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시대 승부처는 에너지…새만금, 첨단산업 혁신 플랫폼으로

고광본 선임기자 2026. 10. 3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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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자율주행차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하려면 에너지 생산과 저장, 공급 체계의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시대에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력망, 저장장치,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뿐 아니라 인재 양성과 국제 협력까지 유기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 실장은 "새만금은 약 1억2000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부지와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 항만·공항·철도 확충 계획, 유연한 토지 이용 조정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2027년 AI 데이터센터 착공을 시작으로 태양광과 수전해, 로봇 제조 등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2029년 말까지 주요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영우 새만금개발청 차장은 "새만금이 재생에너지와 첨단 산업을 결합할 수 있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며 "현대차그룹의 AI·로봇·수소·재생에너지 분야 투자가 새만금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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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미래에너지솔루션) 2026 국제포럼’
현대차그룹, 3년 내 8조9000억 새만금 투자
데이터센터·수소·로봇 융합 피지컬AI 생태계
송전망 확충과 에너지 효율화 과제 해결해야
반도체 기술 접목 차세대 태양광 기술도 관심
직류 전력망·디지털 배터리·HPC 등도 주목
변환경제 선도·국제 기술 협력 확대도 필수
“새만금, AI·에너지 혁신 전진기지로 키워야”
‘FES(미래에너지솔루션) 2026 국제포럼’의 주요 참석자들이 대한민국과 새만금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자율주행차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하려면 에너지 생산과 저장, 공급 체계의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시대에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전력망, 저장장치,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뿐 아니라 인재 양성과 국제 협력까지 유기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전북연구원·전북대학교·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전북테크노파크가 공동 주관해 29일 전북대에서 연 ‘FES(미래에너지솔루션) 2026 국제포럼’에서는 AI 발전을 뒷받침할 에너지 공급 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새만금의 산업적 잠재력을 구체적인 투자와 기술 협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도 이어졌다. ‘새만금 AI 얼라이언스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전문가와 산·학·연·정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FES(미래에너지솔루션) 2026 국제포럼’의 패널 토론 참석자들이 청중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현대차그룹, 새만금에 약 9조 투자…피지컬 AI 생태계 구상

문성협 현대차그룹 실장은 새만금을 에너지와 로봇, AI, 자동차 기술이 결합하는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의 실증·생산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구상을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월 새만금개발투자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약 8조9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은 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약 1조 원 규모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시설, 약 5조8000억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4000억 원 규모의 로봇 제조공장, 4000억 원 규모의 수소 AI 시티 등 다섯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AI 데이터센터는 약 165㎿ 규모로, GPU 약 5만 장을 갖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데이터센터는 로봇 학습과 자율주행·자율 모빌리티 기술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는다. 문 실장은 “로봇 제조공장은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능을 개선한 로봇을 생산하고, 도시와 산업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는 다시 AI 학습에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태양광과 그린수소가 핵심 축이다. 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은 수전해 시설을 통한 수소 생산에 활용하고, 나머지는 데이터센터와 로봇 공장 등 산업시설에 공급하는 구상이다. 약 200㎿ 규모의 수전해 시설은 연간 약 3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해 수소차와 버스, 트램, 열차, 선박, 도시 에너지 인프라에 쓰게 된다.

