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현장 “가로세로장사연구소 만들겠다”···가세연 스튜디오 ‘점령’
“압류 비품 경매 나오면 모두 살 것”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스튜디오에 뜻밖의 인물이 등장했다. 검은색 패딩을 입은 남성이 태극기와 성조기, 각종 책과 상패가 진열된 책장 앞 방송석에 앉아 두 팔을 활짝 벌린다. 가세연 김세의 대표가 아니라 유튜브 ‘장사의 신’을 운영하는 사업가 은현장씨다.
은씨는 11월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충격단독] 장사의신 나락보낸 가세연 김세의 회사, 물건, 직원까지 싹다 매수’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의 섬네일에는 ‘충격 단독’과 ‘가세연 스튜디오 점령’, ‘가세연 직원이 찍어줌’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충격단독’은 김세의 대표가 진행하던 가세연 방송에서 즐겨 사용하던 표현이다. 빨간색 바탕에 굵은 흰색 글씨를 배치한 디자인도 가세연의 과거 섬네일을 연상시킨다. 자신을 공격했던 가세연의 방송 문법을 그대로 가져와 김 대표를 조롱한 일종의 패러디다.
약 14분 36초 분량의 영상에는 은씨가 가세연 사무실을 둘러보는 과정이 담겼다. 사무실에는 컴퓨터 모니터와 방송용 카메라, 조명, 삼각대 등 촬영 장비들이 남아 있다. 일부 장비에는 빨간 압류표가 붙어 있다. 은씨는 장비들을 살펴보면서 현장 관계자와 감정평가 절차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영상의 백미는 은씨가 가세연의 방송석에 앉는 장면이다. 책상 위에는 마이크와 노트북, 각종 소품이 놓여 있다. 은씨는 김 대표가 진행하던 방송의 구도를 재현하며 카메라 앞에서 진행자처럼 말한다. 제작진은 같은 장소에서 촬영된 김 대표의 과거 방송 장면을 중간중간 삽입해 두 사람의 모습을 대비시켰다.
장난기 섞인 장면도 이어진다. 은씨는 이마에 ‘압류표’라고 적힌 붉은 종이를 붙이고 등장한다. 사무실에서 만난 가세연 직원에게 전화번호를 묻거나 현금을 건네는 모습도 담았다. 영상 제목의 ‘직원까지 싹다 매수’라는 표현을 연출한 장면으로 보인다. 실제 직원의 고용관계가 변경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은씨는 압류된 가세연의 집기와 방송 장비들이 경매에 나오면 모두 사들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대표가 사용하던 방송 장비와 비품을 매입해 ‘가로세로장사연구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존 가세연의 이름과 방송 형식을 자신의 사업 브랜드에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은씨가 가세연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 대표와 김소연 변호사 사이의 채권 분쟁이 있다. 주간경향은 지난 10월 26일 은씨가 법원 집행관들과 함께 가세연 사무실을 찾아 방송 장비와 집기류에 대한 강제집행 현장을 촬영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은씨는 김 변호사에게 위임받은 입회인 자격으로 현장에 동행했다. 김 변호사는 김 대표에게 받지 못한 변호사 수임료가 1억2000여만원에 이른다고 주장해왔다. 강제집행은 해당 채권 추심 절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은씨가 이번 영상에서 보여준 장면은 실제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이지만, 그가 가세연의 방송 장비와 사무실을 소유하게 된 것은 아니다.
은씨와 김 대표의 갈등은 2024년부터 이어져 왔다. 은씨는 가세연의 공격으로 사업과 명예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과 경영권 확보를 추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공격했던 유튜브 채널의 스튜디오에 직접 앉아 ‘충격단독’이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가세연 스튜디오 점령’은 아직 법적 소유권의 변화가 아닌 은씨가 연출한 장면이다.
https://weekly.khan.co.kr/article/202610261359011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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