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에이지 슈터’ 임진한 “골프 레슨 10시간도 안 힘들어”[이헌재의 인생홈런]

이헌재 스포츠부장 2026. 11. 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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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 여주 페럼CC에서는 한 스포츠용품 회사가 주최한 자선 골프 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의 중심에는 '골프 레슨의 신'으로 불리는 임진한 프로(69)가 있었다.

아마추어를 위한 골프 레슨은 물론 김국진, 신동엽, 이종범 등 연예계와 스포츠계 셀럽 등과 함께하는 라운드가 인기 있다.

임 프로는 "67세 때 66타를 치면서 처음 에이지 슈트를 한 뒤 요즘도 종종 한다. 하지만 인생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실수를 피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럴수록 인내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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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한 에이지슈터 대표가 지난달 자선 골프 대회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임 대표는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50대 교습가(미국 제외)에 두 번 선정된 바 있다. 데상트코리아 제공
이헌재 스포츠부장
지난달 경기 여주 페럼CC에서는 한 스포츠용품 회사가 주최한 자선 골프 대회가 열렸다. 약 100명이 참가한 대회의 모든 수익금은 서울대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주최사도 1억 원을 기탁했다.

이 행사의 중심에는 ‘골프 레슨의 신’으로 불리는 임진한 프로(69)가 있었다. 임 프로는 이날 라운드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대회에 출전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레슨을 했다. 임 프로는 “살아오면서 골프에 진 빚이 많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하니 시간이 되는 대로 좋은 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후원회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임 프로는 “나라의 희망은 어린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바빠도 어린이병원에 힘이 되는 일에는 나서려 한다”고 했다.

임 프로는 일흔 가까운 나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피부엔 윤기가 넘치고, 모발도 풍성하다. 임 프로는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며 살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며 웃었다.

휴대전화 캘린더를 보니 빈 날이 거의 없다. 올해는 물론 내년 초반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그만큼 여전히 그를 찾는 사람이 많다. 임 프로는 방송 출연과 함께 각종 행사와 강연에도 나선다. ‘에이지슈터’라는 이름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20년 넘게 같은 골프 연습장에서 꾸준히 개인 레슨도 하고 있다.

골프 유튜브계의 베스트셀러 ‘임진한 클라스’도 6년째 이어가고 있다. 구독자 수가 52만8000여 명에 이른다. 아마추어를 위한 골프 레슨은 물론 김국진, 신동엽, 이종범 등 연예계와 스포츠계 셀럽 등과 함께하는 라운드가 인기 있다. 세계 100대 코스를 찾는 방송을 위해 해외에도 종종 나간다. 임 프로는 “꽤 오래전부터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런데 그게 좀처럼 잘되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다”고 했다.

골프 교습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선수 시절 그는 꽤 알아주는 실력자였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5승을 거뒀고, 전성기를 지나 30대 중반에 진출한 일본 투어에서도 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은퇴 후에는 선수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강욱순, 박인비, 배상문, 양용은, 허석호 등 미국과 일본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던 선수들이 그의 제자다. 안병훈도 중학생 때까지 가르쳤다. 그러다가 20여 년 전부터 프로 선수들을 지도하지 않고 아마추어 레슨으로 방향을 틀었다. 임 프로는 “프로 선수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내 인생도 함께 걸어야 했다. 좋은 후배 교습가들도 많이 나오던 상황이라 ‘아마추어들과 즐겁게 골프를 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아마추어 골퍼를 가르치는 일은 그에겐 ‘천직’이었다. 임 프로는 “언젠가 한 번 관상을 잘 본다는 스님과 차를 마신 적이 있었다. 그 스님이 ‘선생으로 아주 좋은 관상’이라고 말해 준 적이 있다. 지나고 보니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며 웃었다.

그 역시 사람인지라 레슨이 힘들 때도 있다. 그런데 레슨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힘든 걸 잊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고 한다. 임 프로는 “선수 때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다. 리어카 두 대에 가득 실은 공을 쳐가면서 프로가 됐다”며 “그런데 지금은 내 레슨을 받고 좋아지는 골퍼들을 볼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을 느낀다. 하루 10시간씩 레슨을 해도 골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힘든 게 싹 사라진다”고 했다. 그는 상대가 누구든 성심성의를 다한다. 뒤에서 쳐다보는 게 아니라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어 공을 놔준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필드에 서는 그이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골프는 그중 한 번 정도다. 필드 레슨을 나갈 때 동반자의 공이 잘 맞지 않으면 그는 자신의 클럽을 집어넣고 오직 레슨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워낙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터라 종종 ‘에이지 슈트’(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를 친다. 임 프로는 “67세 때 66타를 치면서 처음 에이지 슈트를 한 뒤 요즘도 종종 한다. 하지만 인생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실수를 피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럴수록 인내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했다.

그의 마지막 목표는 골프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엘리트 골프 선수를 키우는 것을 넘어 지도자 양성, 골프 산업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까지 아우르는 전문 교육 기관이다. ‘69세 청춘’인 그는 여전히 큰 꿈을 꾼다.

이헌재 스포츠부장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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