문성협 현대차 실장이 회사의 새만금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로봇 분야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약 5000개 협력사 중 700여 곳이 로봇 부품 사업으로 전환할 의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 실장은 “새만금은 약 1억2000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부지와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 항만·공항·철도 확충 계획, 유연한 토지 이용 조정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2027년 AI 데이터센터 착공을 시작으로 태양광과 수전해, 로봇 제조 등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2029년 말까지 주요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에너지…반도체 기술로 태양광 혁신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AI 시대 첨단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태양광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데이터센터와 로봇, 드론 등 피지컬 AI 응용 분야가 확대될수록 전력 수요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박막 증착 등 첨단 공정 기술을 태양광에 접목하면 기존 태양전지의 효율과 생산성, 적용 범위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자층 성장(ALG) 등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활용해 소재를 원자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기판에 적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낮은 온도에서도 고효율 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300도 이하의 저온 공정으로 구현할 수 있는 III-V족 화합물 기반 차세대 태양광 소재와 공정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태양광 기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황 회장은 미래 태양광 기술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지속 가능성과 대규모 확장성,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 신뢰성을 제시했다. 건물과 차량, 로봇, 드론 등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는 “배터리만으로 장시간 운용하기 어려운 드론과 로봇 등은 에너지를 저장해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민·관·군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2030년 에너지 시장 규모가 반도체 시장의 4배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며 “에너지 시장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게 될 차세대 태양광 기술을 고도화해 에너지 분야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 경쟁력은 반도체·전력 확보에 달려

김정호 KAIST 석좌교수는 AI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반도체와 에너지를 꼽았다. AI 에이전트가 24시간 작동하며 연구와 업무, 금융거래와 상거래까지 수행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막대한 반도체와 전력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급증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정호 KAIST 석좌교수가 AI 에이전트 활용과 에너지 확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김 교수는 연구실 학생들이 개인별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연구 주제 선정부터 논문 작성, 기차표·병원 예약, 주식 투자까지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는 집에 AI 에이전트를 몇 개 갖고 있느냐에 따라 능력과 활동 반경, 연봉이 결정될 것”이라며 분야별 AI 에이전트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어 “다만 AI 에이전트의 확산에는 비용이라는 장벽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AI 사용 비용인 ‘토큰 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병목으로 메모리와 전력, 자본, 인적 수용 역량을 꼽았다. 앞으로 최소 3~5년간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전력 공급과 냉각 기술이 산업 성장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GPU뿐 아니라 냉각에도 상당한 전력을 사용한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전력 인프라와 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전북이 AI 산업을 유치하려면 저렴한 부지 제공뿐 아니라 대규모 전력과 물, 데이터센터 인프라, 우수한 주거·교육 환경을 갖춰야 한다”며 “새만금의 이름도 AI 밸리로 바꾸고, 대학과 교통 거점에도 AI 중심의 정체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만금 발전, 국가 전략과 연계한 구체적 실행계획 필요

윤제용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새만금과 전북이 미래 산업의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한국형 녹색전환(K-GX)과 국가 메가 프로젝트, 5극 3특 등 국가 발전전략에 지역 발전계획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차원의 정책 방향에 맞춰 지역의 강점을 살린 사업을 발굴하고, 정부 지원과 투자 유치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윤제용 서울대 교수가 새만금 발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그는 전북이 AI·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국가 전략산업에 참여하려면 사업별 투자 계획과 전력·용수 공급, 인프라 구축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정권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역 차원의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새만금의 경쟁력은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이를 국가 미래산업과 지역 혁신 역량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탄소 전원 확보와 함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망 안정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수소경제의 현실적인 과제도 짚었다. 윤 교수는 “경제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생산·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시대,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관건

이한민 한국기계연구원 산업기계DX연구실장은 피지컬 AI를 산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려면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경험하며 축적하는 고품질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AI 적용 사례로는 휴머노이드와 물류 로봇, 자율주행차, 방위 로봇, 정밀 농업, 건설기계 자율화 등을 들 수 있다. 기계연구원도 휴머노이드와 자율 현장 로봇, 의료 로봇,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한민 한국기계연구원 실장이 피지컬 AI 발전을 위한 데이터 활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사람의 작업 시연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은 정확도가 높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유튜브 등 영상에서 동작 데이터를 추출하면 데이터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사람의 움직임을 로봇의 동작으로 변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합성 데이터 역시 실제 환경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실장은 “여러 방식의 데이터를 결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작업 도중 오류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복구하거나 사람의 개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장시간 운용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전력 수요 급증…전력망 혁신과 에너지 효율 시급

