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점유율 73% 장악…K배터리 점유율은 4.1%p 하락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 가까이 성장했지만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졌다. 중국 업체 7곳이 세계 시장의 73%를 차지한 반면 한국 3사의 점유율은 12.6%까지 떨어졌다. 특히 삼성SDI는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9월 세계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994.5GWh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9월 사용량은 145.1GWh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율은 15.8%로 8월(18.3%)보다 둔화했다.
지역별 성장세는 엇갈렸다. 중국은 올 1~9월 배터리 사용량이 567.8GWh로 16.2% 증가했다. 유럽과 중국 제외 아시아는 각각 33.1%, 74.1% 성장했다. 남미도 176.8% 늘었지만 북미는 85.9GWh로 24.3% 감소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은 52.5%에서 57.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16.7%에서 12.6%로 4.1%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급량은 81.9GWh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쳐 3위를 유지했다. 점유율은 9.8%에서 8.2%로 낮아졌다. 유럽과 아시아 사용량은 각각 13.2%, 49.4% 증가했지만 북미에서 44.9% 감소했다.
SK온 배터리 공급량은 28.3GWh로 18.1% 감소하며 8위에 머물렀다. 점유율은 4.2%에서 2.8%로 하락했다. 특히 북미 사용량이 14.2GWh에서 7.6GWh로 46.7% 급감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 공장 일부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9GWh 규모 공급 계약을 확보하며 수요처 다변화에 나섰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세계 10위에서 올해 1~9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10위 REPT의 사용량은 24.2GWh, 11위 선와다(Sunwoda)는 23.0GWh다. 삼성SDI의 정확한 사용량과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1월 사용량이 24.4%, 1분기에는 27.7%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반면 세계 1위 CATL은 389.2GWh로 24.9% 성장하며 점유율을 37.5%에서 39.1%로 끌어올렸다. 2위 BYD는 150.9GWh로 7.4%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16.9%에서 15.2%로 하락했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54.3%로 세계 시장의 절반을 넘었다.
중국 후발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고션하이테크(Gotion)는 50.3GWh로 48.1% 성장해 4위에 올랐고 CALB는 50.1GWh로 5위를 차지했다. EVE는 36.0GWh로 60.4% 증가해 6위, SVOLT는 25.7GWh로 9위에 올랐다. REPT는 118.7% 급증한 24.2GWh로 10위에 진입했다.
BYD는 중국 내수 부진을 해외 판매로 만회하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 사용량은 104.9GWh로 7.1% 감소했지만 해외 사용량은 45.9GWh로 66.8% 증가했다. 중국 업체 7곳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69.5%에서 올해 73.0%로 3.5%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한국 업체들은 북미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해 ESS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전기차용 생산설비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삼성SDI도 ESS용 배터리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생산라인 전환과 고객사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