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야스쿠니 최고책임자 “A급 전범 분사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야스쿠니신사를 총괄하는 최고 신관인 '궁사'가 제2차 세계대전 에이(A)급 전범을 분사하는 것과 관련해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 총리를 비롯한 주요 정치인 등이 전몰자 추도를 명분으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나설 때마다 '에이급 전범'과 침략전쟁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에이급 전범' 혼령만 분사하자는 제안이 있지만, 야스쿠니신사의 최고책임자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야스쿠니신사를 총괄하는 최고 신관인 ‘궁사’가 제2차 세계대전 에이(A)급 전범을 분사하는 것과 관련해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쓰카 우미오 야스쿠니신사 궁사는 2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한번 신으로 (신사에) 합사된 이들의 자리를 인간들의 사정에 따라 없앤다는 발상은 신도(일본 전통 종교)에 없다”고 주장했다. 오쓰카 궁사는 해상자위대 출신으로 방위성 정보본부장 등을 지낸 뒤 은퇴했다. 2024년 야스쿠니신사 궁사로 취임했다. 산케이신문은 “오쓰카 궁사가 그동안 언론 노출을 자제해 왔지만, 전몰자 유족들의 세대가 바뀌는 가운데 야스쿠니신사의 역사 등을 올바로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취재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일왕과 국가를 위한 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기리기 위해 1869년 도쿄 구단시타에 세워진 일종의 국립묘지다. 메이지 일왕이 1868년부터 2년간 자신을 옹립하려는 신정부 세력과 마지막 막부세력 사이에 벌어진 ‘보신전쟁’의 희생자 추모 시설로 신사를 세우도록 했다. 애초 ‘동경 초혼사’(도쿄 쇼콘샤)였던 이름이 1879년 ‘나라를 평화롭게 한다'는 뜻의 야스쿠니로 이름을 바꿨다. 야스쿠니신사 누리집은 “오로지 ‘나라의 태평함’을 일념으로 존귀한 생명을 바친 이들의 혼령들이 모셔져 있으며 그 수가 246만6천기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신사에서 ‘신’이 된다. 우선 합사될 이들의 이름과 계급, 전몰 일시·장소 등이 적힌 ‘영새부’를 만든 뒤, 초혼식을 통해 이 명부로 죽은 이들의 영혼을 불러들인다. 이어 ‘신체’로 불리는 신성한 거울과 칼에 영혼을 옮기는 의식을 통해 죽은 이들이 하나로 합사돼 신으로 받들어진다.
문제는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내전 희생자뿐 아니라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제1·2차 대전 등 침략전쟁에서 숨진 군인·군속·종군 간호사·근로동원 학생·민간인 등의 혼령까지 합사돼 신으로 대우받는다는 데 있다. 특히 1978년엔 태평양전쟁 당시 총리였던 도조 히데키 등 에이(A)급 전범 14명이 합사됐다. 이 때문에 일본 총리를 비롯한 주요 정치인 등이 전몰자 추도를 명분으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나설 때마다 ‘에이급 전범’과 침략전쟁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에이급 전범’ 혼령만 분사하자는 제안이 있지만, 야스쿠니신사의 최고책임자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오쓰카 궁사에 따르면, ‘합사된 영혼’은 하나하나가 ‘그릇에 담긴 물’과 같아서 에이급 전범에 해당하는 특정 ‘물’만 꺼낼 수 없다는 게 신사들이 가진 인식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 1985년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에이급 전범 분사를 타진했지만 야스쿠니신사 쪽이 거부했다. 전직 자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최측근이 자민당 쪽에 ‘분사 가능성’을 타진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야스쿠니신사 쪽은 2004년 “설령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이들의 모든 유족들이 찬성하더라도 분사는 있을 수 없다”고 공식 견해를 내놓은 뒤 이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야스쿠니신사 쪽 견해에 발을 맞춰 왔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하야시 요시마사 후보는 에이급 전범 분사와 관련해 “거리낌없이 두 손을 모을 환경을 만드는 게 정치의 책임 가운데 하나”라며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후보였던 모테기 도시미쓰 후보도 “(에이급 전범 합사로 인해) 천황(일왕) 폐하가 두 손을 모을 수 없는 상황은 변해야 한다”며 이에 동조하는 뜻을 드러냈다. 반면 다카이치 후보는 “분사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200m를 5km 돌아가” “버스 2시간 갇혀”…‘서울 마라톤’ 피로감 폭발
- 국힘 “재판 재개하라” 고성에…이 대통령 “제가 계속해도 되겠습니까”
- 윤석열 변호인 “사형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헌정 질서 무너뜨렸는데
- ‘오늘 주식 팔면 내일 입금’…2028년 하반기부터
- ‘국민 아버지’ 최불암 영면…유족·추모객 눈물 속 작별
- 방치된 중환자, 유기돼 ‘미라화 주검’ 되기까지…미등록 이주민의 비극
- 한학자 보석 중 가평 시설 오갔나…법원, 보석 조건 위반 확인 나서
- [단독] 문체부도 ‘다문화 지원’ 실태 파악….이 대통령 언급 뒤 정부 부처 나서
- 서울 도심 마라톤, 버스노선 190개 마비…오세훈 “내년 대회 원점 재협의”
- 8만원 한국시리즈 티켓, 893만원에 팔다니…매크로 싹쓸이 일당 잡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