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방관 안전 국가가 책임” 외치더니… 내년 소방안전교부세 27.6% ‘싹둑’

김민 기자 2026. 11. 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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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관련 국가의 책임을 강조한 정부가 정작 내년도 소방안전교부세는 27% 넘게 삭감한 예산안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소방관 처우와 국가의 재정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정부의 메시지와 예산 편성 사이에 간극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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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소방·안전시설 확충 등 지원 재원 ‘1조502억→7천605억’
감소율 27.6%…국가직 전환 6년짼데 소방 재정 89% 지방 부담
소방청 전체 예산 늘었으나 현장 대응·구조 활동 관련 사업비 줄어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김민기자


소방 관련 국가의 책임을 강조한 정부가 정작 내년도 소방안전교부세는 27% 넘게 삭감한 예산안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소방관 처우와 국가의 재정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정부의 메시지와 예산 편성 사이에 간극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방교부세 총 77조1천898억원 가운데 소방안전교부세로 7천605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1조502억원보다 2천897억원 줄어든 규모로, 감소율은 27.6%에 달한다.

소방안전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소방·안전시설 확충과 안전관리 강화 등을 지원하는 재원이다. 소방공무원 인건비와 장비·시설 확충 등에도 쓰인다.

문제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소방 재정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소방예산 8조5천967억원 가운데 국비는 9천238억원으로 10.7%에 그쳤다. 지방비는 7조6천728억원으로 전체의 89.3%를 차지했다.

2021년 국가직 전환 직후 전국 소방예산 6조6천893억원 중 국비 비중은 14.9%였다. 이후 국비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소방공무원 인건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021년에는 전체 인건비 4조6천465억원 중에서 국비가 5천657억원으로 약 12%였지만, 올해는 인건비 6조5천129억원 중 국비가 5천496억원으로 8.4%에 불과했다.

국가직으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인건비와 현장 운영에 필요한 재정 부담은 여전히 지방에 집중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방안전교부세까지 감소하면 지방 소방의 장비·시설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13일 추 지사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에 대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언급하며 ‘재정 빨대’라고 빗대 논란을 빚은 뒤 정부와 여당에서 소방관 처우와 국가 책임을 강조했는데 이 같은 예산 감액은 모순적이란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부천 공장 화재 진압 과정에서 다쳐 치료 중인 소방대원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며 위로를 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이제는 국가가 소방관들의 생명과 안전도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방청 자체 예산을 보더라도 일부 현장 대응과 구조 활동 관련 사업비는 감소한 모습이다. 소방청 내년도 세출예산안은 3천713억원으로 올해보다 348억원 늘었지만, 중앙119구조본부의 재난 현장 활동 관련 예산은 올해 522억원에서 내년도 363억원으로 되레 158억원 줄었다. 재난현장 119 구급·구조활동과 시설·물품 지원 예산도 116억원에서 99억원으로 감소했다.

김민 기자 kimmi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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