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핼러윈 당일 이태원 2만8000명 ‘붐빔’…축제 속 경찰 ‘인파 관리’ 분주

김은송 기자 2026. 10. 3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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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축제가 열린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은송 기자

“멈추지 말고 천천히 이동해주세요!”

핼러윈 축제 당일인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통행을 안내하는 경찰관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골목 중앙에는 빨간색 분리 펜스가 설치됐고, 시민들은 펜스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나뉘어 움직였다. 분장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자 잠시 멈추는 이들도 있었지만 통행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핼러윈 당일과 토요일이 겹친 이날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오후 9시 기준 이태원 관광특구에는 2만6000∼2만8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혼잡도는 ‘붐빔’ 수준이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도로를 보행 공간으로 개방했다. 골목 곳곳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해 인파를 관리했다.

핼러윈 축제가 열린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은송 기자
핼러윈 축제가 열린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경찰특공대 장갑차가 주차되어 있다. 김은송 기자

오후 7시30분쯤 이태원 인근 지하철역인 녹사평역 출구에서는 형광 조끼를 입은 안내요원들이 이태원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안내했다. 이태원역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구급차와 경찰 기동대 차량 등이 줄지어 서 있었다. 경찰특공대 장갑차 앞에서 신기한 듯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대로에서 한 블록 안쪽에 있는 세계음식문화거리에는 인파가 몰렸고, 오후 8시30분을 넘기며 분장한 시민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태원을 찾은 시민들은 인파 밀집을 걱정하면서도 경찰 등의 현장 안전 관리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모씨(22)는 “어제도 영상을 보니 사람이 많아 보여서 걱정했는데, 이번엔 경찰들이 많이 서 있어서 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마법사 분장 옷을 입은 아이와 함께 온 30대 박모씨는 “인파가 많아도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 같고 아이도 재미있어한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함께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30대 박모씨는 “참사 전날에 이태원에 와서 (참사) 당일에 되게 놀랐던 기억이 있다”며 “오늘은 질서가 잘 유지되고 있어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인파가 몰리면 위험할 수 있는 골목으로는 들어가지 말자며 큰길을 따라 구경했다. 참사 발생 현장인 해밀톤호텔 옆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멈춰서, 벽에 붙은 추모 문구를 읽거나 직접 포스트잇에 글을 적는 이들도 있었다.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서는 시민단체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 등 주최로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핼러윈 액션: 불빛과 소음이 되어 함께 일렁일 때’가 열리고 있다. 김은송 기자

오후 9시 녹사평역 광장에서는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시민단체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 등이 공동 주최한 ‘참사 4주기 핼러윈 액션: 불빛과 소음이 되어 함께 일렁일 때’라는 문화제가 열렸다. 참사를 둘러싼 일각의 혐오와 낙인에 맞서 음악과 춤으로 희생자들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행사가 시작되자 둥글게 모인 시민들은 훌라댄스 공연 등을 지켜보며 함께 즐겼다. 주최 측은 문화제에 이어 오후 10시부터 타악 앙상블 ‘호레이’의 연주와 함께 이태원퀴논길 일대를 행진했다.

용산교육복지센터에 설치된 관계기관 합동 현장상황실에서는 구청·경찰·소방 관계자들이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며 밀집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 용산구 부구청장 지휘 아래 관계기관은 골목별 실시간 통행 상황과 안전요원 배치 현황 등을 공유하며 대응했다. 용산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현장 안전관리에 경찰 111명, 소방 60명, 구청 284명, 서울교통공사 70명 등 총 525명이 투입됐다.

김은송 기자 s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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