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명청 대전'... '미니 전대' 된 與 여성위원장 선거 [노변정담]

박준석 2026. 11. 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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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다정하고 친근하게 한국 정치 이면의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초선 김 의원은 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인데요.

1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가 때아닌 계파 대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문 의원은 지난 9월 김 대표를 찾아가 "여성위원장 선거가 전당대회 2라운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조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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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계파 갈등 우려해 조율
김남희 출마로 문정복 맞대결
친명·친청 지지층 투표 독려전
의원·지도부는 계파 대결 거리
조직력 문정복 vs 정책 김남희
편집자주
주말 아침, 다정하고 친근하게 한국 정치 이면의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갈등과 분노가 아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왼쪽) 의원과 문정복 의원. 뉴스1

"친문(문재인)과 친이(이재명)의 대결이면 친이가 이겨야지."

지난 28일 구독자 78만여 명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를 운영하는 이동형 작가가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꺼낸 말입니다. 초선 김 의원은 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상태인데요. 재선 문정복 의원과의 경선을 앞두고 이 작가가 친명계로 꼽히는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겁니다. 문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선임행정관을 지냈고,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맡은 친청계 인사입니다.


계파 갈등 피하려던 김민석… 결국 경선으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월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최불암의 빈소에 조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1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가 때아닌 계파 대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년 임기의 여성위원장은 당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당원 조직인 전국여성위원회의 수장입니다. 2028년 총선 후보자 공천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다 보니 청년, 노인 등 다른 부문의 위원장 선거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두 후보가 각각 친명·친청계로 분류되면서 8·17 전당대회의 연장전이라는 해석까지 나오는데요. 정작 의원들은 조용한데,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벌써부터 '명청 대리전'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사실 김민석 대표는 일찌감치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친명계에서는 전대 당시 김 대표를 도운 초선 전진숙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문 의원은 지난 9월 김 대표를 찾아가 "여성위원장 선거가 전당대회 2라운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조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공감한 김 대표는 전 의원을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방식으로 불출마를 설득했다고 합니다.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가 당내 통합을 위해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통정리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김 의원이 뒤늦게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이 성사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친청계 일각에선 김 대표가 김 의원의 출마를 권유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문 의원은 25일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당대표도 당황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친청계 최민희 최고위원도 30일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서 "의원들이 출마하겠다는 걸 대표도 막을 수 없다"고 김 대표의 출마 권유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지지층은 '미니 전대'… 의원들은 거리 두기

10월 28일 정청래(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문정복 의원. 유튜브 캡처

김 대표 우려대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번 선거를 '미니' 전당대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친명 성향 당원들이 모이는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이합갤)와 정 전 대표 지지 성향이 강한 딴지일보에는 각각 김 의원과 문 의원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계파 구도가 엿보입니다. 김 의원은 이동형TV 등 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보는 유튜브에 잇달아 출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문 의원은 지난 28일 정 전 대표가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당시 선거가 직접 언급되진 않았지만, 정 전 대표가 지원 사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선거운동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습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다수 선거인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간담회가 선거운동 규정을 위반했다는 김 의원 측 신고를 심의한 뒤 문 의원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는 계파 대결 양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친명계 초선 의원은 "계파 관계없이 소신껏 투표할 생각"이라며 "다른 여성 의원들도 후보 특성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지난 8·17 전대 당시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민석·정청래 후보를 중심으로 계파별 지원 움직임이 나타났던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지도부 또한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모양새입니다. 지도부 소속 의원은 "김 대표가 문 의원의 단독 출마로 조정을 하려고 하면서 계파 대결 성격이 많이 희석됐다"며 "의원들 개개인의 선호 문제로 봐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문정복 조직력 vs 김남희 정책

김남희(왼쪽)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 공동단장이 9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 수사 피해자, 지원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선거 결과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문 의원은 당내 여성 정치조직인 '전국여성비전포럼(전 여민포럼)'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탄탄한 조직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여성 초선 의원은 "문 의원은 선거운동원부터 평당원, 기초의원까지 30년 넘게 당 생활을 해왔다"며 "강성 당원 중심의 조직력이 탄탄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김 의원은 22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회와 성평등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보건복지·성평등 분야 국정과제 수립에 참여하는 등 '여성 정책통' 이력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형사소송법 개정 당시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론이 힘을 얻는 상황에서도 여성·청소년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하며 공개적으로 이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한 여성 중진 의원은 "여성 당원 사이에서 김 의원 인지도가 높다"고 귀띔했습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2030 여성에게 실망을 준 부분이 있다"며 "여성위원장이 젊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성위원장 선거는 1~3일 여성 권리당원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온라인·전화자동응답(ARS) 투표를 통해 진행될 예정입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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