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도자기 이어 붙이듯… 해체 위기서 다시 의기투합한 10년차 밴드 ‘아도이’

윤수정 기자 2026. 11. 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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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풍 ‘뉴트로’ 대표주자
英·대만서도 인기… 12월 국내 공연
지난달 29일 정규 3집 ‘코모레비’를 발매한 밴드 아도이. 몽환적인 잔향이 가득한 악풍, 감각적인 앨범 표지를 선보이며 호평받아 왔다. 왼쪽부터 멤버 정다영, 박근창, 오주환, 지. /엔젤하우스

반짝이는 성과를 내는 밴드는 많지만, 오래 자신만의 색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다. 2017년 데뷔한 4인조 밴드 ‘아도이’는 홍대 인디 씬에서 후자를 달성한 이름으로 통해왔다. 몽환적인 신시사이저 연주를 앞세운 특유의 악풍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 곳곳에 팬층을 쌓았다. 대표곡 ‘원더’의 스포티파이 재생 수는 2000만회를 넘겼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이들은 뜻밖의 고백을 했다. 지난달 29일 3년 만의 정규 3집 ‘코모레비’(KOMOREBI)가 “사실은 해체 위기를 겪고 나온” 음반이라는 것. 본래 앨범명 후보도 표면의 갈라진 흔적을 하나의 무늬처럼 남기며 깨진 도자기를 이어붙이는 일본 공예 ‘킨츠기’(KINTSUGI)였다. 리더 오주환(43·보컬·기타)은 “각자 지향하는 삶의 방향과 음악이 달라지면서 해체를 고민했지만 공연을 계속 이어나가며 차츰 균열이 복원됐다”고 했다. 바뀐 앨범명 ‘코모레비’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란 뜻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아도이는 그간 향수를 부르는 노래들과 독특한 앨범 아트워크로 국내 인디 음악계 뉴트로(New+Retro) 인기의 대표 주자로 꼽혀왔다. 이번 신보의 11곡에도 보코더(Vocoder)로 변조한 목소리, 잔향을 잔뜩 품은 신시사이저와 보컬, 진득한 색소폰 등 1980~90년대 팝을 연상시키는 소리가 가득하다. 멤버 지(ZEE·39·신시사이저)는 “멤버들이 옛날부터 좋아해 온 취향들이 요즘 세대에게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레트로 유행의 본질인 것 같다”고 했다.

타이틀곡 ‘키즈 리턴’은 기타노 다케시의 동명 영화 속 “바보야, 아직 시작도 안 했어”라는 명대사에서 출발했다. 오주환은 “우리나라는 가끔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사회 같다”며 “‘괜찮아, 네 실수가 아니야. 우리는 모두 너를 사랑해’라는 위로를 노래로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 음악에서 소리만큼이나 중요하다”(멤버 박근창·39·드럼)고 강조한 앨범 아트워크는 날지 못하는 도도새를 그린 연작으로 유명한 김선우 작가에게 맡겼다.

이들은 데뷔 때부터 상업적 성공과 독창성을 함께 추구한다는 뜻의 ‘커머셜 인디’를 팀의 수식어로 내세웠다. 오주환은 “인디밴드라고 상업적인 걸 꺼리는 게 오히려 이상해 보였다. 그 테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이들이 데뷔 초부터 대부분 가사를 영어로 쓰며, 영국·대만·태국 등 다양한 나라를 돌며 공연하는 이유다. 다만 “이전보다 공연장을 계속 키워야 한다는 압박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 오주환은 “500석도 누군가에겐 꿈의 크기일 수 있다, 지금의 우리 모습을 인정하고 즐기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내년으로 다가온 데뷔 10주년에 대해선 “드디어 3집을 처음 받아보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멤버 정다영(39·베이스)은 “이스턴사이드킥 출신인 오주환을 비롯해 멤버 모두 다른 밴드를 거쳐왔지만 3집은 단 한 번도 못 내봤다”며 “1·2집만 내고 사라지는 밴드가 정말 많기에 10년이 정말 대견하다”고 했다. 12월 19~20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4년여 만의 단독 공연을 여는 이들은 “우리 신곡이 많은 이들의 일상에 스며들었으면 한다. 한 시기의 추억이 함께 가는 노래는 오래 살아남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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