이젠 문화적 매력으로 소비”

NYT는 이러한 현상을 한일 양국의 역사적 관계와 대비해 조명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한국어 사용을 억압하고 일본어 교육을 강요했다. 반면 오늘날 일본 청년들은 한국 대중문화에 매력을 느껴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관계자인 이상철(64)씨는 학창 시절 재일동포 친구들과 ‘담배’, ‘박치기’ 같은 한국어를 은어처럼 사용했다고 회상했다.

과거에는 특정 집단 안에서만 통하던 한국어가 이제는 한국계가 아닌 일본 청년들에게도 친숙한 표현이 됐다. 이씨는 젊은 세대가 국적보다 문화 자체의 매력을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본어가 일본 사회 전반에 정착한 것은 아니다. 주로 K팝과 한국 문화에 친숙한 청년층에서 나타나는 유행에 가깝다.

NYT는 그럼에도 한국어가 일본에서 단순한 외국어를 넘어 일상적인 감정과 취향을 표현하는 언어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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