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줄 마른 한전, 전력망 하세월 … 요르단 발전소 지분매각 검토

최예빈 기자(yb12@mk.co.kr),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2026. 11. 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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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자산 매각의 최종 관문으로 뒀던 국무총리 사전 재가를 11개월 만에 전격 해제하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자산 처분 시계도 다시 돌기 시작했다. 유휴 부동산과 해외 자산 지분 등 처분이 가능한 매물을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각 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하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재정경제부 지침에 따라 2026~2030년 중장기 자구노력계획을 수립할 당시 자산 매각 항목이 통째로 빠지며 멈춰 섰던 한전의 자산 처분 작업이 반년 만에 재가동되는 것이다.

규정상 사전 재가를 거치면 매각이 가능했으나 최고위급 결재 부담과 강화된 내부 절차가 겹치며 한전의 자산 처분은 그동안 사실상 답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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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자산처분 재시동 … 송전망 재원 숨통
한전 하루 이자만 110억 달해
전력·송전망 투자 부담 가중
해외 발전사업 매각 검토 나서
서울 인재개발원 용지도 후보
코레일·LH 등 매각 속도 주목

정부가 공공자산 매각의 최종 관문으로 뒀던 국무총리 사전 재가를 11개월 만에 전격 해제하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자산 처분 시계도 다시 돌기 시작했다. 유휴 부동산과 해외 자산 지분 등 처분이 가능한 매물을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각 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하는 모양새다.

1일 국회와 발전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전은 최근 정부 지침에 따라 알짜 자산 매각 검토에 들어갔다. 올 상반기 재정경제부 지침에 따라 2026~2030년 중장기 자구노력계획을 수립할 당시 자산 매각 항목이 통째로 빠지며 멈춰 섰던 한전의 자산 처분 작업이 반년 만에 재가동되는 것이다.

한전은 과거 자구안에 포함됐던 해외 발전사업 지분 매각 카드도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요르단 가스복합화력발전과 필리핀 세부 석탄화력발전 등 주요 해외 사업 지분이 검토 대상이다. 한전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10월 중순께 정부에서 관련 공문을 받아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자산 매각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상황과 수익성을 살펴보고 정부와도 협의해야 하는 만큼 매각 시기나 방식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2023년 비상경영 자구책에 담겼던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인재개발원 용지(약 64만㎡)와 여의도 남서울본부 용지, 지사 사옥 통폐합 및 유휴 변전소 용지 등 부동산도 원론적 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간 멈춰 있던 자회사 한전KDN 지분 매각 건은 논의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국회와 전력노조가 "핵심 전력망 전산망을 민간에 넘기는 변종 민영화"라고 반발해 이사회가 보류했던 사안인 만큼 일단 매각 대상에서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공자산 헐값 매각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자산 처분에 국무총리 사전 재가를 의무화했다. 규정상 사전 재가를 거치면 매각이 가능했으나 최고위급 결재 부담과 강화된 내부 절차가 겹치며 한전의 자산 처분은 그동안 사실상 답보 상태였다. 하지만 정부가 11개월 만에 총리 재가 절차를 생략하기로 하면서 한전의 자구책 마련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전이 멈췄던 자산 매각에 다시 나서는 것은 자체 투자 여력이 바닥난 한계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전의 누적 총부채는 200조원을 돌파했고 부채비율은 400%를 웃돈다. 한 해에 치러야 하는 순이자비용이 4조원대에 달해 하루 평균 이자비용만 110억원 안팎이다.

물가 부담 탓에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제한적인 데다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6배까지 회사채를 찍을 수 있도록 허용한 한전채 발행 한도 특례마저 2027년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한전채 누적 잔액이 80조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특례가 일몰되면 법적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차환이나 추가 차입마저 가로막히게 된다.

반면 경기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국가 핵심 미래산업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변전망 확충에는 2036년까지 56조원 이상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전력망 건설 지연으로 일부 지역에서 발전설비 가동과 생산된 전력의 송전에 제약이 발생하는 가운데, 한전의 재원 확보 부담까지 겹친 상황이다.

한전이 국회 질의에 "설비투자 재원 구성 방안은 매년 말 편성되는 익년도 예산안을 바탕으로 전체 부족자금 규모를 확정한 후 수립이 가능하다"며 재원 조달의 결손을 토로한 배경이다.

한전뿐 아니라 재무 압박이 한계에 이른 다른 공공기관들의 자산 매각도 다시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용산정비창 개발 용지와 기업은행의 한국금융안전 지분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수차례 유찰을 겪었던 경기 성남 분당 오리사옥과 여의도 비축토지 등 대형 유휴 용지 매각 작업의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중단했던 캄보디아 캄코시티 관련 채권·지분 매각을 올해 이미 재개했다. 이 밖에 한국가스공사의 비핵심 해외 자원 개발 지분 정리 등 잠정 보류됐던 주요 공기업의 매각 대기 매물들도 다시 검토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총리 사전 결재 단계가 해제됐어도 입찰 체감률 제한과 재감정 의무화 등 헐값 매각 방지 장치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실제 매각 성사까지 난관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와 지방자치단체 용도변경 협의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공기업들이 강화된 규정을 충족하며 제값을 받고 현금화할 수 있을지가 향후 자구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최예빈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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