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ㆍMBK “고려아연 돈, 카카오 거쳐 최윤범 투자사로”…고려아연 “별개 거래 억지 연결”

강주현 2026. 11. 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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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시아ㆍ카카오엔터 메일 공개…“그레이고ㆍ아크미디어 거래”
고려아연 “투자 판단은 운용사 몫…출자자가 자금흐름 통제 못 해”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연합

[대한경제=강주현 기자]영풍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의 돈이 카카오 계열사를 거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먼저 투자한 드라마 제작사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서로 다른 주체의 거래를 억지로 엮은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영풍ㆍMBK는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 펀드와 카카오 측이 카카오 계열사 투자와 아크미디어 투자를 ‘하나의 패키지 딜’로 사전에 협의하고 실행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원아시아는 고려아연이 1000억원 넘게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영풍ㆍMBK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아시아 측 핵심 인사는 거래 약 두 달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투자 담당자에게 “신주 500 & 구주 500으로 진행하는 경우, 아크미디어에 대한 투자로 500(억원) 가능하신지도 내부적으로 확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어 아크미디어의 투자 전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보고 카카오엔터 지분율을 약 4.72%로 제시했고, 카카오엔터 측은 ‘이슈 없을 것 같으니 일단 그걸로 생각하자’고 답했다는 것이다.

실제 거래도 이대로 진행됐다는 게 영풍ㆍMBK의 주장이다. 고려아연이 1100억원을 출자한 원아시아의 ‘그레이 제1호’ 펀드는 2022년 8~9월 카카오 계열 의류업체 그레이고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엔터가 가진 그레이고 구주 500억원어치와 신주 50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그레이고 구주를 팔아 500억원을 확보한 카카오엔터는 이후 아크미디어 신주 500억원어치를 기업가치 1조원 기준으로 인수했다.

영풍ㆍMBK는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의 투자 가치가 크게 불어났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2019년 아크미디어의 전신인 이야기사냥꾼의 전환사채(CB) 약 12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카카오엔터의 투자 단가를 적용하면 지분 가치가 약 1842억원으로 150배 넘게 늘었다는 것이다. 영풍ㆍMBK는 “이번 사안은 고려아연의 회사 자금이 최윤범 회장 개인의 투자 자산 가치를 150배 이상 부풀리는 데 동원된 명백한 우회 지원이자 중대한 업무상 배임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각각 별도의 주체가 수행한 거래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여유 자금 일부를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펀드에 출자했을 뿐이며, 투자 대상 선정과 실사, 집행은 운용사(GP)가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펀드 출자자가 운용사의 판단이나 투자 이후 다른 회사 사이의 자금 흐름까지 모두 파악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라는 것이다.

평가차익 주장에 대해서도 “특정시기를 발췌해 실현되지도 않은 사항으로 이를 부당한 이익 제공처럼 보이게 왜곡하는 것은 명백한 논리 비약”이라고 맞섰다. 지분의 평가가치와 실제 실현 수익은 다른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당시 적자였다는 이유만으로 투자가 부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고려아연은 영풍ㆍMBK를 향한 비판도 덧붙였다. 영풍이 한국거래소가 지난 1일 공개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며, 다른 회사를 문제 삼기 전에 자사 기업가치부터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MBK에 대해서도 홈플러스에 이어 골프존카운티 매각 과정에서 기존 주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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