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정말 ‘서울 집값 급락’ 버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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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집값 폭락론'이라는 얘기가 처음 거론된 것은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국회 발언부터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산 투자 성공 1세대'이며, '자산 투자에 성공해서 최초로 그룹을 만드는데 성공한 투자가'라고 할 수 있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이 발언에 가세하고, 가장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집값 하락 전망에 동의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리면서 "혹시라도 서울 집값 폭락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지방 집값은 오르는 곳이 거의 없고, 오히려 떨어지는 곳이 많은 상황에서 이 사장의 얘기는 이재명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인 '서울 집값'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서울 집값 급락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 세력이 '안 하는 것' 이라고 보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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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경제위기 상황 제외하고는 서울 집값 급락한 사례 찾기 어려워
주택공급 확대, 3기 신도시 용적률 인상 등으로는 서울 집값 잡기 어려운 게 현실

■‘서울 집값 폭락론’ 대두 배경은?
최근 ‘서울 집값 폭락론’이라는 얘기가 처음 거론된 것은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국회 발언부터인 것 같다. 서울 집값이 사상 최장 기간 오르고 있다는 뉴스가 쏟아지는 와중에 나온 이 사장의 발언은 처음에는 ‘뜬금없는, 어떤 측면에서는 황당한 얘기’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산 투자 성공 1세대’이며, ‘자산 투자에 성공해서 최초로 그룹을 만드는데 성공한 투자가’라고 할 수 있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이 발언에 가세하고, 가장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까지 집값 하락 전망에 동의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리면서 “혹시라도 서울 집값 폭락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성훈 LH 사장은 지난 10월 12일 LH 국정감사에서 주택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 등을 근거로 “앞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안정되면 지금 당장 주택을 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사장이 서울 집값 급락 가능성을 처음 얘기했을 때만 해도 “저 사람 미친 건가?” “말실수 한 거 아닌가?” “농담하는 건가?” 등등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그는 10월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서울 집값에 대해 하락이나 급락도 아니고 ‘폭락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현재 지방 집값은 오르는 곳이 거의 없고, 오히려 떨어지는 곳이 많은 상황에서 이 사장의 얘기는 이재명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인 ‘서울 집값’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틀린 얘기는 아닐 것이다.
물론 지금도 시장 참가자 대부분이 이 사장의 전망이 맞을 것이라고 믿기보다는 “무슨 뜬금없는 얘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그런데 최근 일부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정통 공무원이며, 심지어 엔지니어(공대) 출신인 LH 사장이 집값 폭락론을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것에는 무슨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발언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면 발언의 화자(話者)를 봐라?
이 사장 발언에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그의 이력을 보고 나면 의구심은 더욱 증폭된다. 그는 부동산시장 주변을 기웃거리면서 ‘투자 대상 물건’을 찍어주고 돈을 버는 ‘어중이 떠중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1973년 충북 청주 출신으로 충북고와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1996년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한 ‘고시 합격자’이며, 국토교통부에서 도로운영과장, 도시광역교통과장,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기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국장급) 등을 두루 거친 ‘기술고시 출신 정통 국토부 공무원’이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차관보급(1급) 고위공무원을 지냈다. 대한민국 1급 공무원은 정무직인 장·차관 바로 아래의 상당히 고위직 공무원이다. 더구나 이 사장은 ‘문과 출신’이 주로 지원하는 행정고시 출신이 아니고, ‘이과(공대) 출신’이 지원하는 기술고시 출신이다. 전공은 토목환경공학이며, 고시 합격자들이 대부분 거치는 곳이기는 하지만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하고 오랫 공무원 생활을 해서 ‘공무원 마인드’가 무엇인지는 분명히 아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21년 경기도 건설국장으로 파견돼 근무하는 등 대통령과 인연이 있어서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 사장이 기술고시에 합격하고 오랜 세월 국토부 공무원으로 일해온 경력이 갑자기 어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 집값 하락은 현실에서 벌어질 수 없는 ‘성역’일까?
물론 이재명 정부의 일부 인사들이 주장하는 “이재명 정부에서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향후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별로 신뢰하기 어렵다.
