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서사하라서 35년만에 철수…50년 영토분쟁 새 국면

김범수 기자 2026. 11. 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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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북아프리카 서사하라 지역에서 35년간 이어온 평화유지 활동을 끝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에 따르면 '유엔 서사하라 주민투표 지원단'(MINURSO)의 활동 연장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부결됐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서사하라에서 유엔이 철수하면 "감시와 긴장 완화 기능이 사라지면서 역내 안정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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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유지단 임무 연장안 유엔 안보리서 부결
옥스팜 "감시 사라지면서 역내 불안 커질 것"
서사하라 폴리사리오 전선의 독립운동 35주년 기념행사에서 병사들이 행진하고 있다. 2015.1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범수 기자 = 유엔이 북아프리카 서사하라 지역에서 35년간 이어온 평화유지 활동을 끝냈다. 전문가들은 약 50년간 영토 분쟁이 지속돼 온 이 지역에서 유엔이 철수 절차에 들어가며 역내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에 따르면 '유엔 서사하라 주민투표 지원단'(MINURSO)의 활동 연장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부결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부터 임무단이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서사하라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모로코는 이번 결정을 환영한 반면, 토착민 사하라위족의 독립운동 세력인 '폴리사리오 전선'은 우려를 표명했다.

서사하라(Western Sahara)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탈식민지 분쟁지역 가운데 하나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이 지역은 1975년 스페인이 철수한 뒤 갈등이 본격화했다.

당시 모로코는 역사적 연고를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했다. 반면 폴리사리오 전선은 1976년 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SADR) 수립을 선포하고, 주민 자결권을 주장하며 유엔 감시 아래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요구해 왔다.

양 세력은 1991년 유엔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다. 유엔은 휴전을 감시하고 서사하라의 주민투표를 준비하기 위해 MINURSO를 창설했다.

유엔은 오랫동안 서사하라 주민들이 독립과 모로코 편입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주민투표를 해법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유권자 범위를 둘러싼 이견으로 주민투표는 35년간 한 번도 실시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31일,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모로코인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정을 축하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서사하라에 대한 모코로의 자치안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2025.10.31 ⓒ AFP=뉴스1

MINURSO의 활동 연장안은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며 부결됐다.

지난달 30일 미국은 MINURSO 활동을 1년 연장하는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다만 임무에서 '주민투표'를 삭제하고 모로코의 서사하라 자치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구상에 따르면 서사하라는 내부 문제를 자체적으로 관리하되 모로코의 주권 아래 남게 된다.

러시아는 MINURSO의 기존 성격을 바꾸지 않고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안을 제안하며 미국 측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 결의안 역시 부결됐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미국이 수십 년간 모로코에 군사·외교적 지원을 제공해 왔다고 짚었다. 미국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0년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주권을 인정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서사하라에서 유엔이 철수하면 "감시와 긴장 완화 기능이 사라지면서 역내 안정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모로코에서 활동하는 역사학자 셀림 발루아티 라클루피는 앞으로 모로코가 서사하라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강대국들이 지지하면서 모로코의 국제적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며 "서사하라에 대한 논의가 점차 모로코 주권 아래 자치권을 부여하는 해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mag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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