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흥에 투자·입주 예정 기업 임원들, ‘제2우주센터’ 건립지 심사에 참여

1조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제2우주센터’ 건립지 선정위원회에 유치 후보지에 투자했거나 입주하기로 한 기업 임원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고흥과 제주가 우주센터 유치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지에 사업 기반을 두거나 투자 계획을 세운 기업 관계자들이 심사에 참여한 것이어서 이해충돌 논란이 예상된다. 제2우주센터는 전남광주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 이어 정부가 새로 만들려는 두 번째 국가 우주 발사 거점이다. 특히 재사용 로켓의 발사·착륙 시설 등을 구축해 민간 우주 발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핵심 우주 사업이다. 2034년까지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고흥군은 소요 사업비를 국비 1조1400억원으로 추산했다.
2일 조선일보가 단독 입수한 우주항공청의 제2우주센터 건립지 선정위원회 명단에 따르면 오승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와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등이 위원으로 포함됐다. 위원회는 위원장과 위원 8명, 우주항공청 소속 간사 1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두 기업은 고흥과 구체적인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고흥 우주 발사체 국가산업단지 계획 심의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이노스페이스가 재작년 고흥군과 입주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고흥에 우주 발사체 핵심 구성품 제조 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전남도·고흥군과 우주 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이노스페이스는 253억원을 들여 지난해 5월 고흥군에 약 3만3000㎡ 규모의 종합시험장을 짓고 준공식을 여는 등 이미 대규모 투자를 한 상태다. 이곳은 로켓 엔진 연소 시험과 발사체 조립·인증 시험 등을 수행하는 시설이다.
두 기업은 지난 9월 우주항공청이 개최한 ‘제2우주센터 민간 활용 수요 기업 간담회’에도 참석해 발사장 활용 계획과 필요한 시설, 인프라 구축 우선순위 등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가 우주센터를 실제 이용할 기업들의 요구를 듣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특정 후보지에 투자했거나 입주하기로 한 기업의 임원들이 건립지 선정위원으로 참여해 후보지 심사에 관여한 것은 이해충돌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건립지 선정 평가 항목에는 기존 발사 시설의 활용 가능성과 우주산업 관련 기업·연구기관과의 연계성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본지에 “제2우주센터는 앞으로 발사체 기업들이 사용할 국가 우주 인프라인 만큼 발사체 개발 및 운용 경험을 보유한 산업계 전문가들의 의견 반영이 중요하다”며 “이번 절차 역시 이러한 산업적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발사체 개발과 운용 경험을 보유한 산업계 전문가들의 기술적, 실무적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우주항공청은 “건립지 발표를 앞둔 상황이어서 제2우주센터 건립지 선정 위원회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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