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커스] ‘고난과 역경’ 고려인이 일군 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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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는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정착한 우리 동포 고려인 12만 명이 살고 있다. 그 역사의 시작은 연해주를 출발해 6600㎞를 달려 1937년 10월 우슈토베역에 처음 도착한 화물열차였다.
고려인들은 역경을 딛고 척박한 땅에서 민족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성장했고 지금은 카자흐스탄의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칭송이 자자하다.
고려인들은 그간 '한-카자흐스탄 교류 협력'에서도 눈부신 가교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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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는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정착한 우리 동포 고려인 12만 명이 살고 있다. 그 역사의 시작은 연해주를 출발해 6600㎞를 달려 1937년 10월 우슈토베역에 처음 도착한 화물열차였다. 그날의 의미를 미래 세대와 함께 되새겨 보기 위해 알마티에 거주하는 우리 청소년 30여 명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우슈토베역에 서니 얼마 전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만난 고려인 동포 1세대 황마이 원로가 전한 경험담이 떠오른다. 침대 4개뿐인 열차 칸에 여덟 가족이 북적이고 누울 곳도 먹을 것도 턱없이 부족했다. 문도 제대로 없는 화물열차 안에서 추위와 여독에 지친 노인들은 죽어 갔고, 삽조차 없던 고려인들은 열차가 설 때마다 알 수 없는 언 땅에 돌무덤을 만들어 부모를 매장했다. 무료함에 지친 아이들은 난간에 걸터앉아 놀다가 갑자기 출발하는 열차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무심한 열차는 멈추지 않았고, 한순간에 자식 잃은 부모의 울부짖음은 당시 7세였던 어린 가슴에 죽음을 각인시켰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들, 기찻길에서 잃어버린 동무들과 부르던 애달픈 노래들이 9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
이제 바슈토베 언덕을 오른다. 바람도 그칠 데 없는 황량한 벌판. 우슈토베역에서 내린 고려인들이 7㎞를 걸어 토굴을 짓고 겨울을 지낸 곳이다. 급히 챙겨온 밀가루도 바닥나고 얼마 없는 된장에 풀을 뜯어 묽게 끓여가며 허기를 달래는 나날이었다. 두려움과 경계에 당시 카자흐스탄의 주민들은 멀리서 빵이나 쿠르트(동물 젖을 말려 동그란 모양으로 만든 간식)를 던져주기도 하고 땅을 일굴 농기구들을 빌려주기도 했다. 두려움과 고난의 시기였지만 또한 카자흐스탄인들의 포용과 관용에 대한 감사를 느끼게 된 시기였다고 한다.
고려인들은 역경을 딛고 척박한 땅에서 민족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성장했고 지금은 카자흐스탄의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칭송이 자자하다. 카자흐스탄 전체 인구의 0.6%에 불과하지만, 카자흐스탄 제1의 부호로 손꼽히며 핀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카스피(Kaspi.kz) 그룹의 김 베체슬라브를 비롯해 김 블라지미르(광물), 오가이 에두아르드(금속), 김 에두아르드(유통) 등은 영향력 있는 기업가로 포브스지가 선정한 부호 명단에 매년 등재되고 있다. 또 최근 실시한 쿠릴타이(우리의 국회)에도 여럿 진출했으며 의료·문화예술·학술 등 각 분야에서 걸출한 성과를 드러내는 고려인을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고려인들은 그간 ‘한-카자흐스탄 교류 협력’에서도 눈부신 가교역할을 해왔다. 최근 성공리에 개최된 양국 정상회의 결과에도 반영됐듯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인 상생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는 데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자흐스탄의 10월은 고려인에게 고난과 극복, 희생과 감사를 되새기는 시기이다. 아프지만 소중한 과거의 기억을 미래를 이끌 차세대 동포들과 공유하고 이들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는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
2027년은 고려인 정주 9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고통에서 기회를 만든 한민족의 정신적 유산과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의 희생정신을 기억하며 버티고 성장해온 고려인의 삶을 기리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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