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부터 포켓몬카드까지…서울옥션이 판 벌였다

배문규 기자 2026. 11. 2. 16: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브닝 세일에 출품된 김환기 ‘30-XI-71 #212’. 서울옥션 제공

서울옥션이 1000여점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옥션쇼’를 2주에 걸쳐 연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김환기의 작품부터 포켓몬카드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경매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서울옥션은 오는 1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2026 AUCTION SHOW’를 연다고 2일 밝혔다. 2주간 12개 경매와 전시·브랜드 팝업 8개,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 등이 이어진다.

중심은 23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이브닝 세일이다. 34점, 약 190억원 규모가 출품된다.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30-XI-71 #212’(1971)가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가로 152㎝의 긴 화면을 푸른 점들이 채우고, 노란색과 붉은색 점들이 띠를 이루며 리듬을 만든다. 하한 추정가는 28억원이다. 서울옥션 측은 오랫동안 작품을 보유해온 소장자를 설득해 출품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2006)은 실제 나비로 구성한 높이 292㎝의 회화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화려함 속에 생명의 유한성을 드러낸다. 하한 추정가는 24억원이다. 인물과 해변 풍경을 나란히 그린 알렉스 카츠의 ‘Split 7 (Tarajia)’(2014)는 하한 추정가 12억원에 경매 시장에 처음 나온다. 이우환의 ‘점으로부터’(1977)는 하한 추정가 12억5000만원, 구사마 야요이의 ‘Flowers (1)’(1997)은 추정가 9억~16억원에 출품된다.

이브닝 세일에 출품된 데이미언 허스트의 ‘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2006). 서울옥션 제공
이브닝 세일에 출품된 알렉스 카츠 ‘Split 7 (Tarajia)’. 서울옥션 제공

24일 컨템포러리 데이 세일은 73점, 약 41억원 규모다. 소설 <주홍글자>에서 출발한 우국원의 ‘Hester’(2023), 간결한 붓질로 오리를 그린 이강소의 ‘From an Island - 99064’(1999)가 각각 하한 추정가 1억1000만원, 6000만원에 나온다.

경매와 별도로 ‘모던(MODERN)’ 전시에서는 총 500억원 이상 규모의 국내외 근대 거장 작품을 선보인다고 서울옥션 측은 밝혔다. 피카소의 ‘인물’(1971)은 아흔 무렵 그린 회화로, 옆모습의 코와 정면을 향한 눈을 한 얼굴에 담았다. 샤갈의 ‘검은 달’(1968~1971)은 짙푸른 화면에 마을과 공중에 떠 있는 인물·동물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김환기의 ‘무제’는 외조카 서근영을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초상화다.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세일러복을 입은 모습으로, 윤형근의 유족이 오랫동안 소장해왔다. 박수근의 ‘빨래터’, 이중섭의 ‘황소’ 등 거장들의 상징적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데본 드 자댕 ‘WHERE THE LIGHT FALLS’. 서울옥션 제공

미국 작가 데본 드 자댕의 개인전에서는 신작 회화·드로잉과 세븐틴 디에잇의 커버 아트 협업 판화를 선보인다. 두터운 매니아층이 있는 포켓몬 카드 전시에서는 반 고흐 미술관 협업 카드 100장, 뭉크의 ‘절규’를 재해석한 카드 5종 세트 등을 공개하고 프라이빗 세일도 진행한다.

옥션쇼는 경매를 중심으로 출품작을 미리 보는 프리뷰와 전시, 개별 협의로 거래하는 프라이빗 세일, 브랜드 팝업과 문화행사를 결합한 형식이다. 화랑이 주축인 아트페어처럼 경매사도 작품 감상과 거래가 함께 이뤄지는 장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포스터·판화·공예품·주얼리 등 경매 품목을 넓히고 일부 작품의 시작가를 0원이나 1만원으로 정해 첫 소장을 유도한다.

미술시장의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도 기획 배경이다. 윤현식 서울옥션 해외전략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술시장이 2024년 저점을 찍고 올해 초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봤지만, 최근 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려 회복 속도가 다시 더뎌졌다고 설명했다. 호황기에 유입됐던 컬렉터들이 상당수 떠난 만큼,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여 시장 저변을 넓히는 것이 행사의 주요 목적이라는 것이다.

서울옥션은 이번 행사를 시험 무대로 삼아 향후 여러 업체가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엑스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으로 장소를 넓히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입장권은 2만2000원으로 행사 기간 재방문할 수 있다.

서울옥션이 개최하는 ‘2026 AUCTION SHOW’ 포스터.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