리앙 민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짧은 시간에도 크게 변동할 수 있어 전력망 안정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성능 향상뿐 아니라 냉각과 데이터센터 운영 전반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송전망의 활용도를 높이고, 소형모듈원전(SMR)과 지열 등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을 확충해야 한다”며 “아울러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신규 전력 인프라 구축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 관련 투자 부담이 사회 전체로 전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만금 역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효율적인 전력망 운영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앙 민 스탠펀드대 교수가 반도체 냉각 기술과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스탠퍼드대 비츠앤와츠(Bits & Watts) 이니셔티브를 이끄는 리앙 민 교수는 미국의 에너지 전환 사례를 소개하며 전력망 현대화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스탠퍼드대는 2022년 3월부터 캠퍼스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며 “약 1000개 건물에 지역 냉난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냉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온수 공급에 재활용하는 한편, 배터리·전기차·냉장고·히트펌프 등 각종 기기를 디지털로 연결해 전력 수요를 조절하는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장철 LS일렉트릭 전략연구소 전략CTO는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서 직류(DC) 전력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대규모 전력망은 교류(AC)를 중심으로 구축됐지만, 태양광 등 분산형 전원이 늘고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등 전력 소비 구조가 달라지면서 직류 기반 전력 시스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장철 LS일렉트릭 CTO가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서 직류(DC) 전력망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직류 전력망은 고압직류송전(HVDC), 중압직류(MVDC), 저압직류(LVDC) 등으로 구분된다. 직류 시스템을 활용하면 교류와 직류를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발전원과 데이터센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GPU 등 전자장비를 구동하는 데 직류 전력을 활용할 수 있어 전력 변환 단계를 줄이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서 CTO는 “LS일렉트릭은 직류 기반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등을 활용한 기술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터리도 디지털화…폐배터리 활용과 차세대 소재 연구

쉬 송 중국 칭화대 교수는 ‘디지털 에너지 처리와 재구성 배터리’를 주제로 기존 배터리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제어 기술을 소개했다.

쉬 송 중국 칭화대 교수가 기존 배터리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제어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기존 배터리는 여러 개의 셀을 일정한 방식으로 연결해 운용한다. 그러나 셀마다 성능과 상태가 달라지면 전체 배터리 시스템의 효율과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 쉬 송 교수는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각 셀의 연결과 작동 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해 배터리의 에너지 흐름을 디지털 네트워크처럼 관리하는 기술을 설명했다.

이 기술은 배터리 셀의 상태에 따라 충·방전과 전력 공급을 세밀하게 제어해 안전성과 수명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발표에서는 디지털 제어로 배터리 수명을 개선하고, 폐전기차 배터리를 재포장하지 않고 활용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 시스템 구축 사례도 소개됐다. AI 모델과 지식 그래프를 결합해 배터리 상태를 분석하고 이상 원인을 진단하는 기술도 함께 제시했다.

마수다 타쿠야 일본 국립물질재료연구소(NIMS) 에너지·환경재료연구센터장은 차세대 에너지 소재 연구 현황을 소개했다. NIMS는 태양전지와 전고체 배터리, 수소 생산·액화 기술, 초전도 소재 등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마수다 타쿠야 일본 국립물질재료연구소(NIMS) 에너지·환경재료연구센터장이 차세대 에너지소재 연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마수다 센터장은 특히 배터리 소재 개발에 AI와 계산과학, 로봇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소재를 찾고 성능을 최적화하는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체전해질과 전극 소재의 특성을 분석하고 전해질 조성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실험 시스템을 활용하면 연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소 분야에서는 자기냉각 기술을 활용한 액화수소 생산과 초전도 자석, 수소 생산 촉매 연구 등을 소개했다.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은 발전 설비뿐 아니라 배터리와 수소, 태양광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 기술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고성능 컴퓨팅, 차세대 컴퓨팅 인프라로 연구 뒷받침

