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선별 수주에 증액 사례도…서울 정비사업 공사비 고공행진 [코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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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3.3㎡당 850만 원대 공사비가 사실상 하한선으로 굳어지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다시 내며 3.3㎡당 예정 공사비를 약 1110만 원으로 제시했다. 앞서 4월 1차 입찰 당시 3.3㎡당 약 979만 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건설사가 한 곳도 입찰에 나서지 않아 6개월 만에 130만 원 이상 올렸다.
7월 입찰 공고를 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38-1구역) 재건축은 3.3㎡당 1590만 원의 공사비를 제안해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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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대형사업장도 3.3㎡ 850만원대
‘700만원대 사업장’ 실종…마지노선 껑충
알짜 입지도 유찰 후 공사비 올려 재공고 나서
건설사 선별수주에 조합 협상력 잃어…부담↑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3.3㎡당 850만 원대 공사비가 사실상 하한선으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00만 원대 후반에 시공사 입찰을 진행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았지만, 올해는 서울 외곽에서도 800만 원대 중후반을 제시하는 곳이 늘었다. 원가 상승에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가 맞물리면서 입찰에 나서는 건설사가 없어 공사비를 올려 재공고하는 조합도 늘어나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다시 내며 3.3㎡당 예정 공사비를 약 1110만 원으로 제시했다. 앞서 4월 1차 입찰 당시 3.3㎡당 약 979만 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건설사가 한 곳도 입찰에 나서지 않아 6개월 만에 130만 원 이상 올렸다. 총 공사비 역시 1772억 원에서 2008억 원으로 13% 가량 증액됐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시공사 선정에 나선 서울 시내 주요 정비사업장 60여 곳의 입찰 공고문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보면 공사비 오름세는 뚜렷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송파구 송파한양2차(790만 원), 동작구 신대방역세권(약 775만 원) 등 700만 원대 후반 사업장은 적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 외곽 사업장에서도 최저 기준선이 800만 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섰다. 민간 재개발 현장인 강북구 미아2구역, 구로구 가리봉2구역, 도봉구 쌍문한양1차 등에서도 3.3㎡당 830만~860만 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재개발인 관악구 봉천13구역(830만 원), 중랑구 면목9구역(810만 원) 등도 일제히 800만 원을 넘겼다.

공사비 상한선도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하이엔드 브랜드’를 입찰 조건으로 내건 한강변 핵심지에서는 3.3㎡당 120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속출했다. 7월 입찰 공고를 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38-1구역) 재건축은 3.3㎡당 1590만 원의 공사비를 제안해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여의도 목화아파트는 3.3㎡당 137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공고를 낸 여의도 진주아파트도 1260만 원을 책정하며 일대 평균 공사비를 큰 폭으로 올려놓았다. 강남구 압구정4·5구역도 3.3㎡당 1240만~1250만 원으로 나란히 1200만 원대를 넘어섰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공사비 상·하한선이 동반 급등한 배경에는 꺾이지 않는 원가 상승 압력과 건설사들의 철저한 ‘선별 수주’ 전략이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8월 130.91이던 건설공사비지수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139.48까지 치솟아 14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철근·래미콘 등 핵심 자잿값과 인건비가 구조적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건설사들이 저가 수주나 출혈 경쟁을 피하게 됐고, 일부 알짜 핵심지를 제외한 대부분 사업장에서 조합과 건설사의 ‘갑을 관계’가 역전된 것이다. 실제 올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중 건설사 간 입찰 경쟁이 성사된 곳은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 성수4지구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입찰 경쟁이 사라지면서 조합의 협상력도 떨어졌다. 1군 건설사를 시공사로 유치하기 위해 공사비를 스스로 올려 잡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우성4차는 유찰을 겪고 3.3㎡당 공사비를 920만 원에서 1050만 원으로 14.1% 인상한 결과 삼성물산(028260)을 시공사로 선정할 수 있었다. 송파구 마천5구역 역시 4월 무응찰을 경험한 후 현대건설(000720)과 협상을 거쳐 공사비 평단가를 902만 원에서 940만 원으로, 총 450억 원 증액했다.
시공사 선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유치하면서도 3.3㎡당 공사비를 900만 원대 후반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역학 관계의 산물이라는 분석이다. 14개 단지 중 6곳이 예정 공사비를 밝혔고, 3.3㎡당 1010만 원을 제시한 4단지를 제외한 6·8·10·12·13단지는 모두 1000만 원 아래를 제시했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006360)·DL이앤씨(375500)·대우건설(047040) 등을 시공사(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순조롭게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를 너무 낮추면 1군 건설사가 외면하고 너무 올리면 조합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사 규모가 크고 상징성도 높은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조합 정도가 그나마 공사비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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