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해킹’ 바이낸스, 손실 90% 충당…북한 해킹 조직 추적 본격화
FBI, 북한 트레이더트레이터 지목…탈취 자산 동결·자금세탁 차단 공조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해킹 피해를 입은 바이낸스가 회사 자금과 비상기금을 투입해 탈취 자산의 90%를 충당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을 공식 지목하고 자금 추적에 나섰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손실을 전액 부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외부로 빠져나간 자산의 회수와 나머지 손실 보전이 과제로 남아 있다.
1일 외신과 가상자산업계 등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지를 통해 해킹 피해 자산의 90%를 충당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테더 등 주요 10개 가상자산의 준비금은 전액 확보한 상태다.
아직 충당하지 못한 나머지 10%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가상자산이다. 바이낸스는 거래소 내 매수와 장외거래(OTC)를 병행해 부족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손실 보전에는 이용자자산보호기금(SAFU)과 선물 보험기금, 사내 유보금이 동원됐다. 바이낸스는 SAFU의 규모가 1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도록 투입 자금을 다시 채워 넣고, 선물 보험기금 역시 규제상 필요한 잔액을 남긴 채 여유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낸스는 탈취 자산을 전부 회수하지 못하더라도 이용자에게 손실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규모 자체 자금 투입에 따른 재무 부담과 거래 승인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 개선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한국시간)를 기준으로 준비금 증명(PoR) 자료를 갱신했다. 보유 자산을 암호학적으로 검증하는 영지식 증명 연산에는 40~50시간이 걸려 이용자들은 오는 3일부터 주요 가상자산의 준비금 보유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킹 사고 직후 중단한 출금 서비스의 정상화 여부와 별개로 사고 원인 규명과 보안 시스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공격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생했다. 바이낸스는 개발·운영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되면서 거래 승인 절차가 우회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해커들은 약 20분 만에 여러 블록체인 지갑에서 63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발생 이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는 약 15억7000만달러, 서클은 약 8억달러 상당의 관련 자산을 동결했다. 바이낸스 역시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와 체이널리시스, 엘립틱 등과 협력해 탈취 자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FBI는 지난달 31일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해킹의 배후가 북한의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라고 밝혔다. 지난해 바이비트에서 약 15억달러를 탈취한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지목됐던 조직이다.
FBI 측은 “해커들이 자산을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탈중앙화금융(DeFi)과 즉시 교환 서비스를 활용해 추가 자금세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은 북한 해킹 조직과 연관된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공개하고 거래소와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해당 주소를 통한 자금 이동을 차단하도록 요청했다.
사건 발생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의 해킹 연루 가능성에 대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북한 소행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사실로 확인되면 북한과 해당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FBI가 북한 해킹 조직을 공식 지목한 직후 나온 것으로 미국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가 향후 대북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