브라이언 반 에센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박사는 AI와 과학기술의 발전이 에너지 연구를 가속화하고, 에너지 연구의 성과가 다시 미래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에센 박사는 연구소가 운영하는 슈퍼컴퓨터 ‘엘 카피탄(El Capitan)’을 사례로 들었다. 이 시스템은 CPU와 GPU,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통합한 맞춤형 가속처리장치(APU)를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최대 성능은 2.88엑사플롭스에 이른다. 고성능 컴퓨팅(HPC)은 핵융합 연구와 지진 시뮬레이션, 생명과학, 첨단 소재 개발 등 다양한 과학 분야를 뒷받침한다.

브라이언 반 에센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박사가 고성능 컴퓨팅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그는 AI가 기존 모델링·시뮬레이션 기술과 결합하면서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에센 박사는 “실제 물리 현상을 컴퓨터상에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과 대체 모델을 활용하면 복잡한 실험과 계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2022년 미국 국립점화시설(NIF)의 핵융합 점화 실험에서 순에너지 이득을 달성하는 데에도 고성능 컴퓨팅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변환경제’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하는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석좌교수는 디지털 기술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순환경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소개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하며, 기술 혁신을 환경·사회적 가치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기술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자원 부족 등에 대응하려면 환경 보호와 산업 경쟁력을 별개로 볼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석좌교수가 변환경제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조 교수는 변환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순히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재사용하는 순환경제만으로는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버려지는 자원과 부산물, 산업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기술을 새로운 에너지·소재·서비스로 전환해 경제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산업 전반에 접목하고, 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과 시장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정부가 협력해 기술을 사업화하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성을 규제나 비용으로만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하는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 지역 혁신의 기반으로

‘FES 2026 국제포럼’ 조직위원장인 이해원 전북연구원 석좌연구위원(한양대 명예교수)은 과학기술혁신(STI) 외교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주제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경쟁력이 한 국가나 지역의 독자적인 연구 역량만으로 결정되는 시대는 지났으며, 인재와 연구기관, 기업이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네트워크가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이해원 전북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이 전라북도의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이 연구위원은 유럽연합(EU)의 에라스무스 플러스(Erasmus+)와 한국·일본·중국이 참여하는 캠퍼스 아시아(Campus Asia) 등을 인재 교류 사례로 들었다. 국가 간 학생과 연구자의 이동, 공동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인 신뢰와 협력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연구기관·대학·산업계가 참여하는 과학기술 협력 네트워크 구축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전북이 자체적인 연구 의제와 협력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이 주도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중앙정부와 국제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해야 지속 가능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RE100 에너지 얼라이언스 출범과 ‘FES 2025’ 행사를 소개하며 내년에는 새만금 RE100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통해 전북과 새만금의 산업 변화를 가시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만금, 에너지 전환과 첨단 산업 융합의 실증 무대로

고정삼 전북특별자치도 경제부지사는 에너지 전환이 산업과 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진단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가진 전북이 새로운 산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부지사는 “30여 년 전에는 미래기술로만 여겨졌던 전기차를 활용한 에너지 저장, 무선 전력 전송, 핵융합 등의 첨단 기술이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에너지 혁신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고정삼 전라북도 경제부지사가 전북의 에너지 대전환과 새만금의 첨단 산업 융합 실증 무대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남영우 새만금개발청 차장은 “새만금이 재생에너지와 첨단 산업을 결합할 수 있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며 “현대차그룹의 AI·로봇·수소·재생에너지 분야 투자가 새만금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FES 2026 국제포럼’의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북도청

이존화 전북대 연구부총장은 “전북대가 AI와 에너지 융합기술, 차세대 전력망 연구를 강화하고 미래 에너지 산업을 이끌 전문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국내외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의 공동 연구를 확대해 연구 성과가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국 전북연구원 부원장은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가 기업 경쟁력과 일자리, 지역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새만금을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의 선도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FES 2026 국제포럼’의 포스터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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