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 논란, 안 가도 논란"…故 최불암 마지막 길, 지나친 잣대들

이지현 2026. 11. 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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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배우 고(故) 최불암의 마지막 길을 둘러싸고 뜻밖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를 찾은 배우 김지영은 옷차림 때문에, 오랜 인연에도 조문하지 못한 김용건은 불참 이유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빈소를 찾은 백일섭은 김용건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이 조문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국민 배우의 마지막 길에서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조문객을 향한 평가가 아니라 고인이 남긴 삶과 발자취가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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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지현 기자] 국민 배우 고(故) 최불암의 마지막 길을 둘러싸고 뜻밖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를 찾은 배우 김지영은 옷차림 때문에, 오랜 인연에도 조문하지 못한 김용건은 불참 이유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고인을 향한 애도의 마음보다 조문객의 복장과 참석 여부가 더 주목받으면서, 타인의 추모 방식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배우 김지영이다. 김지영은 지난달 30일 남편 남성진과 함께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불암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두 사람은 MBC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각각 복길이와 영남이 역으로 출연하며 고인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극 중 가족으로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실제 부부가 된 두 사람에게 최불암은 단순한 선배 배우 이상의 존재였다.

김지영과 남성진은 조문 당시 고인을 향해 "저희한테 너무나 큰 산 같은 존재"라며 "배우의 삶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걸 가르쳐 주신 큰 스승 같은 분"이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지영 역시 고인을 아버지이자 선생님 같은 존재로 기억했다.

그러나 조문 이후 뜻밖에도 김지영의 옷차림이 화제가 됐다. 당시 김지영은 검은색 가죽 재킷에 금색 체인 장식이 달린 가방을 착용했는데, 일부 누리꾼들이 장례식장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반면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한 만큼, 재킷의 소재나 가방 장식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왔다. 특히 오랜 세월 인연을 이어온 고인을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복장만을 부각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김용건 역시 뜻밖의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김용건은 '전원일기'에서 최불암이 연기한 김 회장의 장남 용진 역을 맡아 22년간 부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고인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올 만큼 각별한 사이였다.

그러나 김용건이 빈소를 찾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김용건의 조문 불참 이유는 아들 하정우의 결혼식 때문이었다. 하정우는 오는 12월 13일 배우 차정원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으로, 집안의 경사를 앞두고 장례식장 방문을 삼가는 오랜 풍습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앞서 빈소를 찾은 백일섭은 김용건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이 조문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김용건도 직접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보를 듣고 빈소를 찾으려 했지만, 주변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조문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분도 아니고 아버지로서, 선배로서 오랜 세월을 같이 보냈는데, 제가 곁에 있어야 되는데…"라며 마지막 길을 함께하지 못하는 괴로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러한 관습을 무조건 믿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김용건은 아들의 결혼식이 끝난 뒤 고인의 묘소를 찾아 조용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결혼식까지 한 달 이상 남은 상황에서 오랜 인연을 맺은 선배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가족의 중대한 행사를 앞두고 주변의 만류까지 있었던 만큼,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맞섰다.

결국 김지영은 빈소를 찾았다는 이유가 아닌 옷차림 때문에, 김용건은 빈소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각 비판의 대상이 된 셈이다.

특히 이번 논란은 '전원일기'를 통해 수십 년간 고인과 가족처럼 지낸 배우들에게 집중됐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함을 남긴다. 고인과의 깊은 인연이 오히려 조문 여부와 복장에 대한 엄격한 평가로 이어진 모습이다.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보다 누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누가 빈소를 찾지 않았는지가 더 큰 관심을 받는 상황. 국민 배우의 마지막 길에서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조문객을 향한 평가가 아니라 고인이 남긴 삶과 발자취가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한편 최불암은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MBC '수사반장'과 '전원일기', KBS 1TV '한국인의 밥상' 등을 통해 오랜 세월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40여 년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나눔에도 앞장섰다. 고인의 발인은 2일 엄수됐으며, 유족과 동료들의 배웅 속에 영면에 들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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