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인데 마냥 웃을 수 없다···반도체 쏠림 등 숙제 ‘한가득’

손우성 기자 2026. 11. 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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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 9300억 달러
이번 달 전 세계 4번째 1조 달러 확실시
대미 무역수지 흑자 1000억 달러 돌파
트럼프 행정부 통상 보복 가능성 우려
여전한 반도체 쏠림도 풀어야 할 숙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저택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누적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9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달 미국·중국·독일에 이어 전 세계 4번째 연간 수출액 1조 달러 달성이 확실시된다. 다만 반도체 쏠림 현상이 여전하고 올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누적 1000억 달러를 넘기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1152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93.7%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월(1209억4000만 달러)에 이어 월 기준 역대 2위 기록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9300억 달러로 첫 9000억 달러 고지를 밟았다. 1995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31년 만에 이룬 성과다. 연간 수출 1조 달러까지 남은 금액은 700억 달러다. 산업부는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이번 달 안에 1조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10월 호실적을 견인한 품목은 역시 반도체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56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259.4% 증가했다. 지난 9월(603억 달러)에 이은 역대 2위 실적이다. 산업부는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 세계 빅테크 기업의 설비 투자가 계속되면서 높은 반도체 단가와 물량이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쏠림 현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10월 전체 수출액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49.0%였다. 8월 47.5%, 9월 49.9% 등 여전히 절반에 육박한 수치다. 업계에선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반도체 업체의 기술 추격이 거세고 무엇보다 중국산 D램 경쟁력이 갖춰지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위협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보복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보다 185.8% 증가한 249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AI 관련 품목 수요 폭증 영향으로 지난달 대미 무역수지는 176억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대미 무역수지는 1023억 달러 흑자다. 연간 기준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1000억 달러를 넘긴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2024년 556억 달러 흑자였다.

산업계에선 이 같은 흑자 확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고, 결국 상호관세 25% 적용을 예고했다. 정부는 3500억 달러의 대미투자를 약속하고 관세를 15%로 낮췄다.

지난달 대미투자 프로젝트 합의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압박하며 관세 인상을 시사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자동차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통상 정책이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가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빌미로 관세를 높이겠다든지, 투자를 더 하라든지, 반도체 공장을 지으라든지 다양하게 요구할 수 있다”며 “반도체 생산 능력 등 한국이 보유한 무기를 협상 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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