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달린 선수단과 야구장 붉게 물들인 팬들…신났던 10월의 주인공, KIA 야구가 끝났다[스경x현장]

김은진 기자 2026. 11. 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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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뒤 득점한 주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스포츠경향 대구 | 김은진 기자] KIA는 지난 9월29일 KT전부터 운명의 대결을 치러왔다. 아시안게임 종료 직후, 정규시즌 3위를 놓고 LG와 치열해진 싸움 속에 강팀들과 매일 격전을 치렀다. KT에게 3연패 했지만 잠실에 가서 LG와 맞대결 3경기를 전부 이기는 과정에서 김도영의 홈런쇼로 선수단과 팬들 모두 연일 도파민이 터졌다.

10월, KIA는 신나게 달렸다.

운명의 LG 3연전 시작이었던 10월3일부터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12일 LG전까지 7승2패를 거두고 3위를 차지해 준플레이오프로 나간 KIA는 다시 LG를 만난 준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승을 거둬 플레이오프로 나섰다. 정규시즌 2위 삼성을 1차전에서 꺾고 2·3차전 패배 뒤 4차전에서 다시 꺾은 KIA는 승부를 최종전까지 몰고갔다. 그러나 힘이 부쳤다. 1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삼성에 1-6으로 진 KIA는 올시즌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KIA 김선빈이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루로 슬라이딩, 세이프 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한 달 이상을 매경기 ‘지면 끝’인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같은 접전을 치렀다. 투수들은 연투를 밥 먹듯 했고 타자들은 쉬질 못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등에 공을 맞고 어깨가 베이스에 밀렸던 김선빈을 5차전에 앞서 이범호 감독은 여러 번 상태 체크했다. 김도영은 4차전 승리 뒤엔 매우 힘들어했다.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KIA를 플레이오프까지 끌고온 김도영은 쉬지 않고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결정적인 타격에 주루, 명수비까지 펼쳤다. 지쳐도 언제나 이기면 즐거운 김도영이지만 4차전 뒤에는 인터뷰 하면서 “힘이 없다”고도 했다.

매일 불펜 대기하는 투수들도 마차가지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72경기를 던진 조상우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 나가면서 매일 대기했다. 마무리 전상현은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멀티이닝을 밥 먹듯 던졌다. 등판하지 않은 투수들도 불펜 안에서 준비하며 카운트 되지 않은 투구 수가 매일 쌓였다. 몸이 멀쩡한 선수를 찾기 어려웠다.

KIA 전상현이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투구 중 포수 김태군과 이야기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마지막 패배는 너무 아쉽지만 그동안 달려온 길은 신나는 여정이었다. 당초 KIA의 가을야구 질주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2024년 통합우승 했지만 지난해 부상자가 속출한 끝에 8위로 추락했던 KIA는 올시즌 개막 전 예상에서 5강 안에 들지 못했다. KIA가 지난해처럼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지만 KIA는 반격했고, 가을에는 질주했다. 마지막 싸움에서 3위를 따냈고 플레이오프까지 간 KIA는 5차전까지 질긴 승부를 펼쳤다. 광주와 잠실과 대구의 관중석을 붉게 물들여준 팬들과 함께 신나는 10월을 만들었다. 2026년 KBO리그 가을야구, 10월의 주인공은 단연 KIA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5차전을 마친 뒤 선수단과 미팅을 가졌다. 마지막이 돼버린 이날 경기에서는 확연하게 힘이 부족했다. 패배의 아쉬움에 표정이 굳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고개 숙인 선수들에게 이범호 감독은 모두 맡은 자리에서 잘 해줬고 고생 많았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선수들 너무 고생 많이 했고 우리가 가진 것 이상으로 좋은 경기 많이 했다. 올해를 교훈 삼아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잘 준비해서 채워가면 내년 시즌 또 도전하는 시즌을 만들 수 있다. 선수들이 가진 실력을 더 키워서 내년엔 한국시리즈 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보겠다”라고 했다.

KIA 선수단이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 뒤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주장 나성범은 “더 하고 싶었는데 아쉽고, 오늘 제가 좀 더 집중해서 많이 살아나갔다면 분위기가 바뀌었을텐데 모두에게 미안하다. 오늘 경기 잊지 않고 겨울부터 준비 잘 해서 내년에는 꼭 마지막까지 야구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KIA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9월말부터 시작됐다. 가장 오래 포스트시즌을 치른 KIA로 인해 프로야구의 10월이 신나게 흘러갔다. 김도영의 ‘드레스코드’ 한 마디 요청에 KIA 팬들은 화답하며 타 팀 팬들도 감탄할 만큼 눈이 휘둥그래질 역대급 응원을 펼쳐 큰 화제를 낳았다. KIA의 역동적인 승부에 팬들이 움직였고 KIA 팬들의 단합에 프로야구의 가을이 바뀌었다. 가을야구, 신나게 놀고 KIA는 물러난다.

대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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