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社 151곳 첫 공개… 증권사 앱엔 꼬리표

최형석 기자 2026. 11. 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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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코스피 96곳 코스닥 55곳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 한국거래소

1일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회사 장부상 순자산에 크게 못 미치는 저PBR 기업 명단 151곳을 처음 공표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1배를 밑돌면 주식시장이 매긴 회사 가치가 장부상 재산보다 작다는 뜻이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거래소가 내놓은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 후속 조치다. 명단은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내년 5월 첫 거래일 전날까지 걸린다. 증권사 거래 시스템(HTS·MTS) 종목명에도 ‘저PBR’ 태그가 붙는다. 일종의 경고 표시로 해당 기업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주주 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독려한다는 차원이다. 거래소는 공표 기업을 상대로 내년 맞춤형 컨설팅을 하기로 했다.

◇대기업집단 계열사 41곳 포함

지난달 22일을 기준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생긴 곳 등을 뺀 2431곳이 대상이었다. 이 중 185곳이 1차로 뽑혔다. 업종마다 PBR 수준이 달라 비슷한 사업끼리 묶어 줄을 세웠다. 화학과 철강은 소재, 건설과 운송은 산업재로 묶는 식이다. 그렇게 세운 줄에서 최근 3년(6반기) 동안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10% 안에 머문 기업을 골라냈다. 개선계획을 낸 34곳이 1년 유예를 받아 최종 151곳(6.2%)이 남았다.

그래픽=박상훈

코스피 96곳 중에는 화학⋅철강 등 소재가 23곳, 운송⋅건설 등 산업재가 22곳, 유통⋅차부품 등 자유소비재가 18곳을 차지했다. 코스닥 55곳에서는 정보기술이 17곳으로 가장 많았다. 151곳 PBR 평균은 0.25배, 가장 낮은 곳은 코스피 SUN&L로 0.06배였다. 151곳 가운데 148곳(98%) PBR이 0.5배를 밑돌았다. 주가가 장부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명단에는 29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41곳이 포함됐다. 평균 PBR은 0.24배였다. 롯데는 롯데하이마트(0.15배)와 롯데쇼핑(0.17배), 롯데케미칼(0.18배)이, 태광은 대한화섬(0.19배)과 흥국화재(0.2배), 태광산업(0.23배)이 올랐다. 신세계와 현대자동차, 코오롱, 삼양, 한솔, SM, 유진, KCC는 각각 두 곳이었다.

이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지주회사가 열 곳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이 자산의 대부분인데 그 자회사가 따로 상장돼 있으면 같은 사업 가치가 두 곳에 겹쳐 반영돼 지주회사 주가가 깎인다. 한솔은 한솔제지와 한솔홀딩스가, 삼양은 삼양사와 삼양홀딩스가 나란히 올랐다.

◇“배당, 자사주 소각도 PBR 상승엔 한계”

금융위는 지난 3월 ‘주가 누르기’ 기업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잉여현금을 쌓아두고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에 미온적인 기업을 드러내 압박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당장 PBR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가장 손쉬운 수단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자기자본, 즉 PBR의 분모를 덜어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분자인 시가총액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배당을 하면 빠져나간 현금만큼 주가가 내려갈 수 있고,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해도 회사에서 빠져나간 현금만큼 시가총액이 줄어든다. 주주 환원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거나, 시장 수급 상황이 좋지 않으면 PBR은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 이 제도가 기업 ‘망신주기’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거래소의 선정 기준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코스닥 에코심플렉스의 PBR은 0.4배로 명단에서 매우 높은 축인데도 선정됐다. 이 회사가 속한 유틸리티 업종에 상장사가 네 곳뿐이기 때문이다. ‘저PBR기업 선정 등에 관한 지침’은 코스닥 업종에 상장사가 열 곳이 안 되면 그 업종에서 PBR이 가장 낮은 한 곳을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PBR이 상대적으로 높아도 꼴찌라는 이유로 명단에 포함되는 것이다.

기업들은 거래소 지침에 꼴찌 조항이 포함된 것에 불만을 표한다. 업종 분류가 없는 기업은 시장 전체에서의 비율로 재고, 업종 규모가 작은 기업은 비율 대신 꼴찌로 뽑아 더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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