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교도소 덕분'…소멸 위기 시골마을에 2040 몰렸다

이인혁 2026. 11. 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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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6시30분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한 해물 음식점.

지역사회에선 포항, 대구 등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인원을 제외하고도 최소 1000명의 경북북부교도소 직원과 가족이 청송에 터를 잡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규철 청송군 기획평가팀장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진보면에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전체 물량의 절반을 교도소 직원에게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이미지를 해친다는 비판 여론 때문에 2010년 시설 명칭이 청송교도소에서 경북북부교도소로 바뀌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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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7천 시골에 맘스터치·다이소…교도소가 경제 살렸다
경북북부교도소 들어선 청송군 진보면 가보니
교정 공무원 등 1천여명 이주
교도소에 지역 주민 우선 채용
소멸위기 청송의 '효자'로 변신
거창·영월도 '교도소 효과' 톡톡
지난달 28일 경북 청송군 진보면에 맘스터치,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가 들어서 있다. 교도소 직원이 상권에 몰리며 지역 경제가 활성화됐다. 이인혁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6시30분 경북 청송군 진보면의 한 해물 음식점. 20~40대 젊은 손님이 하나둘 들어오더니 금세 10여 개 테이블이 가득 찼다. 인근 술집엔 대기 줄이 생겼다. 진보면 거리는 인근 여느 읍·면 지역과 달리 사람들로 활기를 띠었다. 맘스터치와 파리바게뜨, 프랭크버거, 피자알볼로, 메가커피, 벤티커피 등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카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구 7000명 남짓 작은 시골 마을인 진보면의 상권을 떠받치는 주역은 인근 경북북부교도소 직원이다. 주민 기피시설이라는 통념과 달리 인구소멸지역인 청송에선 교정시설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청송읍보다 인구 많은 진보면


1일 법무부에 따르면 진보면엔 1981년 준공된 4개 교정시설(경북북부 제1~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이 들어서 있다. 4개 기관의 전체 근무 인원만 약 1200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지역사회에선 포항, 대구 등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인원을 제외하고도 최소 1000명의 경북북부교도소 직원과 가족이 청송에 터를 잡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안정적인 소비력을 갖춘 국가직 공무원이 다수인 만큼 지역 상권은 활성화돼 있다. 청송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진보면 인구(6861명)는 군청 소재지인 청송읍(5244명)보다 많다. 진보시장의 한 상인은 “진보면엔 대형 식자재 마트와 다이소 등이 있어 인근 영양군 주민도 장을 보러 온다”고 했다. 진보면 인구는 작년 12월 6134명에서 지난달 6861명으로 증가했다.

기존에 경북북부교도소엔 남성 수형자만 있었다. 작년 초 3교도소에 여성 수용동이 신설되며 여성 직원도 덩달아 늘어났다. 그러자 디저트 카페가 생기는 등 상권이 더욱 다채로워졌다. 경북북부교도소는 신규 임용자가 발령받는 사례가 많아 다른 교정시설에 비해 젊은 직원 비율이 높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은 중장년층에 비해 생활 소비가 많다. 김유진 교위(27)는 “저녁은 거의 식당에서 사 먹거나 배달을 이용한다”며 “주말엔 동기들과 청송군 내 다른 지역으로 놀러 가곤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직원 편의 향상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청송군은 작년 1월부터 오후 9시까지 진보터미널과 교도소 내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규철 청송군 기획평가팀장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진보면에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전체 물량의 절반을 교도소 직원에게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자 및 세 자녀와 청송으로 내려와 4년째 거주 중인 유섭광 교정관은 “지역 내 학교들이 장학금 제도를 잘 갖춰 아이 키우기에 비교적 좋은 환경”이라며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수준의 넓은 관사와 주거지 공급이 늘어나면 가족과 함께 정착하는 직원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도소에 납품하는 지역 기업도 수혜

청송군의 식품업체도 수혜를 보고 있다. 이들은 입찰을 통해 경북북부교도소에 쌀과 김치를 공급하며 수익을 낸다. 교도소는 또 청소, 수목 관리 등을 담당하는 공무직은 지역 거주자를 우선 채용하고 있다. 교도소 면회객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요인이다. 경북북부 1교도소에만 하루평균 30명의 면회객이 방문한다. 이들이 청송에서 식사나 숙박을 하며 쓰는 돈이 지역 상권에 유입되고 있다.

청송 주민이 처음부터 교도소에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지역 이미지를 해친다는 비판 여론 때문에 2010년 시설 명칭이 청송교도소에서 경북북부교도소로 바뀌었을 정도다. 그러나 인구가 갈수록 줄어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하자 교도소를 바라보는 주민의 시선이 달라졌다. 김성호 경북북부 제1교도소장은 “직원들이 십시일반 월급을 모아 지역 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도시도 ‘교도소 효과’를 누리고 있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에 2023년 10월 거창구치소가 생긴 이후 100명 넘는 직원과 가족이 군민으로 전입했다. 강원 영월군도 2011년 영월읍 영월교도소 개청 이후 150여 명의 직원 상주와 하루평균 20~30명의 면회객 방문으로 경제적 수혜를 보고 있다.

청송=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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