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뛰자 인텔 PC 사업 휘청… ‘AI 거품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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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부상했던 인텔이 하루에 30% 가까이 급락하며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에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샌디스크(―13.5%), AMD(―10.9%) 등 다른 AI 기업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동안 인텔은 PC 시장 위축과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에 직면했다.
1980년대 중반 D램 사업에서 철수하고 중앙처리장치(CPU) 중심 기업으로 변모한 인텔은 이번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악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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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주력’ 인텔 되레 판매 부진
PC사업 매출 전분기보다 9% 줄어
AI 투자경쟁에 수익성 우려 확산
국내 증시도 반도체주 충격 우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동안 인텔은 PC 시장 위축과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에 직면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양날의 검’이 돼 같은 반도체 산업에서조차 기업 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 메모리 호황, PC용 CPU엔 악재

52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1980년대 중반 D램 사업에서 철수하고 중앙처리장치(CPU) 중심 기업으로 변모한 인텔은 이번에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악재가 됐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65억 달러(약 22조2750억 원), 영업이익은 3배 이상 늘어난 약 25억 달러(약 3조3750억 원)로 호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4분기 매출 전망치가 150억∼16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70억 달러를 밑돌았다.
실적 전망 악화의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에 따른 PC 사업 부진이 있다. 3분기 PC 사업 매출은 81억 달러(약 10조9350억 원)로 전 분기보다 9%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생산에 집중하면서 PC용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진 영향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PC 가격 인상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인텔의 CPU 수요까지 압박하고 있다. 인텔은 세계 PC 출하량이 올해 12%, 내년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 “앤스로픽 상장 후 신용등급 ‘투기’ 가능성”… AI 자금 조달 경고등

지난달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의 121.4%를 투자에 썼다고 밝히자 29, 30일 이틀간 13.9% 급락했다. 영업으로 번 돈보다 더 많은 돈을 AI 인프라에 썼다는 의미다. 알파벳은 올해에만 최대 2050억 달러(약 276조7500억 원)를 투자에 쓸 계획이다.
이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AI 성장 기대감을 높였던 앤스로픽마저 자금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이 앤스로픽의 IPO 이후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인 ‘BB’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자들에게 전한 내용을 보도했다.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으면 조달 금리가 치솟는다. 앤스로픽이 반도체 등에 쓸 8000억 달러(약 1069조 원) 규모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반도체주 쏠림이 큰 한국 증시도 이달 첫 거래일인 2일 장이 열리면 인텔 주가 폭락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에 상장된 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7.95% 급락했다. 다만 직전 거래일 코스피가 3%대 하락 마감한 만큼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반등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은 빅테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시장의 AI에 대한 불안과 기대 중 어느 쪽을 자극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시간으로 이달 3일에는 애플이, 4일에는 AMD가 실적을 발표한다. 5일에는 ARM과 퀄컴, 18일에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대기 중이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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