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진화하는 북한 '정예' 해커 부대... 위장 취업 후 악성코드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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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역사상 가장 최대 규모인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유력한 배후로 북한이 지목된다. 북한 정부가 양성해 온 정예 해킹 조직은 그동안 가상자산 탈취를 포함한 굵직한 사이버 범죄 사건에 연루돼 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낸스에서 60억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사건의 배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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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위장취업으로 조직 침투... 공격 속도도 빨라져
자산 탈취 넘어 민감정보 공격도 확산

가상자산 역사상 가장 최대 규모인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유력한 배후로 북한이 지목된다. 북한 정부가 양성해 온 정예 해킹 조직은 그동안 가상자산 탈취를 포함한 굵직한 사이버 범죄 사건에 연루돼 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에 힘입어 해킹 기술이 한층 발전해 안보 위협도 더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낸스에서 60억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사건의 배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라고 밝혔다. 범행 주체로는 북한의 해킹 조직인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FBI는 “이들 세력이 탈취한 자산을 이더리움 등으로 환전하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탈중앙화금융(DeFi)과 즉시 교환 서비스를 통해 다른 가상화폐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추가 자금세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금융 분야에 주력하는 북한의 정예 해킹 조직이다.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비트를 대상으로 한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탈취 사건 역시 이 조직의 소행이다. 북한 정찰정보총국 등을 비롯한 정보당국은 십수 년에 걸쳐 우수한 컴퓨터공학과 학생을 선발해 이 같은 해킹 부대를 양성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가상자산을 노리는 이유는 자금 세탁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2024년 유엔 패널 조사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은 북한 외화 수입의 절반가량을 창출했다. 미 국무부는 7월 일본∙독일∙영국 정부 등과의 공동 발표에서 북한이 “국제 제재를 우회하고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을 대기 위해 사이버 범죄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탈취는 이 전략의 중요한 일부분이 됐다”고 밝혔다.

AI 변조로 위장취업... 속은 기업들 쉬쉬하며 피해 커지기도
북한 해킹 조직의 수법은 AI와 만나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FBI의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다른 국가의 기업에 원격 IT 노동자로 위장 취업해 시스템에 접근하거나, 사업 파트너처럼 위장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조직에 침투하고 있다. 시스템보다 사람을 먼저 공략하는 ‘사회공학적 접근’이다.
AI를 이용한 얼굴 및 목소리 위·변조 기술 발전으로 이 수법은 더욱 늘어났다. 미 보안기업 슬로미스트가 지난해 조사한 사건에서 북한 해커들은 한 기업의 소프트웨어 오류 수정 작업 일감을 따냈다. 이들은 겉으로는 정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부에 몰래 악성 코드를 심었다. 리사 자오 슬로미스트 보안 운영 리드는 미 뉴욕포스트에 “이 과정에서 속아 넘어간 기업 직원들은 책임을 피하기 위해 관련 기록을 삭제하거나 사건을 제때 보고하지 않아 사후 대처가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킹 기술 자체도 발전했다. 이전에는 6개월이나 1년에 걸쳐 대략 5~10개의 표적에 집중했던 북한 해킹 조직들이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같은 기간 50~100개의 공격을 한꺼번에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격에서 자금 세탁 속도가 전례 없이 빨랐던 것도 자동화 때문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공격자들은 자금을 단순히 다른 곳으로 전송하는 대신, 여러 개의 가상지갑 사이에서 짧은 시간 동안 수천 건의 자동화된 거래를 발생시켜 자금 추적을 따돌렸다.
FBI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의 공격은 자산 탈취를 넘어 금융 및 기술 기업들의 민감한 정보를 빼내는 활동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이낸스 해킹의 배후가 “북한인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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