이런 분석이 의심스러운 사람은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 등에서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몇 채를 공급하겠다고 ‘공식 자료(보도자료 등)’를 밝혔는지, 그래서 실제로 주택 공급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속된 말로 ‘집은 하늘에서 뚝딱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현 정부가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해도 실제로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공급될 수 있는 ‘형체를 갖춘 집’은 별로 많지 않다고(어쩌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여러 역대 정부의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분석이 상식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서울 집값이 하락한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 시절,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잠깐을 제외하곤 찾기 어렵다. 그나마도 금새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서울 집값 불패 신화’는 전 국민의 뇌리에 뿌리깊이 박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에서는 “서울 집값 급락은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중앙은행(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강력한 주택대출 규제를 시행하면 서울 집값이든, 어디 집값이든 3~6개월 내에 급락시키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물론 이런 효과가 거의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대책 외에 국회에서 세법을 수정해 부동산 보유 단계의 세금(종합부동산세, 재산세)를 초강력으로 부과하는 대책도 병행 추진할 수 있다. 단, 세법은 효과가 나타나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법이 통과되더라도 물리적인 효과는 빨라야 1년 이후가 돼야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면 그동안 왜 이런 일을 그동안 실제로 하지 못 했을까? 그 이유는 서울 집값을 떨어뜨리는 것이 어려워서가 아니고, 많은 부작용과 정부·여당에 매우 불리한 정치적인 영향 등 부정적인 파급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 급락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 세력이 ‘안 하는 것’ 이라고 보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 집값 하락이 불러올 수 있는 ‘역풍’
서울 집값이 일정 기간 이상 급락하면 일단 거시경제적으로는 성장률(실질) 등의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서울 집값 급락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택연금으로 생활하는 노령층 등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거나 전월세 문제를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등 매우 다양한 계층에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많은 ‘사회 문제’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해하기 쉽게 언급하자면, 1997~1998년 외환위기 시기 서울 집값 폭락 이후 벌어진 일의 상당수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이라는 측면에서는 보면 서울 집값이 폭락하면 서울에서 집을 사기 위해 무리하게 1금융권, 2금융권 등에서 자금을 끌어다쓴 사람들 중 상당수가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30대 부부가 ‘영끌’을 해서 무리하게 서울에서 집 한 채를 장만했는데, 집값이 급락하면서 금융회사에서 대출 회수에 나설 경우 오래 버터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럴 경우 “건전하게 생활한 부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해서 서울에서 집 한 채 장만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며 정부와 집권 여당에 원망이 쏟아질 것이다. 이들 외에도 거의 전 연령층에서 매우 많은 사람이 정부와 집권 여당에 엄청난 불만을 쏟아내면서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폭락하고, 다음 선거(총선, 지방선거, 대선 등)에서 집권 여당이 대패할 것이라는 분석이 봇물을 이룰 것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오르는 와중에도 “서울 부동산 규제를 안 풀면 다음 총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목소리를 키우는 서울 소재 민주당 의원들이 한둘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與 서울 의원들 ‘이대론 부동산 심판당한다’”, 한국경제, 2026.10.28 18:03,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2814231) 서울 집값이 폭락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안 봐도 비디오’라는 얘기다.
서울 집값이 폭락해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이 파산하면 정부가 외환위기 직후처럼 일종의 ‘공적자금(public fund)’을 조성해서 부실 자산을 인수하면서도 당장 가정이 파탄나는 ‘최악의 사태’만은 막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외환위기 이후 최초의 공적자금 조성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서울 집값이 폭락하면,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대단한 규모의 ‘아비규환’이 펼쳐진다는 뜻이다.
이밖에도 서울 집값 폭락 이후 벌어질 ‘예상 시나리오’는 많지만, 서울 집값 폭락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집권하고 있는 정부나 여당에게 얼마나 상정하기 어려울 일인지를 얘기하기 위해 더 이상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초강력 역풍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 폭락을 유도할 것이냐다.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한다!’(Think about Unthinkable!)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27일 경희대 경영대학원 설립 60주년 기념 인사이트 포럼에서 “규제가 한국의 부동산을 오르게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파트 조심해야 한다.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데 관점의 문제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SNS(엑스)에 ‘서울 전체 집값이 머지않은 시기에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 기사를 공유하며 “자산 시장 정상화를 향한 힘든 길에서 지금은 견디는 중.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알게 될 것입니다. 국민주권정부는 합니다!”라고 썼다.
이 대통령이 서울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지난 8월30일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하라고 말한 데 이어, 9월18일 기자회견에서도 “강남을 포함한 지역에 하락이 시작돼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 등 집값 하향 전망을 거듭 내놨다는 것이다.
물론 박 회장이나 이 대통령의 발언은 서울 집값 ‘폭락’ 또는 ‘급락’이 아니고, ‘하락’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집값이 폭락 또는 급락하면 부작용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므로, 완만한 하락을 상정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이슈의 경우 기존에 법칙처럼 받아들여진 믿음이 무너질 경우 과거의 패턴이 급격하게 무너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서울 집값 역대 최장 90주 연속 상승...강남 3구만 ‘하락세 전환’
통계의 신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월 넷째 주(26일 기준)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90주 연속 올랐다. 집값 하락세는 강남 3구 중심으로만 나타난다. 8월 둘째 주부터 하락세로 전환한 강남구에 이어 서초·송파구도 최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고, 일부 민간 통계에서는 서울 강남 집값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기는 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서울 전체 집값 상승+강남 집값 하락’ 조합은 자주 발견되는 형태는 아니다. 그동안 많은 경우 서울 강남 집값은 서울 전체 집값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해왔고, 서울 전체 집값의 움직임은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집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다.(최근에는 반도체 특수로 삼성전자 공장 인근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이런 추세가 변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2월 9일 예정) 기준으로 미국의 정책금리가 현 수준(3.75∼4.00%)에 머물 확률은 25.4%인 반면 0.25%포인트(25bp) 인상될 가능성은 74.6%에 달한다.(2026년 11월 2일 오전 10시30분경 검색 기준)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설거 결과 등 변수가 많지만, 최근 미국 등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을 감안할 때 12월 FOMC에서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한국 등 다른 국가에도 ‘금리 인상의 파도’가 전파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말부터는 그동안 세계 금융시장의 호조를 이끌어 온 인공지능(AI)·반도체 호황에 대한 재인식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금리 인상까지 겹칠 경우 자산 시장 재평가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현 상황은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황 때문에 올해와 내년 모두 고(高)성장이 확실시되고, 반도체 활황으로 예상보다 더 걷힌 세수로 만든 ‘미래대응기금’의 여유자금이라고 부를 수 있는 돈도 대략 100조 원 안팎에 달한다. 이재명 정부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거시경제 환경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양호하다는 뜻이다. 집값에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동산 시장 안정을 둘러싼 우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 하락을 유도하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매우 큰 리스크(위험)를 감수하지 않고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성훈 LH 사장의 ‘서울 집값 폭락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판단은 각자가 내릴 일이지만, 확률은 매우 낮겠지만 현재 제반 여건을 고려해 볼 때 이재명 정부가 그 이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일을 시도하기 위해(Think about Unthinkable)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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