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어두운 길이 환하게 빛나길…시청각장애인과 마라톤 풀코스
[앵커]
1만 9665km. 예순두 살의 시청각장애인, 차승우 씨가 25년 동안 뛴 거리입니다. 인생도, 마라톤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그 여정에 함께했습니다.
[기자]
손 맞잡은 이 남성은 보지 못합니다.
62살 차승우 씨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점점 눈이 안 보였습니다.
형편은 어려웠고 공부도 운동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탁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며 먹고살았습니다.
30대가 된 뒤 더는 이렇게 삶을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승우/시청각장애인 마라토너 : 시각장애인 검정고시를 보기 시작했어요. 시각장애인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길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평생 못한 공부를 했고 친구가 생겼습니다.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시각장애인 동반주자와 손 잡고 뛰는 마라톤입니다.
지난 25년 풀코스 466번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467번째 밀착카메라와 함께 뜁니다.
[{좌회전 할게요.} 우리 몇 분 페이스로 뛰어요? {6분 40초입니다. 너무 빨라요?} 아니요.]
[{괜찮으세요?} 저는 괜찮죠. {네.} 우리 끝까지 가요. {그럼요.}]
[{비 맞으니까 어떠세요?} 괜찮아요. 춥지 않고요. 딱 좋아요. 괜찮죠? {좋아요.}]
[{기분이 어떠세요?} 기분이요? 오른쪽 다리가 조금 거시기한 것 같아요. {거시기요?} 네.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 한번 뛰어봐야 해요. {무리하시면 안 돼요.} 네. 조금 시간이 늦더라도 완주는 해요. {지하차도로 들어갑니다.} 사람들이 지하차도 뛸 때는 소리를 질러요. {선생님도 지르세요.} 네. {차승우 파이팅. 힘이 나요. 힘이 나.} 춥지 않죠? {괜찮아요. 선생님 추우세요?} 아니요.]
[{오른쪽 무릎 괜찮으세요?} 네. 상엽 씨는 어때요? {저 괜찮아요.} 괜찮아요? {네. 오르막이에요.} 네. {다시 내리막입니다.} 네. 역시 축구를 많이 한 사람은 달라. {네. 그런데 축구랑 마라톤이랑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아요.} 마라톤이 더 힘들어요? {네. 저는 오늘 처음 마라톤 뛰잖아요. 다신 안 하려고요.} 네. {선생님 왜 달리세요?} 왜 달리냐고? 삶의 전부이니까.]
[힘내라. 힘. {네. 힘낼게요.}]
[{왼쪽으로 돌게요.} 네? {왼쪽으로 돌게요.} 반환점. {네. 반환점이에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피니시예요. 피니시.} 다 왔어요? {네.}]
[차승우/시청각장애인 마라토너 : 늦게 들어와도 빨리 들어와도 아니면 천천히 걸어도 그게 진짜 마라톤이 인생 같아요.]
인생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함께라면 꾸준히 나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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