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연구기관-공군-공항공사, ‘항공기 충돌시료 처리’ 가이드라인 만든다
물티슈 채취 등 ‘땜빵식 처리 근절’ 목표

정부 연구기관과 공군, 양대 공항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가 잇따르는 항공기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채취부터 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을 표준화한 가이드라인을 연내 마련한다. 과학적인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항공 안전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취지다.
1일 브릿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공군,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버드스트라이크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항공기 충돌시료 표준화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해당 내용을 담은 ‘항공기 충돌시료 처리 안내서’ 발간도 추진 중에 있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관계기관 검토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내서를 수정•보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조류 충돌은 고속으로 비행하는 항공기 특성상 엔진 손상이나 동체 파손을 일으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사고다. 지난 2024년 12월 비상 착륙 과정에서 179명이 숨진 무안 여객기 참사의 발단 역시 조류 충돌이 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독수리와 충돌해 비상 착륙하는 등 관련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군과 양 공항공사는 항공기 충돌 사고 후 육안으로 종 구분이 어려운 혈흔, 깃털, 조직 등의 시료를 생물자원관에 보내 종 판별을 의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채취 과정에서 부주의로 시료가 오염•변질돼 분석 자체가 불가능해진 경우가 잇따라 발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생물자원관이 브릿지경제에 제공한 ‘충돌조류 분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분석을 진행한 1101건 중 81건이 ‘분석 불가’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현장 실무자들이 동체에 남은 혈흔 등을 일반 물티슈로 닦아내 채취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세균 등에 시료가 오염되면서 정밀한 유전자 분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현장의 토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 도입될 ‘항공기 충돌시료 처리 안내서’는 현장 채취부터 기록, 포장, 보관, 운송, 분석 의뢰, 결과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표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안내서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기 충돌시료 처리 안내서’와 ‘항공기 충돌시료 채취 가이드’로 나뉘어 보급된다. 구체적으로 수거 키트 구성품 권장 품목을 비롯해 △깃털•근육•혈흔 등 시료 유형별 채취 방법 △밀봉 및 보관 사례 △분석기관 운송 시 주의사항 △유전자 분석 및 결과 회신 절차 등이 상세히 담길 예정이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번 표준화 절차 도입을 통해 종 판별 성공률이 극대화되면 더욱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공항별 안전 대책이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