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들 규정 없어도 회의록 남기는데…기자 징계 자문위만 '밀실 회의'

장슬기 기자 2026. 11. 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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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언론환경개선자문위원회(언론자문위)가 회의록을 작성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법령상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는데 국회 내 다른 위원회들은 별도 규정이 없음에도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언론자문위는 국회를 취재하는 언론인 징계에 대해 논의하는 위원회로 연간 1000만원이 넘는 자문비를 세금으로 지급하면서도 회의록을 남기지 않아 '밀실 처분'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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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환경개선자문위, 회의록 미작성에 "법적 의무 없어" 해명
국회 내 다른 위원회, 별도 규정 없지만 회의록 작성·기관장 결재
조국혁신당 김준형 "국회사무처 공정성 스스로 의심 받게 만들어"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장슬기 기자

국회 언론환경개선자문위원회(언론자문위)가 회의록을 작성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법령상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는데 국회 내 다른 위원회들은 별도 규정이 없음에도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언론자문위는 국회를 취재하는 언론인 징계에 대해 논의하는 위원회로 연간 1000만원이 넘는 자문비를 세금으로 지급하면서도 회의록을 남기지 않아 '밀실 처분'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받은 국회 소관 자문위원회 운영 실태 자료를 보면, 국회미래연구원은 '회의록 작성 의무 규정이 없는데도 매 회의 시 회의록을 첨부한 결과보고를 서면 보고하고 연구원장 결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미래연구원은 국회 출연 연구기관이다.

▲ 국회미래연구원의 회의록 작성 현황. 자료=김준형 의원실

국회도서관 내 각종 위원회 역시 별도 규정이 없는데도 회의 내용을 속기하거나 회의 결과를 부서장 결재받아 기록물로 등록하고 있었다. 국회도서관 산하에는 발전자문위원회, 월간 국회도서관 편집실무위원회, 의회정보자문단, 외국법률자문단, 인공지능자문단, 국회도서관 자료선정위원회, 국회도서관 자료추천위원단, 금주의 서평 편집위원회, 국회부산도서관자문단, 국회부산도서관 자료선정위원회 등 10개의 위원회가 있는데 모두 규정이 없음에도 회의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었다.

국회 내부규정에 따라 회의록을 작성하는 곳들도 있었다. 국회기록원 혁신자문위원회는 회의록 요약본을 전자 형태로 작성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산하 위원회들 역시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있었다. 국회입법조사처 내 입법정책자문위원회·간행물심의위원회·정책연구용역심의위원회 등 3곳은 회의록을 작성했고, 조직관리위원회·직원연구모임심의위원회·위탁교육훈련심의위원회는 회의록을 갈음하는 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들 위원회는 국회기록물관리규칙 제7조(관리대상 기록물)와 국회기록물관리규정 제5조(회의록의 작성·관리) 등 국회 내부 규정에 따라 작성했다. 해당 규정에서는 소속기관이 개최하는 국회의 제도·운영 관련 회의, 소속기관의 주요 정책에 관한 심의·의견조정을 목적으로 설치·운영되는 각종 위원회 회의, 그밖에 회의록 작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주요 회의는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를 취재하는 언론인에 대한 불이익(징계 여부나 징계 수위 등) 조치를 논의하는 언론자문위는 마땅히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언론자문위 회의 발언은 징계 대상자(언론인)조차도 확인할 수 없다.

▲ 국회 언론환경개선자문위원회 3기 위원들이 받은 자문비용 현황. 자료=김준형 의원

김준형 의원이 국회사무처에서 확인한 내용을 보면 언론자문위는 3기(2024년 5월~2026년 6월) 약 2년동안 총 16회의 회의를 열었고, 16명의 자문위원에게 총 2560만 원을 지급했다. 언론인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고 해당 위원회의 결과가 징계에 영향을 끼치는데도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는 것이다.

관련해 징계 이력이 있는 정치부 A기자는 지난달 14일 미디어오늘에 “자문위원들에게 회의비를 지급하면서 회의록조차 남기지 않는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징계를 판단했는데 확인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고, 김준형 의원은 지난달 15일 미디어오늘에 “누가 어떤 근거로 징계를 결정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면 이는 심의가 아니라 밀실 처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지난달 19일 미디어오늘에 “언론자문위는 내규에 따른 조직이라 법령상 회의록을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진 않는다”며 “제재 안건 등 민감한 내용이 있는데 회의록을 작성하게 되면 아무래도 자유로운 발언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김준형 의원은 1일 미디어오늘에 “기록이 남으면 자유로운 발언이 어렵다는 해명은 거꾸로 된 논리”라며 “회의록은 공개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 처분의 근거를 남기려고 쓰는 것이고 민감한 내용이면 비공개로 보관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도서관, 입법조사처, 미래연구원은 명시적 규정이 없어도 회의록을 남기고 있다”며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국회사무처의 공정성을 스스로 의심받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보도 이후인 1일 오후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언론자문위는 속기록 형태의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고 있으나 '참석자' '장소 및 일시', '안건', '주요논의내용' 등이 포함된 회의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자문위 회의에 대한 근거를 남기고 있다”고 했다. 회의록 미작성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 별도 입장이나 작성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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